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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에 대한 갈망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연재소설 107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2-25 13:32:41최종 업데이트 : 2010-02-25 13:32:41 작성자 :   e수원뉴스
무예에 대한 갈망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_1
그림/김호영


사람은 서로의 공통점이 많을수록 친밀감을 갖기 마련이다. 더구나 어린 나이에 그것은 운명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태의 이름은 그렇게 주슬해보다 먼저 강희의 가슴으로 들어왔다. 먼저 선수를 빼앗긴 주슬해가 심술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치. 유치하기는."
강희에 대한 주슬해의 심술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주슬해는 울음을 그치지 않은 강희의 입을 손으로 막는가 하면, 가만히 강희의 뒤로 다가와서는 머리를 때리고 도망가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강희를 구해주는 것은 이태였고, 이 때문에 둘 사이에 치고 박는 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물론 언제나 주슬해가 강희를 괴롭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느 날인가 주슬해는 옥수수 한 개를 불쑥 강희에게 내밀기도 했다. 물론 강희는 받지 않았지만. 그때 쨍하고 울리던 주슬해의 말. 

"야, 너 배 고프지도 않냐?"
벌써 며칠 째 먹는 둥 마는 둥 울기만을 반복하던 때였다. 
"너처럼 지독한 계집은 보기가 처음이다."
이번에도 이태는 나타나 강희를 거들었다. 
"네가 언제 봤는데?"
"뭐 조 아래 방둥거리에서 봤다 뭐."
"게가 먹는 거 봤냐?"
"봤다 뭐."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무수한 말들이 둘 사이에 오가다가 서로의 감정이 끓어오르는 비등점을 지나면 둘은 맞붙었다. 파르스름 깍은 맨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고, 승복 저고리를 잡아당겨 뜯고, 폭 넓은 승복바지가 벗겨지도록 잡아당겨 종내는 서로의 코피를 터트리고 온몸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간혹, 수련하는 목검으로 맞붙을 때도 있었다. 
눈 많고 추운 겨울을 지나고 햇살이 쨍하게 맑은 봄날이었다. 그날, 주슬해는 강희 앞에서 자신이 연마한 예도를 선보이고 있었다. 암자에 들어온 지 반 년이 지나면서 강희는 점차 엄마를 잃고 환경이 바뀐 상황에 적응해 가고 있었다. 그러면서 강희는 그들이 하는 무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처음 현의의 날선 칼을 보았을 때, 강희는 자지러졌다. 그런 그를 보고 현의는 말했었다. 
"본 적이 있느냐?"
현의가 생각한 것은 강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부분에 대한 것이었지만 강희는 생각나진 않았다. 그날 이후, 현의는 강희 앞에서 칼을 꺼내들지 않았다. 대신 이태와 주슬해를 가르칠 때면 언제나 나무칼을 들었다. 

한 방울의 물도 세월이 쌓이면 바위도 뚫는 법이라 했던가. 그런 강희에게 마음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하루의 일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태와 슬해의 무예 수련은 희의 마음 속에 자리한 칼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씩 희석시켰다. 그리고 어느새 그녀의 마음 속에 무예에 대한 갈망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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