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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어르신 생신상 차리는 기부천사, 이태석 씨
저소득 홀몸 어르신을 섬기는 「사랑의 생신 밥상 대접」
2023-10-30 14:54:22최종 업데이트 : 2023-11-02 17:46:13 작성자 : 시민기자   안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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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몸 어르신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이태석 씨.


필자가 취재하면서 유달리 유쾌한 감정을 느끼는 테마가 있다. 첫째는 창조, 창의적이고 기업가적인 정신으로 운영하는 사업주를 만나는 일이요, 둘째는 어려운 이웃을 살피는 인물을 만나는 일이다. 오늘 미담의 주역을 만나기 위하여 약속된 사업장을 찾아갔다. 

우만동, 원천동에 거주하는 기초수급 대상자, 독거노인에게 매월 식사를 제공하는 기부천사, 이태석 씨가 바로 주인공이다. 지난 27일 그가 운영하는 한정식 식당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의 인자한 첫인상에서 교수 같은 풍모를 느낄 수 있다. 우만동 복지 담당 주무관은 "나도 나이 들면 그분처럼 살고 싶다. 존경한다."라고 말했고, 원천동 팀장 역시 "훌륭한 분"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수원시 관내 44개 동 6,766명 독거노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일반인들이 생각하지 못한 귀한 성품의 소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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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신날 안내 현수막


사회공헌 이유를 물었더니, "독거노인 대부분이 70~90세로 고령자이다. 이분들이 가정이나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잘했기에 한국이 이만큼 세계 강국이 된 것이다. 6070년대 파독 광부, 간호사, 월남파병, 7080년대 중동 건설의 주역 들이잖은가? 이분들이 노년에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제대로 생신일 조차 대접받지 못한 환경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이 일을 하기 시작 했습니다"라고 답하는 이태석 씨다. 

또 하나, 본인의 생일이 설 구정이라 생일 대접을 거의 받지 못한 어릴 적 추억이 한몫한 것도 사실이다.
무슨 일이든지 꾸준하게 일을 실천 한다는 게 생각만큼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경험한다. 그런 면에서 이 사장의 선행은 높이 평가받고 존중받아야 할 귀한 일임을 깨닫게 된다.


이 식당을 운영한지 얼마나 되었는지 물었다. "한정식을 2016년에 개업했으니까 햇수로 7년 됩니다. 제가 이런 일을 혼자서 감당하기 버거워 여러 경로를 통해 협력자를 물색했습니다. 방송인, 재계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에게 타진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습니다. 당연히 시청 등에도 찾아가서 협력자들을 물색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비영리 사단법인이나 공조직적인 네트워크가 아니라, 더욱 그러했습니다. 할 수 없이 단독으로 일을 진행해 왔었지요. 특히 많은 기업이 동참하길 바랐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기도 했습니다. 협력해 주시면 큰 힘을 얻게 될 터인데 말입니다"

흔히 발품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 일을 위하여 관련 부서의 문턱이 닳도록 출입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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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신날에 참석한 어르신들


사업을 운영하면서 난항도 많을 것 같다는 질문에 "2016년 9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소위 김영란법이 발효되면서 매출이 급감했습니다. 2019년 12월 코로나19도 발생하면서 역시 경영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 없어 개발한 것이 고급화된 도시락 한정식이었습니다. 이 상품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이교수 한정식'은 차별화와 고급화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라고 답했다.

경영학에서 가장 큰 이슈는 '차별화와 코스트'라고 하는데, 이 점에서 이 대표는 경영학 석사 출신답게 맥을 잘 잡은 것으로 판단된다.

 

독거노인 식사 제공에 드는 비용이 만만찮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조금 전에 말씀드린 도시락 상품이 경영상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습니다. 덕분에 꾸준한 매출액이 귀한 일을 하게 된 동기가 되었습니다."라고 담담히 답한다. 

 

이 대표는 인터뷰 도중 독거노인이 식사를 마친 것을 보더니, 그를 자택까지 데려다줘야 한다고 말했다. "제가 운전해서 그분을 모시고 오고, 식사를 마치면 가정까지 다시 데려다 드립니다. 이런 일이 제게는 참 즐겁습니다" 기자가 봐도 그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피어오른다.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만이 느끼는 기쁨이다. 
 

"저는 단지 이 사회의 청지기로서 섬기는 마음으로 합니다. 제게 주어진 탤런트(재능)를 최대한 활용해서 선한 일꾼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성경에 탤런트 비유가 나오지만, 누구나 자기 몫이 있다. 제대로 자기 일을 감당할 때 이 사회는 더욱 밝아지리라 믿는다. 

 

인터뷰 현장에서 식사하는 대상자들의 모습을 보았다. 참 맛있게 드시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음식에 대한 평가의 질문에 "사장님이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초대하셨다. 음식 맛도 너무 좋았다. 맵지도 않았다. 한정식이라 입에 딱 맞는다"라고 말했다. 또 한 분은 "식탁에 너무 많은 음식이 차려졌다. 고급 음식을 대접받아 보니 감사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오늘은 총 8명이 주인공이나, 몸이 불편한 이에게는 도시락 1개를 따로 배달했다고 한다. 요리만 해도 열대여섯 가지나 되고, 반찬도 상당히 많았다. 버섯무침, 샐러드 등은 연로한 이들이 먹기 부드럽고 소화력이 좋은 것으로 선별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 나오는 전복장은 위를 편하게 한다.

 

대화 중 다양한 사업 활동을 했다는 그의 답에 자세한 내용을 물어봤다. "이교수 만두전골을 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도 대한민국에서 최고라는 긍지가 넘쳤었죠. 만두 속에 70%가 고기였으니까 인기가 많았습니다. 각처에서 주문 요청이 쇄도했습니다. 휴먼복지센터에서 만두전골 300박스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아마도 저소득자들에게 배부하기 위한 것인 것 같았습니다. 1박스에 10개가 들어가니까 3,000개 만드느라 꽤 힘들었습니다. 저희는 한우 육수를 재료로 하여 전골 만두를 만들기 때문에 맛이 있습니다. 많을 때는 교회에서 함께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취약계층이 많은 걸 보고 도와야겠다는 마음을 그때부터 굳히게 되었습니다"

 

이런 귀한 일을 하려면 부인과 가족적인 협력도 필요할 것이다. 여기에 대하여 질문했더니 "아내가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자녀들도 많이 후원해 줍니다. 감사한 일이죠" 슬하에 결혼한 딸과 아들이 있다고 했다. 자녀들에게 큰 모범이 되었음은 자명한 일이다. 그래서 옛말에도 자녀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성장한다고 했다.

 

필자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인 비즈니스 관련 경력을 물어보았더니 "여러 가지 사업을 많이 했습니다. 알뜰매장 전국에서 처음 시도했는데, 성공이었습니다. 여러 단체에서 필요한 전자제품, 가구와 사무집기 등을 구입했습니다. 30여 년 전이니까 그때만 해도 중고 물품을 구입하여 사용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정수기 사업도 했지요. 다양한 사업을 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무슨 사업이든지 굴곡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끝으로 사업을 하시면서 바람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물어봤다. "수원시에 거주하는 모든 독거노인 이웃들에게 생신상을 차려 드리고 싶습니다. 비록 이 사업이 현상 유지하는 선에 있지만, 저는 큰 욕심이 없습니다. 할 수 있는 대로 베풀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매출이 늘어서 선행도 많이 하시길 바랍니다."라는 덕담으로 대화를 마쳤다.

 

안승국님의 네임카드

매월 차리는 이교수 한정식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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