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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로 매일 인생을 써가는 ‘붓 잡은 글씨꾼’
김상훈 캘리그래피 작가
2023-02-21 13:09:59최종 업데이트 : 2023-02-21 13:42:32 작성자 : 편집주간   e수원뉴스 송수진

김상훈 캘리그래피 작가.김상훈 캘리그래피 작가가 새해 달력에 '깡충깡충 복이 뛰어 들어온다' 캘리그래피를 써보이고 있다.

 
수원특례시는 지난해 민선 8기를 출범한데 이어 새로운 목표 '수원을 새롭게, 시민을 빛나게'를 선포했다. 이는 수원에 거주하는 청년 작가를 통해 VI(시정 브랜드, vision Identity) 캘리그래피로 탄생했다.

캘리그래피 작업을 맡은 인물은 '붓 잡은 글씨꾼'이란 필명으로 활동하는 김상훈 작가(39).
"새로운 변화로 시민의 삶을 빛나게 만들겠다는 수원의 의지를 담아냈죠." 김 작가는 e수원뉴스와의 만남에서 화선지와 각종 붓을 펼쳐 보이며 수원에 대한 자부심, 캘리그래피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꿈을 위해 무작정 도서관을 두드린 청년

 

김상훈 캘리그래피 작가는 26년 차 수원시민이다. 그는 초등학생 때 썼던 낡은 그림일기장을 펼치며 "수원으로 이사한다는 부모님 말씀을 적었던 어릴 적 모습이 생생해요. 이곳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지금까지 작가 활동을 하고 있으니 수원 토박이나 다름없죠."라고 말했다.

 

대학교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한 김 작가는 2010년 취미로 시작한 캘리그래피에 빠져들었다. 당시 대기업들의 캘리그래피 작업으로 유명했던 이산 작가를 무작정 찾아가 기초부터 배우며 진로를 바꿨다. "무엇이든 기록하는 저에게 손글씨 작업은 천직이에요. 항공우주학이란 궤도에서 이탈했지만, 지금은 붓으로 저만의 궤적을 그어가고 있어요."
 

김상훈 캘리그래피 작가가 지난 2014년 선경도서관에서 열었던 전시회 사진을 보이고 있다. 김상훈 캘리그래피 작가가 지난 2014년 선경도서관에서 열었던 전시회 사진을 보이고 있다.

 

그런 김상훈 작가에게 수원시 도서관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캘리그래피 작가로서 첫 발을 내디딘 곳이 바로 수원시 선경도서관이기 때문이다. 2014년 겨울, 그는 직접 만든 캘리그래피 책갈피 50여 개를 들고 무작정 선경도서관으로 찾아갔다. 

 

"안녕하세요. 도서관에서 이 책갈피를 시민들에게 나눠주면 좋을 것 같아 찾아왔습니다. 제가 직접 쓴 캘리그래피입니다." 그의 당찬 태도가 신선했는지 당시 도서관 담당자는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게다가 더 큰 기회가 찾아왔다. 이듬해 개관한 호매실도서관에서 그의 캘리그래피 전시회가 열린 것이다. 130여 개의 캘리그래피 작품이 도서관 로비를 수놓았다. 

 

김 작가는 국내 각종 캘리그래피 공모전에서 잇따라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캘리그래피 부분이 처음 신설된 2015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수상했고, 2021년 국가기록원 기록사랑 공모전에서 캘리그래피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수원시와의 인연도 계속 이어졌다. 수원희망글판(2016) 가을 편, 겨울 편의 캘리그래피를 담당했으며 2019년에는 수원시 시 승격 70주년을 기념해 KT위즈의 '정조 유니폼' 제작에도 참여했다. 현재는 국립한글박물관의 캘리그래피 교육 강사로 국내외를 오가며 한글과 손글씨를 전파 중이다.


수원 고유의 정체성을 담은 캘리그래피 

김상훈 작가는 가장 인상 깊은 작업으로 수원시 비전 캘리그래피를 손꼽는다. 지난 2017년부터 김 작가와 인연을 맺었던 사회적기업이 수원시 민선 8기 VI(vision Identity) 작업에 참여하면서 김 작가에게 손을 내밀었다.
 

(왼쪽부터) 김상훈 작가와 이재준 수원시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김상훈 작가와 이재준 수원시장이 수원시 비전 캘리그래피 작업을 기념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출처:수원시)  
수원시 공식 VI 캘리그래피 수원시 공식 VI 캘리그래피


김 작가는 작업 기간 내내 공모전에 도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수십 번의 손글씨를 써 내려가 지금의 캘리그래피를 완성했다. 수원화성 성곽의 곡선에서 영감을 얻고, 물의 도시, 수원의 정체성을 자유롭지만 힘 있는 손글씨로 나타냈다. "손글씨에서 젊음과 역동성이 느껴진다는 이재준 시장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당시를 회상하는 작가의 표정에서 자부심이 느껴진다. 
 

김상훈 작가에게 수원은 더욱 특별해졌다. 수원시가 '지역문화진흥법 제 15조'에 따라 2021년 12월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되었기 때문. 작가는 문화 예술 분야의 청년들이 수원에서 재능을 펼치고, 시민들이 그 현장을 일상처럼 누리는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그는 "수원이란 도시 자체가 이미 예술 무대에요. 행궁동이 행리단길로 변화하며 변화의 물살에 빠르게 적응하고, 세계문화유산, 미디어아트 등 대규모 행사를 주최하는 저력을 갖고 있죠."라며 "그동안 수원에서 활동하면서 지역의 인적 인프라가 대단하는 것을 느꼈죠. 캘리그래피를 비롯해 그림, 시, 목각, 공예품 등 다양한 분야가 하나의 콘텐츠로 합쳐지면 강력한 시너지가 날 겁니다. 저 또한 그 현장 속에서 도전을 이어갈 계획입니다."라고 말했다. 수원에 대한 그의 애정이 전해지는 대목이다.

​캘리그래피의 매력은 무엇일까? 김상훈 작가는 '유일함'을 꼽았다. 동일한 작가가 똑같은 글씨를 쓰더라도 목적과 상황에 따라 글씨체를 생명체처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마음 챙김'도 덧붙였다. 김 작가는 "스스로 마음을 다스린다는 뜻의 이 단어가 지난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었어요. 붓으로 선 하나만 그어도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캘리그래피가 바로 마음 챙김의 행위 같아요. 불확실한 미래로 늘 불안한 우리에게 캘리그래피가 의미 있는 이유이죠"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인터뷰를 마치며 신조를 밝혔다. "TIME을 들여다보면 단어 'ME'을 발견할 수 있어요. 우리가 매시간, 순간마다 온전히 나 자신으로 보내야 한다는 뜻이죠. 저 역시 필명 '붓 잡은 글씨꾼'의 '꾼'이라는 단어처럼 가볍지 않은 익살을 담아내며 매일 손글씨로 인생을 써가고자 합니다."


인터뷰 현장에서 캘리그래피 'e수원뉴스를 응원합니다.'를 선보이는 김상훈 작가.

인터뷰 현장에서 캘리그래피 'e수원뉴스를 응원합니다'를 선보이는 김상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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