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전시회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2025 아워세트》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예술이 머무는 미술관에서, 우리가 함께 구성해 나가는 일상의 세트
2025-06-05 16:24:36최종 업데이트 : 2025-06-05 16:24:34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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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교호수공원에 자리해 자연과 예술이 함께하는 공간,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 광교. 현대미술을 감상하는 방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전시회가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 열리고 있다. 《2025 아워세트: 김홍석×박길종》은 작품을 감상하는 전시를 넘어, 마치 한 편의 공연처럼 구성된 '경험형 전시'이다.
하나의 전시, 네 개의 무대! 이 전시는 '러닝타임', '오픈 스테이지', '인터미션', '백스테이지'라는 4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있다. 공연장의 시간과 공간 개념을 빌려온 듯, 전시를 보는 관람객이 주체가 되어 움직이며 체험하는 형식을 띄고 있다. ![]() 예술과 일상이 만나는 관람의 시작점! 현대미술의 새로운 경험이 펼쳐지다. '러닝타임'에서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되고, '오픈 스테이지'에서는 관람객이 열린 무대를 마주하며 해석의 여지를 가진다. '인터미션'에서는 작가의 육성을 직접 들으며 잠시 쉬어가고, 마지막 '백스테이지'에서는 창작의 비하인드를 조명한다. 전시 전체가 극처럼 연출되어, 보는 전시가 아닌 함께 호흡하는 무대로 기억되리라. ![]() 박길종 작가의 설치 작품, 현실과 상상을 융합한 독특한 조형미가 돋보인다. 공연이 시작되어 끝날 때까지의 전체 시간을 말하는 '러닝타임'은 전시에서는 메인 작품이 배치된 공간으로, 본격적인 감상의 흐름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전시의 핵심 주제와 분위기를 이끄는 주요 장면에 해당한다. 이 공간에서 특히 눈길을 끈 작품은 박길종 작가의 '서울 허수아비'다. 덩굴식물과 도르래 같은 구조물이 얽힌 이 설치물은 작가가 어느 날, 무술 영화를 본 다음 날 우연히 헌법재판소 앞을 지나며 중년 남성을 목격한 기억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두 개의 전혀 다른 장면을 하나의 형상으로 의인화해 구성한 이 작품은, 현실과 상상이 어떻게 융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또 다른 작품〈공든 탑이 무너지랴>는 층층이 쌓은 막대를 통해 햇살과 그늘을 조절하는 구조물이다. 마치 젠가 게임을 연상시키면서도, 고정된 질서 위에 조심스레 쌓아 올린 일상의 균형을 떠올리게 한다. 그밖에도 <전시 보행기>,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휴거(휴지거치대)> 등 박 작가의 작업은 주변의 익숙한 사물과 오브제를 통해 감각을 이끌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 김홍석 작가의 설치미술, 관람자와 소통하는 인터페이스가 되다. 김홍석 작가의 작품은 사실성과 조형미를 바탕으로 공간을 밀도 있게, 그리고 정교하게 구성한다. 전시를 관람하며 문득 얼마 전에 다녀온 <론 뮤익(Ron Mueck) 개인전>이 떠올랐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론 뮤익 전시가 열리고 있다. 김 작가의 조형은 그만큼 디테일이 살아 있고 현실처럼 느껴진다. 언뜻 보면 실제 사람 같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작품 미묘한 표정과 세심한 구조. 작가의 뛰어난 솜씨와 오랜 시간의 노력이 담긴 결과물이다. 인상적인 작품 중 하나인 <브레멘 음악대>는 익숙한 동화를 현대적으로 새롭게 풀어낸 작품이다.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도 좋은 소재이다. 동물을 의인화한 표현과 유쾌한 구성이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 만큼 흥미롭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구조 덕분에 더 깊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아닐까? ![]() '인터미션' 공간, 두 작가의 인터뷰 영상을 감상하며 잠시 쉬어가는 시간. 공연 중간의 휴식 시간을 '인터미션'이라 부르듯, 이번 전시에도 감상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숨을 고를 수 있는 '인터미션' 공간이 있다. 이곳에서는 의자에 앉아 두 작가의 인터뷰 영상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고, 전시에 대한 설명이 담긴 도록을 통해 작품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지금까지 본 작품들을 다시 정리하며, 전시에 대한 생각을 정돈할 수 있도록 마련된 소중한 쉼표 같은 공간이다. 관람 그 이상을 만드는 체험은 '백스테이지'에서 할 수 있다. 보는 것을 넘어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확장되는 공간이기도! 마지막 구간인 '백스테이지'에서는 작품에 사용된 소재들을 직접 다루어보고, 나만의 창작을 해볼 수 있는 만들기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도 참여할 수 있어, 누구나 "나도 작가!"라는 감각을 체험해볼 수 있다. ![]() '백스테이지' 코너, 작품 소재를 직접 다루며 창작에 참여하는 체험 공간. 이처럼 설치미술과 현대미술을 함께 경험하고, 관람자에서 창작자로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순간은 《아워세트》만의 특별한 매력이다. 두 작가가 바라보는 '지금 우리'의 모습은 날카로운 통찰을 담고 있지만, 그 시선은 놀랍도록 따뜻하다. 설치, 영상, 텍스트가 어우러진 공간은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무대처럼 느끼게 하며, 그 안에서 우리는 배우이자 관객으로 존재하게 된다. ![]() 퍼포머 같은 극사실 인체 조각,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오디오 가이드, 인터뷰 영상, 도록 등의 정보는 감상의 깊이를 더해준다. 현대미술이 낯설게만 느껴졌던 분들에게도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된 전시다. 《아워세트》는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 매년 동시대 작가를 소개하는 릴레이 형식의 전시다. 올해는 김홍석, 박길종 두 작가가 그 무대를 채우고 있다. 기간은 10월 12일까지! 올여름이 지나기 전, 한 편의 공연처럼 감각적으로 완성된 이 전시를 꼭 만나보시길 추천드린다. [2025 아워세트: 김홍석×박길종 기본 정보] ○ 장소: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 기간: 2025년 3월 25일 ~ 10월 12일 ○ 관람 시간 : 오전 10시 ~ 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관) ○ 관람료: 무료 ○ 문의 : 031-228-4195 ![]()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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