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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가 잠시 멈추면 만나는 마음의 쉼표
건물 앞에 공공미술 작품을 보면서
2024-07-25 11:33:36최종 업데이트 : 2024-07-25 11:33:28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빌딩 앞 조각상. 네 명이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조각상 앞에는 관객이 앉을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다. 여기에 앉으니 현악기와 금관이 만들어내는 음률이 들리는 듯하다.

빌딩 앞 조각상. 네 명이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조각상 앞에는 관객이 앉을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다. 여기에 앉으니 현악기와 금관이 만들어내는 음률이 들리는 듯하다.


  경수산업도로에서 수원시청을 거쳐 경기아트센터까지 걸었다. 날씨까지 더워 쉽지 않다. 그래도 동네에서 자주 못 보던 풍경을 보며 걷는다. 도심 중심가에 큰 도로에는 차들이 물 흐르듯 간다. 눈을 들어 보니 빌딩들은 하늘로 치솟아 있다. 시끄럽고 어수선한 풍경 속에 사람들은 저마다 바쁘게 걸어간다. 
  걷다가 마음을 끄는 풍경을 만난다. 경인일보 빌딩(팔달구 효원로 299) 앞에 조각상이다. 플롯, 바이올린, 비올라, 색소폰을 부는 조각 작품이다. 네 명이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현악과 금관 악기를 결합한 4중주 실내악이다.
 
수원시청과 이웃하고 있는 대형마트 입구 조각 작품. 작품 제목이 벽과 문이다. 우리는 소통을 갈망하지만, 불통의 상황을 마주한다.

수원시청과 이웃하고 있는 대형마트 입구 조각 작품. 작품 제목이 벽과 문이다. 우리는 소통을 갈망하지만, 불통의 상황을 마주한다.


  조각상은 돌로 만들었는데 서로 닮았다. 마치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가족 같다. 오케스트라와 달리 4중주 실내악은 취미로 할 수도 있으니 가족이 할 수 있다. 실제로 공연은 연주자들 간의 교류가 중요하다. 서로 배려하며 연주해야 한다. 그렇다면 가족이 분명하다. 조각상 앞에는 한 사람의 관객이 앉을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다. 여기에 앉으니 현악기와 금관이 만들어내는 음률이 들리는 듯하다. 
  수원시청과 이웃하고 있는 대형마트 입구에도 조각 작품이 있다. 열쇠 모양을 하고 있는데, 작품 제목이 벽과 문이다. 벽과 문은 서로 대립하는 시설이다. 벽은 차단하지만, 문은 들고나올 수 있다. 이는 불통과 소통의 세계를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소통을 갈망하지만, 불통의 상황을 마주한다. 안타까운 현실을 상징하는 작품이다. 
 
건물 앞에 있는 조각상은 공공미술이다. 이는 건물이 주인이 아니라, 시민이 주인이다. 시민 누구나 주인 의식을 갖고 보존해야 한다.

건물 앞에 있는 조각상은 공공미술이다. 이는 건물이 주인이 아니라, 시민이 주인이다. 시민 누구나 주인 의식을 갖고 보존해야 한다.


  같은 길에 김승환의 「역동적 형상-개미들」이라는 작품이 있다. 삭막해져 가는 도심 공간에 자연의 생명체를 들여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자 했다는 설명글이 있다. 도심은 콘크리트 건물이 즐비하고, 도로는 차가 넘친다. 그 사이에 녹색 공간은 아주 좁다. 인간에게 자연이 필요하다. 조각품은 이런 외침을 하고 있다. 
  삼호파크아파트(팔달구 효원로 303) 화단에 서 있는 조각은 설명이 없다. 그래도 혼자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사람들이 도전하는 마음을 형상화한 듯 날카롭게 비상하는 모습이다. 그런가 하면 서로 의지하며 미래를 향하는 모습이다. 긍지와 희망을 품고 역동적으로 헤쳐나가는 이미지가 느껴진다. 
 
효원로 아파트에 있는 작품. 여기는 설명이 없다. 그래도 혼자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사람들이 도전하는 마음을 형상화한 듯 날카롭게 비상하는 모습이다.

효원로 아파트에 있는 작품. 여기는 설명이 없다. 그래도 혼자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사람들이 도전하는 마음을 형상화한 듯 날카롭게 비상하는 모습이다.


  같은 길에 설명이 없는 조작상이 또 있다. 엄마와 아이들을 조각한 작품이다. 흔히 모자상이라 한다. 엄마와 아기는 소중한 인간 생명의 가치를 상징한다. 가장 평화롭고 행복한 모습이다. 갈등과 혐오의 사회 현상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 작은 조각상이 답을 암시하고 있다. 

