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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지상련' 만석거에 핀 연꽃 보러가요
2017-07-12 17:07:07최종 업데이트 : 2017-07-12 17:07:07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말(馬) 머리의 향기로운 바람 멀리서 불어오니 고운 이 꽃들 어느새 피어나 있네. 필 때를 먼저 재촉해주길 서로 바라는 듯 하나 봉오리 덜 벌어졌을 때가 더욱 아름답다네. 세상 밖의 부처가 청정 세계를 열고 달의 옥녀가 방연(芳緣)을 맺었구나. 평생 실컷 마시고 잊기 어려운 곳, 석양의 밝은 노을이 앞 난간을 붉게 물들였네.
형세 빼어난 이름난 정자 몇 해 동안 전해지고 만 줄기가 고운 연꽃 되어 있구나. 옥정(玉井)과 전당(錢塘) 나는 모르지만 이곳의 푸른 물결 붉은 비단 아름답다 할 만 하네. 다른 날 바라본 새벽달을 생각하니 이곳의 맑은 바람은 인연이 배가 되었구나. 매미소리는 물가의 즐거움도 모르고 해지기 전에 말 타고 돌아가길 재촉하는 것 같구나.' 

만석거 수원8경, 북지상련
만석거 수원8경, 북지상련

박윤묵(朴允默, 1771-1849)의 '영화정상련(迎華亭賞蓮)'이란 7언 율시 이다. 박윤묵은 1832년에 수원화성을 중수하는 감동이 되어 수원과 깊은 인연이 있는 사람이다. 영화정상련이란 영화정에서 연꽃을 감상한다는 뜻인데 만석거가 축조되고 영화정이 세워진 후 영화정에서 만석거에 핀 연꽃을 감상하는 경관이 대단히 운치 있었던 것 같다. 

영화정에서 맑고 깨끗한 물을 내려다보고 기름진 들판을 바라볼 수 있으니 이 정자에 올라가 바라보는 경치는 기남을 뒤흔들 만하다는 화성성역의궤의 기록을 보더라도 만석거가 축조되고 국영농장인 대유평이 경영될 당시에는 수원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 중 한곳이었던 것 같다. 
전국이 가뭄의 피해를 입었지만 만석거 덕분에 대유평에서 해마다 풍년이 들어 수원 백성들의 식량이 풍족해졌고 수원화성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농업혁명을 성공시킨 정조대왕은 둔전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백성들의 식량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만석거 수원8경, 북지상련
만석거 수원8경, 북지상련

수원화성 축성 후 정조대왕과 신료들이 화성 춘8경 추8경을 정했는데 만석거 주변 경관이 3곳이나 포함되어 있다. 이것만 보더라도 정조대왕 당시 만석거는 대단히 중요한 공간이었다. 춘8경으로 대유평에서 농사하는 노래인 대유농가(大有農歌), 만석거 연꽃 물가에 채색 배를 띄운 풍경인 하정범일(荷汀泛鷁), 추8경으로 만석거에 벼가 누렇게 익어갈 때의 풍경인 석거황운(石渠黃雲) 이다. 

봄에 대유평에 모내기를 하면서 농요를 부른 모습을 상상할 수 있으며 가을에 풍년이 들어 황금벌판으로 변한 대유평 주변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세상의 어느 경관이 풍년이 든 들녘의 곡식을 바라보는 것보다 아름다울까. 바라만 보아도 배가 불렀을 것 같다. 만석거에 배를 띄우고 연꽃을 감상하는 운치가 얼마나 여유로운가. 

만석거 수원8경, 북지상련
만석거 수원8경, 북지상련

화성 춘8경 중 하정범일이 이후에 수원 8경인 북지상련(北池賞蓮)으로 변한 것이다. 만석거는 수원화성의 북쪽에 있다고 해서 북지(北池)로 불리기도 했는데 만석거에 핀 아름다운 연꽃을 북지상련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요즘 만석거에 가면 수원8경인 북지상련을 볼 수 있다. 

만석거 동쪽에는 나무 데크가 물 속으로 놓여 있는데 그 길을 따라 들어가면 좌우로 연꽃이 가득 들어차있다. 곧 피어날 붉은 봉오리, 활짝 핀 연꽃, 이미 피었다 진 후 스탠드 마이크처럼 서있는 연과 주변 갈대숲에서 새들이 합창을 하며 반기고 있다. 

만석거 수원8경, 북지상련
만석거 수원8경, 북지상련

만석거를 감싸안 듯 만석거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다. 가운데는 작은 섬이 있고 둘레길은 벚나무가 그늘을 제공해 걷기도 좋은 길이다. 사철 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처인 만석거, 봄에는 벚꽃이, 여름에는 연꽃이, 가을에는 단풍이, 겨울에는 눈길이 아름다운 공원이다.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현장인 만석거는 수원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만석거 둘레길을 천천히 한 바퀴 산책하고 연꽃을 감상하면서 데크길을 걸어보고 영화정에 앉아 만석거에 핀 연꽃을 감상하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무더운 여름철에 만석거에서 북지상련 절경을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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