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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설희 시인의 '세류천'
詩 해설 정수자 시인
2018-07-06 19:20:56최종 업데이트 : 2018-07-06 19:17:14 작성자 :   e수원뉴스
박설희 시인의 '세류천'

박설희 시인의 '세류천'

구경 중 시원하기로는 물구경이다. 장대비 퍼붓다 잠깐 쉴 때 수원천에 가면 물소리가 장쾌하다. 특히 화홍문 근처를 찾는데, 일곱 수문으로 떨어지는 낙차가 멋진 소리 풍경을 이루기 때문이다. 바로 수원팔경의 '화홍관창'을 한껏 뽐내는 순간이다.

여름날 세류천은 더 많은 물로 흥청거릴 것이다. 그런 세류천에 박설희(1964~) 시인은 수원의 문학적 약사(略史)를 담아낸다. 지역의 문화예술인과 함께하는 활동 속에서 수원 시편도 늘었다. 시인은 2003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후, 시집 '쪽문으로 드나드는 구름'과 '꽃은 바퀴다'를 펴냈다.

시의 첫 3행은 한하운, 김소진, 마종기로 수원과 관련된 작품을 쓴 문인의 호명이다. 한하운은 세류동에 잠시 살다 간 시인, 김소진은 '용두각을 찾아서'로 수원천을 그린 소설가, 마종기는 세류동에 한 달쯤 살다 간 후 '수원에 내리는 눈'을 쓴 시인이다. 모두 한국문학에 탁월한 작품을 남겼는데, 마종기만 현존 시인으로 여전히 깊은 성찰과 서정의 시를 보여준다.

그들을 돌아보며 시인은 '세류동'의 유래인 '실버들'을 수원의 삶에 중첩한다. '깜깜한 기억을 가진 실버들은/잡아두지 못한 하늘이 있다/울고 가던 어둠을 그냥 지켜보기만 했다'로 많은 일을 환기한다. 정조가 현륭원 오가던 시절이나 그 후의 '하늘'과 '어둠' 등을 겹쳐보게 하는 것. 그렇다면 한하운은 나환자로 떠돌다 거친 세류동에서 얼마나 또 소리 죽여 울었겠나.

많은 울음을 안고 흘렀듯, 세류천은 많은 생명도 품고 흐른다. 천변의 풀과 나무는 당연한 식솔이고, 가끔 '안단테로 노래하'는 '왜가리'의 눈부신 방문도 있다. 수원천에 물고기들이 사니 지나는 새들도 품게 된 게다. 그럼에도 '제 가계만 아니면/다 잉여로 보이는 한낮'이라니, 우리네 현실이란 역시 녹록지 않음을 짚는다.

지금쯤 세류천의 버들은 무성이 자란 한여름의 머리칼로 더 우렁찰 것이다. 불어난 물을 따라 수변산책을 하는 것도 하천이 주는 좋은 휴식이고 활력소다. 더 힘차게 흐를 수원천변이 여름더위를 식혀주려니, 마음 맞는 이들과 발도 한번 맞춰보리라.  
시 해설 정수자 시인의 약력

시 해설 정수자 시인의 약력

수원을 노래하다, 박설희 시인, 세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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