엄마와 아이들을 조각한 작품. 평화롭고 행복한 모습이다. 갈등과 혐오의 사회 현상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 조각상이 답을 암시하고 있다.

엄마와 아이들을 조각한 작품. 평화롭고 행복한 모습이다. 갈등과 혐오의 사회 현상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 조각상이 답을 암시하고 있다.


  호매실동 대형마트 옆에 공개공지가 있다. 시민이 편안하게 쉬어 갈 수 있도록 만든 작은 녹지 공간이다. 여기에 소현우 작가에 큐피드라는 작품이 있다. 조각상은 높은 곳에서 지나는 사람들을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활과 화살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큐피드의 화살이며 사랑을 이어주는 도구라는 설명 글이 있다. 요정은 신화가 아닌 동화적 모습을 가진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동화 속 아름다운 세상을 꿈꾼다. 동화는 늘 행복한 결말을 가지며 그런 결말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동화가 현실 속 결여된 것들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듯 조각상도 우리의 마음속에 희망의 화살을 쏜다.

호매실동 대형마트 옆에 공개공지에 있는 작품. 조각상은 높은 곳에서 지나는 사람들을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조각상이 우리의 마음속에 희망의 화살을 쏘고 있다.

호매실동 대형마트 옆에 공개공지에 있는 작품. 조각상은 높은 곳에서 지나는 사람들을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조각상이 우리의 마음속에 희망의 화살을 쏘고 있다.


  건물에 있는 조각상은 공공미술이다. '문화예술진흥법'으로 명시한 '건축물 미술작품'이다. 법에 따라 건축주는 건축 비용의 1% 이하 범위로 미술품을 선택해 세우거나 내걸어야 한다. 공공 공간 예술 작품은 지역민이 예술체험을 가까이서 하고 예술가에게 창작 기회를 준다. 아울러 기업은 문화예술에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긍정적 취지도 담고 있다.

호매실동 아파트 단지 내에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작품. 현대인에게 집은 안정과 영혼의 휴식을 상징한다. 달팽이와 버섯은 숲의 이미지에 집이라는 인공적 오브제를 결합하여 휴식과 치유의 의미를 조형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라는 설명 글이 있다.

호매실동 아파트 단지 내에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작품. 현대인에게 집은 안정과 영혼의 휴식을 상징한다. 달팽이와 버섯은 숲의 이미지에 집이라는 인공적 오브제를 결합하여 휴식과 치유의 의미를 조형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라는 설명 글이 있다.


  생활 주변 공간에서도 다양한 예술 작품들을 발견한다. 아파트 단지 내에도 예술 작품이 여럿이 있다. 호매실동 아파트 단지에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작품이 있다. 도시에서 사는 현대인에게 집은 안정과 영혼의 휴식을 상징한다. 달팽이와 버섯은 숲의 이미지로 집이라는 인공적 오브제를 결합하여 휴식과 치유의 의미를 조형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라는 설명 글이 있다. 
  도심 한복판은 건물이 즐비하다. 높은 콘크리트 건물이 서로 버티고 있어 삭막하기 그지없다. 차도에는 차들이 바쁘게 달린다. 녹색 공간도 건물 귀퉁이 조금 있는 것이 전부다. 이런 환경 탓인지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더 빠르다. 
살다 보면 마음이 휘어지고 부서질 때도 있다. 그때 거리에서 묵묵히 하루를 보내고 있는 조각상들을 만나면, 위로의 시간을 누리고, 마음의 쉼표가 되기도 한다.

살다 보면 마음이 휘어지고 부서질 때도 있다. 그때 거리에서 묵묵히 하루를 보내고 있는 조각상들을 만나면, 위로의 시간을 누리고, 마음의 쉼표가 되기도 한다.


  도심 건물 앞에 작품들은 지붕 없는 미술관 역할을 한다. 평소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길목에서 잠시 멈춰서 조각상을 보면 어떨까. 보고 즐기면 그것이 살아 숨 쉬는 미술관이 된다. 살다 보면 마음이 휘어지고 부서질 때도 있다. 그때 거리에서 묵묵히 하루를 보내고 있는 조각상들을 만나면, 위로의 시간을 누리고, 마음의 쉼표가 되기도 한다. 
윤재열님의 네임카드

공공미술, 조각, 도심, 아파트, 도로, 수원,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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