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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따라 수원여행, ‘퉁소바위’
2017-06-10 17:17:36최종 업데이트 : 2017-06-10 17:17:36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수원지역에는 수십만 년 전인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다. 수원지역 곳곳에서 발견된 선사시대 유적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팔달산 지석묘군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청동기시대 유적이 발견되어 집단을 형성해 살았음을 알 수 있다. 고구려가 수원지역을 지배하면서 매홀(買忽)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는데 물골이란 뜻이다. 

통일신라시대인 757년에 수성군이 되었다가 고려시대에는 수주(水州)라 하였고 1271년 수원도호부가 되면서 수원이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하게 되었으니 수원(水原)이란 이름의 역사도 746년이나 된 셈이다. 역사가 오래되면 전설도 많은 법이다. 창성사, 서봉사를 비롯해 89암자를 거느렸던 광교산 골짜기마다, 팔달산, 숙지산, 여기산, 칠보산 등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도 많다. 

퉁소바위공원의 할애비 퉁소바위와 앞에 보이는 산에 할미 퉁소바위
퉁소바위공원의 할애비 퉁소바위와 앞에 보이는 산에 할미 퉁소바위

수원화성 동북공심돈 건너편에 있는 조그만 산이 퉁소바위공원 이다. 공원 이름만 들어봐도 뭔가가 있을 것 같지 않은가. 이 산 북쪽에는 큼지막한 바위가 솟아 북쪽을 바라보고 있다. 이 바위 정면인 수원북중학교 뒤쪽에 높지 않은 산이 있는데 이 산 동남쪽에 바위가 솟아있어 건너편의 바위를 바라보고 있다. 어느 부부의 애절한 사연이 깃들어 있다. 퉁소바위 전설을 따라가 보자.

옛날 옛적에 금슬이 좋았지만 오래도록 자식이 없는 부부가 이 바위 근처에 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자식을 얻기 위해 정성을 다해 백일기도를 드리기로 했다. 백일 간 서로 떨어져서 치성을 드리기에 앞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한쪽에서 퉁소를 불면 다른 쪽에서 퉁소를 불어 답하기로 약속을 하고 치성을 드리기 시작했다.

퉁소바위공원에서 바라본 수원화성, 정면에 동북공심돈이 보인다
퉁소바위공원에서 바라본 수원화성, 정면에 동북공심돈이 보인다

부부는 약속대로 하루에도 몇 번씩 퉁소를 불어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며 백일기도에 정성을 다했다. 백일이 거의 다 되어가던 어느 날부터 남편의 퉁소소리에도 아내의 퉁소소리가 들리지 않기 시작했다. 남편은 계속 퉁소를 불었지만 아내의 퉁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이제 와서 백일기도를 멈출 수도 없고, 아마 별일 아니겠지 하면서 백일기도를 마친 후 아내가 있는 바위로 달려갔다.

아내는 백일기도를 드리다가 기력이 다해 병이 들어 퉁소를 불 기력이 없어 신음하다가 남편을 보자 힘없이 웃음을 짓고는 숨을 거두었다.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슬픔에 시름시름 앓다가 아내를 따라 가고 말았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이곳 사람들은 연무동 쪽에 있는 바위를 할애비 퉁소바위, 조원동 쪽에 있는 바위를 할미 퉁소바위라고 불렀다. 오늘날 바람이 세차게 불 때면 퉁소바위에서 퉁소소리가 들린다는 전설. 바람이 부는 날 퉁소바위공원에서 퉁소소리를 들어보자.

수원화성 동북공심돈 옆에서 바라본 퉁소바위공원
수원화성 동북공심돈 옆에서 바라본 퉁소바위공원

퉁소바위공원에 올라가면 팔각정이 있고 팔각정 옆에 할애비 퉁소바위가 있다. 뻥 뚫린 시야 안으로 북중학교가 들어오고 학교 뒤 작은 산 동남쪽으로 할미 퉁소바위가 보인다. 오랜 세월을 마주보고 있었는데 학교가 시야를 가려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연무동에서는 퉁소바위 전설을 기려 연무동을 사랑이 가득하고 나눔과 소통이 있는 마을로 만들고자 매년 퉁소바위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연무동에서 오랫동안 거주한 금슬 좋은 부부를 퉁소부부로 선정하여 전통혼례를 진행하며 퉁소부부의 상징으로 공원에 부부 솟대 한 쌍을 매년 세우고 있다. 전설은 전설로 끝나지 않고 현대적 스토리텔링이란 옷을 입고 새로운 역사적, 문화적 콘텐츠로 재탄생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퉁소바위공원에 있는 부부 솟대
퉁소바위공원에 있는 부부 솟대

퉁소바위공원에서 수원화성을 바라보면 바로 길 건너편에 동북공심돈이 보인다. 수원화성이 축성될 당시에는 산이 서로 이어져 있었을 것이다.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최초로 전시되었던 화성전도 6폭 병풍을 보면 동북공심돈 주변이 산으로 이어진 것처럼 그렸다. 

수원화성을 축성할 당시 동북공심돈에서 봤을 때 퉁소바위공원은 현재 팔달산 남쪽의 용도와 같았을 것이다.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점이라 용도를 구상했거나 돈대(墩臺)를 쌓았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화성성역의궤 기록에는 용연, 문암, 쑥고개, 거북산, 숙지산, 고양 등의 6돈(墩)이 있다고 했는데 이 중 하나일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동북공심돈, 동북노대에서 퉁소바위공원이 잘 보인다. 전설을 따라 길 건너 퉁소바위에 올라 수원화성을 바라보면 수원화성 전체가 시야에 들어온다. 퉁소소리를 들으며 팔각정에 올라 바로 눈앞에 있는 할애비 퉁소바위와 건너편 할미 퉁소바위를 바라보자. 퉁소 가락 한 곡조 연주하면 얼마나 운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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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여행, 퉁소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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