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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함께 수원 길 따라, 걸음 따라
수원시 여성문화공간 휴, 수원 여성 속으로 선인의 발자취를 쫒다
2024-05-10 14:05:48최종 업데이트 : 2024-05-13 10:33:38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신풍루앞에서 모이다

신풍루앞 400년된 고목 아래에서 모이다

 

수원시 여성문화공간 휴는 2014년 여성의 건강한 삶을 위하여 상담을 기본으로 쉼, 교육, 문화 및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여성전문기관으로 설립되었다. 이곳은 시민의 의견을 반영한 다채로운 문화활동 운영을 통해 수원시 여성의 문화예술적 참여 확대와 성인지, 성평등 교육을 통해 '양성평등의식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는 <자연과 함께 수원 길 따라, 걸음 따라 - 수원여성 속으로>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며 5월 9일을 시작으로 6월 20일까지 총 5회의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나혜석 기념비앞에서

나혜석 기념비 앞에서 해설하는 한동민 화성박물관장


지난 5월 9일 화창한 날씨속에 12명의 참가자가 모여 수원길투어 첫 시간을 가졌다. 이날 최영옥 수원시 여성문화공간 휴 센터장은 이혜리 담당자와 함께 스태프로서 프로그램에 동행했다. 최 센터장은 "이번 프로그램은 수원의 여성 인물(나혜석, 김향화, 안점순 등)을 살펴보고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독립운동의 유적지를 탐방하며 수원여성의 자긍심을 높이고자 5회로 구성되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수원의 걸출한 여성 인물 나혜석을 중심으로 한동민 화성박물관장이 탐방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휴3

나혜석 생가터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이야기하자면 폭이 매우 넓다. 먼저 '수원'이라는 명칭을 살펴보았다. 역사적 고증에 따르면 고려원종 12년인 1271년 수원도호부가 설치되면서 처음으로 수원이란 명칭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는 2년전 광교박물관을 관람하다가 이 사실을 알았다. 한 관장은 인구 125만 명의 수원에서 토박이는 14%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원토박이인 한 관장은 '인간박물관'이라고 할 정도로 해박한 식견과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섞어가며 감칠맛 있는 수원이야기를 들려줬다.
 

우선 신풍루 앞에서부터 수원의 역사 특히 화성행궁을 둘러싼 정조대왕 이야기부터 구성지게 풀어나간다. 1997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자랑스런 문화유산에 빛나는 우리의 수원시. 정조가 아버지의 무덤을 현륭원으로 옮기고 수원의 중심지를 용주사 융건릉이 있는데로 옮기면서 민묘와 민가를 다 철거하고 그린벨트를 만든 이야기, 수원부 읍시를 통째로 보상금을 줘서 수원으로 옮긴 이야기 등을 두서있게 들려준다.
 

기생 신분으로 독립운동을 한 김향화의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김향화는 유관순과 같은 감옥에 있던 독립유공자로 자혜병원과 일본경찰서 앞에서도 기생 조합을 이끌며 만세운동을 한 그 기백이 대단하다.
 

행궁담장을 따라 정조의 어진이 모셔졌던 화령전을 지나자 나혜석기념비가 나온다. 생가와도 가까워 나혜석이 자주 이곳을 지나다녔을 터였다. 
 

나혜석 1930년대 그림 (화녕전 작약)

나혜석 1930년대 그림 (화녕전 작약(현재 리움미술관 소장))


한 관장은 "나혜석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화가로 여성 최초로 일본 동경유학을 한 재원이다. 나혜석은 처음으로 서울 경성일보 내청각에서 전시회를 했을 뿐더러 끊임없이 300점이 넘는 그림을 그린 드문 전업화가이기도 하였다."라고 알려준다.

그 많던 300점의 그림은 다 어디로 갔을까. 까페 옆 공터를 비롯 이 일대 543평이 나혜석 부친의 소유였고 건물이 일곱채나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 생가가 지금까지 보전되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전통 팔작지붕 아래서

햇살좋은 날 격조있는 전통한옥 마루에서


남편 김우영이 외교관이었던 덕에 조선여성으로선 세계여행을 최초로 하고, 다양한 서구문물을 보며 선각자적인 여러 구상에 잠겼을 나혜석. 그는 자유를 향한 끊임없는 분투과정에서 자기를 속이거나 남을 속인적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글쓰기가 너무나 솔직하고 대범하다. 
 

