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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흐르고 자연이 살아있는 수원천
수원의 역사가 흐르는 수원천을 따라 활기 가득한 지동시장까지
2024-11-25 10:45:35최종 업데이트 : 2024-11-25 10:45:21 작성자 : 시민기자   양선영
화홍문을 따라 흐르는 수원천

화홍문을 따라 흐르는 수원천


 수원화성 주변에는 가볼 만한 유명한 관광지가 많이 있다. 대표적인 화성행궁과 수원 화성길, 방화수류정 등 수원의 역사가 담긴 장소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화홍문 밑을 지나 흐르는 수원천을 따라 걷는 장소를 추천한다. 소설(小雪) 이후 어느새 11월 중순도 훌쩍 지났지만, 따뜻한 가을날 찾은 수원천의 가을 풍경은 아름답게 물들고 있었다. 

 수원천은 광교산에서 발원해 광교저수지를 지나 수원의 도심을 가로지른다. 수원화성의 한가운데를 지나 북쪽 화홍문에서 남쪽 남수문까지 물길이 이어져 있다. 수원천으로 들어서니 우거진 버드나무들이 조금씩 노란빛을 내며 긴 가지를 강물에 늘어뜨리고 벽을 타고 자란 담쟁이 덩굴은 갈색빛을 띠며 가을을 지나고 있었다. 평일 오후라 한적한 시간이어서인지 시민들은 각자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여유롭게 산책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도 보였다.

 가을 풍경도 아름다웠지만 가장 반가웠던 것은 대백로와 쇠백로 그리고 흰뺨검둥오리 무리였다. 모두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새들이었다. 한국의 겨울 철새인 대백로 한 마리가 먹이를 잡기 위해 물 속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그 주변으로는 흰뺨검둥오리 무리가 조금 떨어진 채 여유롭게 물 위를 떠다니고 있었다. 수원천은 한때 수질이 매우 나빠졌지만 1996년부터 수원천을 살리기 위해 자연형 하천으로 변화시켜 생태 복원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물속에 훤히 보이는 작은 물고기 떼와 먹이를 잡고 있는 새들의 모습은 수원천의 수질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수원시민의 모금으로 지어진 매향1교

수원시민의 모금으로 지어진 매향1교


 수원천을 따라 조금 더 걸으니 곧 매향 중고등학교가 나왔다. 학교 앞에는 개교 122주년이라는 현수막이 자랑스럽게 걸려 있었다. 매향 중학교는 1902년에 설립되어 본래 삼일 여학교로 불리었으며 선교사 메리 스크랜튼에 의해 설립되었다. 자랑스러운 매향인으로는 한국 최초 여성 화가인 나혜석과 '오빠 생각'을 부른 최순애 등이 있다. 

 수원천 위로 학교를 잇는 매향 1교라는 다리가 있는데 이 다리는 본래 삼일교라고 불렀다. 1920년대 큰 장마로 다리가 파괴되자 밀러 교장과 김세환 교감의 노력으로 6개월의 걸려 건설했다고 한다. 일제의 도움이 아닌 학생과 수원 시민들의 모금으로 완성되어 자랑스러운 수원의 명물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행정편의에 따라 매향 1교로 바뀌었다. 
한국사진작가협회 사진전 <전하고 통하다>

한국사진작가협회 사진전 <전하고 통하다>


 조금 더 밑으로 내려가니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들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밋밋할 수 있는 회색 벽이 멋진 예술 사진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2024년 수원 예술제로서 <전하고 통하다>라는 주제로 계절에 따른 수원의 다양한 모습을 멋진 사진으로 남긴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정조대왕 행차나 미디어 쇼 같은 수원의 유명 행사나 기타 수원에서 일어난 활동 사진들도 볼 수 있어 지난 한 해 동안 수원시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했다. 
지동시장 입구

지동시장 입구


 다시 길을 걸으며 수원 역사박물관을 지나니 곧 지동시장이 나왔다. 100년 전 보부상들의 활동 무대를 기반으로 수원 지동시장은 한때 통행이 불편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던 초대형 상권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형마트 등에 밀려 고전하다가 다양한 지원과 자구 노력으로 다시 활기를 찾아가고 있는 곳이다. 2002년부터 3년 동안의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건어물, 정육, 수산물, 채소 등으로 구역별 정리되어 있다. 특히 40곳 이상 순대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가 들어서면서 순대타운이 형성될 정도로 순대가 유명하다. 
전통과 역사가 있는 지동시장의 모습

전통과 역사가 있는 지동시장의 모습


 시장은 상인들의 흥정 소리와 시민들의 활기로 가득 찬 모습이었다. 김장철이기에 직접 빻은 고춧가루와 김장 배추와 무가 많이 보였다. 뻥튀기를 파는 가게에 들어서니 여전히 돌아가고 있는 옛날식 뻥튀기 기계는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했다. 어린 시절, 엄마 손을 잡고 시장을 거닐면 뻥튀기 기계 옆을 지날 때마다 언제 뻥 소리가 날까 잔뜩 긴장한 채 귀를 막고 길을 지났던 기억이 나서 미소가 지어졌다. 

 지동 시장에는 다양한 상점들이 즐비해 있었는데 익숙한 간판과 가게들 역시 지나간 세월을 느끼게 했다. 알록달록한 예쁜 떡과 채소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고 훈훈한 마음으로 시장 골목을 나왔다. 오랜만에 찾은 반가운 시장의 모습은 옛 추억을 느끼게 했다. 변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상인들의 모습은 기분 좋은 에너지를 채워주는 듯했다.
 
 한적한 수원천을 따라 여유롭게 걷고 시끌벅적했던 지동 시장까지 지나오면 마치 수원 역사의 한 부분을 지나온 듯한 기분이 든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이다. 그러한 변화의 시대 속에서 환경을 보존하고 역사를 간직한 수원의 전통 명소들이 부디 오래 지속되길 하는 바람이다. 
양선영님의 네임카드

수원천, 지동시장, 수원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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