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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43건)

아버지의 휴대폰

“요새 휴대푼(폰) 한 대 얼마주믄 산다냐?”“갑자기 휴대폰은 왜요? 두분 다 있으시잖아요” 점심시간이 막 지날 즈음, 전화를 거신 고향의 어머님이 갑자기 휴대폰 가격을 물으시길래 깜짝 놀랬다. 연세 드신 노인네들이 스마트폰을 쓰실리는 만무일테고.“그게 아니고. 늬 아부지가 핸드폰 잃어버렸능가부다. 암만 찾아도 읎다고 하는디 우짜믄 좋겠냐?"어머님 말씀은 그거였다. 아버지께서 ..

2012-12-04 15:56:57
가훈 하나라도 있어야 할것 같은데

얼마 전 서울 혜화동에서 모임이 있어서 갔다가 표구 화랑이 밀집된 길가를 지나게 되었다. 건물들을 보니 서예작품이나 그림, 심지어 옛 화폐 같은 것을 표구 해 놓은 작품들이 잘 진열되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그중에 눈에 띄는 하나가 있었다. '가훈 써드립니다'였다.그 안내문에 눈길이 간 이유는 우리집에는 아직 가훈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가훈이 꼭 있어야 하거나, 가훈이 없다고 해서 집안 가풍이 흐트러지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가훈 하나쯤은 정해 놓고 그걸로 ..

2012-11-29 11:35:13
로또야, 주인 어른 잘 모셔라

토요일 점심나절에 팔달문 시장을 거쳐 수원천 쪽을 거닐고 있었는데 가까이 보이는 마트옆 조그만 상점 출입문에 대문짝만한 걸개 글귀가 써 붙여져 있는게 보였다.'연휴, 로또 대박나세요.' 그 문구를 보는 순간 ‘토요일이 맞긴 맞구나’ 싶었다.로또 문구를 본 뒤 무심코 길을 걷고 있었는데 거기서 몇 년전에 한 동네에 아래 윗집에서 같이 살았던 이웃집 부부를 만났다. 이 댁 아주머니께서는 나의 아내가 맞벌이 할때 우리집 큰 애를 봐주시기도 해서 친형 ..

2012-11-21 12:52:28
한자를 더듬어가며 쓰다가 문득 든 생각

놀라웠다. 아니 놀라는게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내가 한자를 이렇게 못쓰다니, 이런 기본 한자조차 더듬적거리느라 진땀을 흘려야 하다니.아내가 친구 아들의 결혼식에 가야 한다며 봉투좀 하나 써달라고 싸인펜과 함께 내밀길래 “줘봐”하며 받아든 건데 이렇게 당혹스러울 줄이야.봉투를 망가뜨릴까봐 옆에 있는 신문지 공란에다 일단 화(華)자부터 적었다. 그리고 기억을 찬찬히 더듬으며 허공에 몇 번을 연습하고 나서야 혼(婚)자를 그려냈다. 허공에 몇번이나 연습에 연습을 ..

2012-11-15 14:41:47
30년전 학교폭력을 기억하는 친구

얼마전 고등학교 친구를 만나서 소주를 한잔 하던중 이 친구가 불쑥 꺼낸 이야기.“너, OOO 기억하냐?”“OOO?. 그래 알지. 맨날 쌈박질만 하던 녀석! 근데 걔는 왜?”“푸훗. 며칠전에 모교에서 운동회 했잖아. 너는 안갔지? 나 거기 갔었거든. 근데 운동회 끝나고 회식을 하는데 얘가 나한테 반갑다고 다가와서 말도 걸고 농담도 하더라”“그래? 반가웠겠네. 짜식, 이젠 철 좀 들었나? 뭐 먹고 산 ..

2012-11-02 23: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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