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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넘도록 수원의 문화 예술을 꽃피운 성정문화재단 
송창준 성정문화재단 상임이사, '제40회 수원시문화상' 예술부문 수상
2023-12-19 09:48:39최종 업데이트 : 2023-12-19 13:03:47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성정문화재단 송창준 상임이사 제40회 수원시 문화상 수상

성정문화재단 송창준 상임이사 제40회 수원시문화상 수상


제40회 수원시문화상 예술부문을 수상한 송창준 성정문화재단 상임이사는 수원시의 예술 발전을 위해 오랫동안 헌신했다. 1981년 난파소년소녀합창단으로 시작된 성정문화재단은 난파소년소녀합창단, 성정뮤지컬, 성정필하모닉오케스트라, 성정청소년교향악단, 성정콘서트, 성정예술기획, 성정예술인상, 성정음악콩쿠르 등의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14일 팔달문화센터 송창준 상임이사를 만나 성정문화재단의 활동과 역사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1981년이면 상당히 역사가 오래되었는데, 당시 수원의 예술과 문화는 어떠했나요?

"1980년대는 시대적으로 암울했어요. 난파소년소녀 합창단은 홍난파 선생의 음악적 업적을 기리는 일이기도 했어요. 공부도 잘하고 노래도 잘 하는 아이들을 선발해서 처음에는 스파르타 훈련하듯이 연습 시켜서 합창단 활동이 활발해졌어요. 해외 공연 및 국가 행사도 나갔죠. 그러면서 음악적으로 수원이 활성화되고, 국위선양하는 역할을 많이 했죠. 이후 합창단 붐이 일고, 음악에 대한 열망이 커지면서 어머니합창단, 대한여성합창단, 레이디스합창단, 수원시립합창단, 수원시립교향악단 등이 생겨났어요. 수원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음악의 도시'가 된 거에요. 그러다가 1997~98년 무렵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이 생겨나면서 홍난파 선생의 친일 행적으로 인해 난파소년소녀 합창단도 위기를 느끼게 되었어요. 어쩔 수 없이 성정문화재단으로 명칭을 바꾸었죠." 
 

성정문화재단 송창준 상임이사 제40회 수원시 문화상 수상 성정문화재단 송창준 상임이사가 팔달문화센터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공연장 문화를 바꾸는 데에도 기여를 많이 하셨다면서요? 

"90년대까지만 해도 시민들이 공연장을 공짜로 가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초대권 문화였거든요. 성정문화재단 김정자 이사장은 앞으로 계속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여 입장권을 판매하는 문화로 바꿔나갔어요. 최소 금액이라도 받아야 오는 관객들 마음이 달라진다고. 대신 해외 유명 연주 단체를 초청하고, 실력있는 음악인들의 무대를 선보였죠. 한 번은 경기도 문화의 전당에서 '오페라의 유령' 초청공연을 하는데, 초대권 좌석수를 잘못 계산하여 2,000명 넘게 관람한 적이 있어요. 객석이 1,904석이었는데 훨씬 그 이상이 되었지요. 그래서 계단, 복도, 통로에서 어쩔 수 없이 관람한 에피소드도 있어요. 유료 관객들이 90%이상이 되면서 자연스레 초대권 문화는 없어졌어요. 공연장에 오는 사람들의 인식도 굉장히 높아지면서 슬리퍼 신고 공연장 오는 사람들의 모습도 점차 사라졌습니다." 

- 이와 함께 청소년 및 음악의 혜택을 입지 못한 학교를 다니면서 찾아가는 공연을 하기도 하셨죠? 

"청소년 음악회를 1994년부터 시작했고 올해 100회를 맞이합니다. 추운 겨울날 개울을 건너 학교를 가서 조개탄 난롯불 피워놓고 금관 5중주 공연을 한 적도 있어요. 90년대만 하더라도 도서 산간 지역과 대도시와의 격차가 심했어요. 한 번의 공연이겠지만 찾아가는 청소년 음악회를 통해서 예술을 향유하며 아이들의 마음에 음악의 씨앗이 뿌려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에요. 그때 공연장에서 음악을 접했던 학생들 중 여러 명이 후에 음악을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어요. 시간이 흘러 이런 이야기 들으면 정말 뿌듯하고 감격이죠. 12월 22일 매향여자정보고등학교에서 99번째 공연이 있습니다. 100회 공연은 27일 안산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에서 이뤄집니다" 

- 수원이 세계적인 음악의 도시로 성장한 데에 어찌 보면 성정콩쿠르의 역할이 컸겠군요. 성정문화재단이 지향하는 세계관은? 