나혜석은 그림뿐 아니라 시, 소설 등 문학에도 뛰어난 소질을 보였다. 신문에도 종종 글을 실었거니와 '경희'같은 자전적 소설과 '조선여성 첫 세계일주기'를 필자도 인상깊게 읽은 기억이 난다. 묘하게도 두번째로 우리나라 여성으로 세계여행을 한 이는 화가 천경자로 나혜석의 동경미술대학 후배이다.

'여자도 인간이외다'를 외치며 상대적으로 여성의 인권이 낮은 가부장시대를 혁파하려 한 다부진 외침을 그 당시 시대는 알아주지 않고 결국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전통문화관 아름다운 솟대정원

전통문화관 아름다운 솟대정원


나혜석은 1930년 11월 원치않던 이혼을 하고 1936년 고향 수원으로 왔지만 여기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미술학원운영 등 자립을 도모했지만 어려움을 겪는다.
 

1934년 월간 '삼천리'에 공개서한 형식의 글이 실린다. 소위 '이혼고백서'. 전대미문의 엄청난 자기폭로와 사회고발은 예상대로 일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나혜석으로서는 모든 것의 포기요, 사회는 '반도덕적 행위이며 동정의 여지가 없는 자멸'이라고 경멸의 시선을 보냈다. 결국 나혜석은 1948년 서울 원효로의 시립병원 무연고자 병실에서 신분을 함구한채 홀로 눈을 감는다.
 

사진을  보이며 설명

사진을 보이며 설명(뒷줄 맨 오른쪽 동생 나지석, 그옆 나혜석,
뒷줄 왼편서 두번째 나혜석친구이자 독립운동가 차인재)


많은 카페와 세탁소, 음식점이 있는 행궁동의 아기자기한 골목도 누비며 걷다보니 수원전통문화관에 이른다. 품위있는 한옥의 아름다움도 구경하며  멋드러진 팔작지붕 아래서 전통마루에 나란히 앉아 관장의 역사 이야기에 빠져들어갔다.
 

전통문화관내 한 건물터는 소설가 이상과 가장 친했던 화가 구본웅이 살던 집터이다. 걷다보니 수원천에 이르러 아름다운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이 멋지게 올려다보인다. 수양버들이 낭창낭창 보기좋게 늘어진 수원천은 보기드문 성공사례로 서울청계천의 모델이라니 이 또한 자랑스럽다.
 

천변풍경을 보던 중 동창당한의원 건물이 독립운동가 임면수 선생이 신혼살림을 살던 집터였다고 한다. 그 앞에서 또 한바탕 신명나는 해설이 있었다. 임면수 선생 윗집에 소설가 박태원가족이 살았는데(박태원은 단신월북), 박태원의 딸 박상희 남편이 봉씨였단다. 그의 손자 그러니까 박태원의 외증손자가 봉준호인 것이다. 또한 나혜석의 삼일여학교 동창이자 독립운동가 차인재가 살던 집터는 멋진 카페로 변신해 있다.

그외에도 홍난파, 박지성, 차범근, 정현 등을 배출한 수원은 스포츠와 예향의 고장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나혜석이 다녔던 삼일여학교(1902 설립)는 일제때 교명이 매향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그 앞 수원천은 오늘도 내일도 면면히 흐를 것이다.

 

삼일중학교  전경  (왼편 2층 건물이 1923년 건축됨)

삼일중학교 전경 (왼편 2층 건물이 1923년 건축됨)프로그램 포스터프로그램 포스터


이회영 참석자는 "수원에 20년 넘게 살면서 이 길을 지나다녀도, 이 자리에 카페가 있는지 교회가 있는지 헷갈렸었다. 역사학자와 함께 해설을 들으며 걸으니 새록새록 공부가 되고 좋은 날씨 덕분에도 멋진 나들이였다."라고 말했다.
 

5월의 화사한 날씨속에 길따라 걸음따라 수원의 역사를 더듬으며 박물관 관장의 해설로여럿이 함께 한 나들이. 이 시간 외에도 4회에 걸친 역사 해설이 기다리고 있다. 

한편, 이 행사를 주최한 수원시 여성문화공간 휴는 쾌적한 시설에 각종 상담과 족욕, 요가, 클래식 기타반, 젠더시네마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많이 운용하고 있으니 여성들은 많은 관심을 기울여 참여해보기를 권한다. 팁은 소수인원만 선정하기 때문에 미리 접수날을 기다리고 있다가 
빨리 접수하는게 중요하다고 알려드린다.

[수원시 여성문화공간 휴]
○ 전화: 031 225-2540~2
○ 주소: 경기 수원시 권선구 동수원로 224번길 10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화홍문과 방화수류정과 더불어 수원의 역사는 면면히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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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여성문화공간 휴, 수원여행, 수원여성, 나혜석, 진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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