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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이겨야 돼! 그것이 첫 번째야”
[연재소설 109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3-02 11:37:31최종 업데이트 : 2010-03-02 11:37:31 작성자 :   e수원뉴스
그림/김호영


강희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대답하지 못했다. 이태는 깊이를 알 수 없게 아득한 강희의 눈빛을 보았다. 종잡을 수 없는 눈빛이었다. 나중에 이태는 강희의 눈빛이 담고 있었던 아프고 고통스런 과거가 웅크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고개를 끄덕이는 것도, 그렇다고 젓는 것도 아닌 채 그저 이태만을 바라보는 강희의 손을 이태는 잡았다. 
"내가 가르쳐 줄게." 이태는 자신이 들고 있던 목검을 강희의 손에 쥐어주었다. 
"자, 봐. 칼은 이렇게 쥐는 거야."
목검을 쥔 강희의 손이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흔들렸다. 
"잠깐만 있어 봐."
이태가 재빨리 움막 뒤쪽으로 달려가더니 자신이 어릴 적 쓰던 목검을 들고 나왔다. 
"이게 좋겠어."

강희의 손에 작은 목검이 쥐어졌다. 
"목검의 손잡이에서 두 마디 정도 내려잡아야 돼. 손은 오른손과 왼손이 이렇게 틀어지도록 쥐고."
이태의 손 안에 강희의 손이 있었다. 
"자 이번엔 손을 들어봐."

이태가 강희의 칼 쥔 손을 들어 강희의 머리 위로 올렸다가 천천히 내렸다. 검의 기본인 표두세(豹頭勢)였다. 빠르고 강하게 내리친다면 표범의 머리를 내리쳐 죽이는 세였다. 그러나 이를 천천히 하는 행동은 초보자에게는 칼의 무게와 움직임을 익히는 기본자세의 하나였다. 현의가 이태에게 검을 들게 한 뒤 알려준 것도 바로 이 자세였다. 

"자, 이제 네가 혼자 해 봐."
이태가 강희 앞으로 물러났다. 강희가 든 목검을 배운 대로 머리 위로 올렸다가 내렸다. 강희의 몸이 칼에 휘둘려 휘청했다. 
"칼을 이겨야 돼. 그것이 첫 번째야."
작은 목검 하나를 들었을 뿐인데, 강희는 낯선 그 느낌이 당황스러웠다. 강희는 다시 칼을 들어 내리 그었다. 
"그렇지!"

이태가 격려했다. 주슬해가 나타난 것은 그때였다. 
"야, 너 지금 뭐해?"
주슬해는 그렇잖아도 없어진 강희를 찾던 중이었다. 이른 새벽 탁발을 위해 길을 나서며 현의는 오늘 할 그들의 일들을 지시해놓았었고, 그 중 하나가 나무하는 것과 무술연습이었다. 그런데 그가 나무를 하는 동안 이태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암자에 있어야 할 강희까지 보이지 않으니 그로서는 당황하고 있던 참이었다. 

"뭐하긴. 보면 모르냐?"
이태의 말은 처음부터 삐딱했다.
"희가 싫어하잖아."
주슬해가 강희의 손에 들린 목검을 빼앗아들었다. 
"뭐하는 짓이야?"
"너는 정말 뭐하는 짓이냐?"
희가 울기 시작했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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