"성정문화재단에서는 매년 성정음악콩쿠르를 열어요. 올해가 32회차였어요. 수원에서 시작한 성정음악콩쿠르는 지금껏 참가자들만 2만명이 넘고, 매년 천명 이상이 지원해요. 거쳐간 심사위원도 3천명 가까이 되고요. 세계적인 첼리스트 문태국이 성정 콩쿠르 수상자에요. 문태국이 수원의 일월초 6학년 때 대상을 받고, 지금까지 재단에서 지원을 해줬어요. 장학금, 악기, 활동 등등을 지원하면서 김정자 이사장이 키운 연주자에요. 2020년에는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4위를 했어요. 큰 성과였지만 그 이상의 실력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아쉬움이 있었죠. 무엇이 문제였을까 했더니 고등학생 때쓰던 150만 원짜리 활로 연주했다는 거에요. 그래서 곧바로 재단에서 7천만 원 상당의 활을 구매해주기도 했어요. 첼리스트 문태국은 수원시 홍보대사이기도 하죠. 

그리고 올해 차이콥스키 콩쿠르 성악에서 우승한 손지훈 테너는 율현초등학교와 율현중학교, 동원고등학교를 졸업했어요. 동원고 밴드부에서 보컬을 했었고, 성악도 뒤늦게 시작했다고 해요. 2018년 성정콩쿠르에서 대상을 받고, 지속적으로 장학금을 주어 키워낸 인재입니다. 이런 사례들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수원이 문화 예술의 도시로 성장하는데 발돋움하게 된 큰 역할을 한 거죠" 

인터뷰가 이뤄진 팔달문화센터

인터뷰가 이뤄진 팔달문화센터


- 성정문화재단 그리고 수원시 음악협회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나 큰 그림이 있다면?

"성정문화재단에서 매년 '성정 콘서트'를 열고 있어요. 재단에 매년 후원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콘서트에요. 2018년 성정콘서트에 플라시도 도밍고가 내한 공연을 하면서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게 되었죠. 이 곡을 쓴 최형석 작곡가는 자신의 곡이 불리는데도 콘서트에 참석 못하게 된 거예요. 30만 원대가 넘는 티켓이 비쌌기 때문이죠. 성정예술인상을 제정하게 된 이유가 바로 이러한 원로 음악인들을 기리기 위함이었어요. 첫 주인공으로 2018년도 '그리운 금강산'을 작곡한 최형석 작곡가를 선정했어요. 

그 밖에도 수원을 상징할 수 있는 '뮤지컬 나혜석'을 만들고 싶은 큰 그림이 있어요. 수원의 미술, 문인, 음악, 국악, 연극, 영화인들 모두 함께 뜻을 모아 관광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 공연을요. 43년의 역사를 지닌 성정문화재단 및 수원의 예술인들이 함께 시민을 위하고 문화 발전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해요" 

- 개인적으로 문화재단 상임이사직을 수행하면서 느낀 점은? 

"음악 전공자가 아니라 대학에서 행정학을 공부했어요. 학창시절 밴드부 활동을 한 것이 전부였죠. 첫 직장은 신문사였는데 외갓집이 수원이라서 개인적으로는 70년대 후반부터 살고 있어요. 성정문화재단에서 30년간 일을 하면서 수많은 에피소드가 있고, 개인적인 모든 삶도 이곳에 있죠. 제가 오히려 복이 많은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음악 전공자였으면 재단 일을 오히려 못 했을 거예요. 저는 공연장 가기 전 CD를 10번 이상 듣고 가요. 음악을 알아야 하니까. 또 공연장에 어떤 사람들이 오는지 관찰하고 서로 교류하기 위해서입니다. 성정 콩쿠르에 좋은 심사위원을 모셔 오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듯 공연장을 다녔죠. 최상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수준 높은 공연도 필요하고,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버스킹 같은 공연도 필요해요. 국악, 뮤지컬, 재즈 등 다양한 음악 영역과의 콜라보를 위해 융합적 마인드도 갖추어야 해요." 

송창준 상임이사장으로부터 43년의 성정문화재단의 역사를 듣다

송창준 상임이사장으로부터 43년의 성정문화재단의 역사를 듣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음악협회는 다른 분야와 교류하고 융합하면서 협업을 해 나가야 해요. 예술이 시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발달장애인, 청소년, 시니어 등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요. 예술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시민들을 위한 예술이 되어야죠. 마지막으로 수원 문화상 시상식 때도 이야기했지만,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고 부족한 나를 이끌어주었던 김정자 이사장한테 감사할 따름입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송창준 상임이사는 수원의 척박한 예술을 꽃피우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수원시민으로서 다양한 공연 예술을 누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여겨왔다. 하지만 그러한 토양을 만드는데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었다. 수원시의 다양한 음악적 업적의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수고로움이 있다는 것을 시민들 역시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지난 12일 11일 시청 대강당에서 '제40회 수원시 문화상' 시상식을 열렸다. 이날 송창준 이사가 예술부문을 수상했다.

지난 12일 시청 대강당에서 '제40회 수원시 문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송창준 성정문화재단 상임이사(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예술부문을 수상했다. (사진 출처: 수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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