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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 서호노인복지관 도시락 배달 자원봉사자 이규용 씨
‘누군가는 해야 할 일’ 자원봉사의 생활화 꾸준히 실천할 터
2024-01-30 15:23:42최종 업데이트 : 2024-01-30 15:23:36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서호노인복지관 도시락 배달 자원봉사자 이규용 씨

서호노인복지관 도시락 배달 자원봉사자 이규용 씨

필자는 올해 서호노인복지관 신입회원이 되었다. 평일 하루에 한 번 복지관을 방문해 정성이 가득 담긴 점심을 먹는다. 얼마전 여기에서 눈에 익은 지인 한 분을 만났다. 코로나 이전 구운동주민센터에서 기타를 함께 배우던 동아리 회원이다. 여긴 어쩐 일이냐고 물으니 복지관 도시락 배달 자원봉사자라고 한다. e수원뉴스에 소개하고 싶다고 하니 쾌히 승낙한다. 그는 바로 아름다운 마음씨의 소유자 이규용(63) 씨다.

이메일 인터뷰는 미리 마치고 1월 29일 도시락 배달과 수거의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오전 9시 40분, 복지관 경로식당에 도착하니 도시락 준비가 한창이다. 벌써 음식물 조리는 끝마쳤다. 식탁 위 빈 국그릇 개수를 세어보니 모두 45개다. 45인분을 배달하는 것. 2∼3인이 역할을 나누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을 그릇에 담고 찌개를 국그릇에 담으며 반찬 네 가지를 반찬 그릇에 담는다. 그리곤 도시락 가방에 국그릇, 반찬 그릇, 밥그릇을 차례대로 넣고 운반하기 쉽게 바구니에 담아 놓는다.

 

일하는 분들 인원수를 세어 보았다. 주방 안에는 조리사, 자원봉사자가 모두 열다섯 분, 식당 안에는 아홉 분. 오늘 도시락을 배달할 자원봉사자 어르신 세 분과 대학생 봉사자 한 명도 보인다. 이들은 이러한 봉사 경험이 많은지 알아서 자율적으로 척척 움직인다. 복지관 경차 두 대에 도시락 바구니를 싣는다. 차량 1대는 자원봉사자 두 분, 차량 1대에는 이규용 봉사자와 공익요원이 승차했다. 

자원봉사자들이 호박고추장찌개를 그릇에 담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호박고추장 찌개를 그릇에 담고 있다.

김이 모락모락나는 따끈한 밥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한 밥


이들이 배달 가는 곳은 어디일까? 구운동, 탑동, 서둔동 일대다. 거동이 불편해 복지관에 와서 식사를 하실 수 없는 분들의 집집마다 방문해 도시락을 배달하는 것이다. 문득 오갈 데 없는 분들을 보살펴 주신 꽃동네 신부님 말씀이 떠오른다. "얻어 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축복입니다." 얼마 전 이곳 복지관에서 있었던 신입회원 환영회에서의 이관구 관장님 말씀과 맥이 닿는다. 복지관에 와서 식사할 수 있는 것만도 커다란 행복이라는 말씀이다.

 

자원봉사자들은 오전 9시 30분에 출근, 복지관 차량을 이용해 도시락을 배달하고 빈 도시락을 수거해 돌아오면 12시가 넘는다. 평일 3시간 자원봉사를 하는 것이다. 오늘의 자원봉사자인 주인공 이규용 씨를 만났다. 그는 구운동에 거주하는데 작년 6월 7일 우연히 복지관에 왔다가 엘리베이터 벽에 붙은 '도시락 배달 자원봉사자 모집' 홍보물을 보았다. 담당 사회복지사를 만나니 봉사자가 부족해 배달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도시락 배달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도시락 배달을 하니 어떤 점이 좋은가 물으니 어려운 처지에 있는 누군가에게 따듯한 식사를 전달한다는 자체가 보람이 있어서 매일매일 뿌듯함을 느낀다고 답한다. 이제 나를 위한 것이 아닌 남을 위해 활동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한다. 봉사자로서 힘든 점은 아무래도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씨에는 길이 미끄러워 힘들다고 한다. 봉사자로서 각오는 힘이 닿는 데까지 계속 배달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힌다. 이러한 일은 누군가는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오늘 도시락 반찬은 네 가지다.

오늘 도시락 반찬은 네 가지다.

바구니에 담긴 도시락 가방 22개를 차량에 싣고 있다.

바구니에 담긴 도시락 가방 22개를 차량에 싣고 있다.


도시락 배달 봉사에 혹시 개선할 점이 있는지 물었다. 도시락 통을 매일 세척하다 보니 통이 닳은 것이 있다며 튼튼한 도시락으로 교체해야 할 것 같다고 한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노인장기요양급여(1급∼5급)를 받으시는 분들을 보니 마치 우리의 미래를 보는 것 같다"라며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서의 따뜻한 동참을 부탁한다"라고. 또한 이런 자원봉사 기회를 매개해준 복지관 관계자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도시락 배달 봉사를 하면서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고 소개한다. 화서2동 주민센터에 도시락 2개를 배달하면 동사무소 담당자가 도시락을 대상자에게 전해 주는데 수거하는 도시락이 무거웠다고 한다. 이것은 도시락이 비워지지 않고 그대로 돌아왔다는 뜻이다. 이런 일이 며칠간 계속되기에 이 봉사자가 복지담당 공무원에게 직접 연락해 가정 방문을 의뢰했다고 한다. 그가 들은 이야기는 '돌아가셨다'라는 것. 그는 여기에서 도시락 배달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안부 확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규용 씨는 오전 도시락 배달 봉사가 끝나면 오후엔 개인 시간을 갖는다. 그는 조원1동 주민센터에서 시니어 댄스를 배우고 있다. 2023년엔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에 시각장애인과 파트너가 되어 출전했는데 댄스 부분 동메달을 수상했다. 대회에 출전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고 한다. 입북동 방위협의회 회원이기도 한 그는 봉사실적이 우수해 2022년 수원시의회의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고색동 소재 '장애인 마을'에서 학습 보조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구운동 반지하 주택에서 도시락을 배달하고 빈도시락을 수거하고 있다.

구운동 반지하 주택에서 도시락을 배달하고 빈도시락을 수거하고 있다.

빈 도시락을 수거해 나르고 있다.

빈 도시락을 수거해 나르고 있다.

서호노인복지관에 이샛별 사회복지사는 "서호노인복지관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도시락 배달 자원봉사자를 연중 모집하고 있다"라며 "봉사 참여 가능 요일은 복지관과 협의 후 배치가 된다. 21세 이상 운전면허소지자 중에서 운전에 능숙한 분이라면 지원할 수 있다. 또 조수석에 동행하여 도시락 배달 수행 봉사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봉사 문의 070-4915-0498)

이규용 봉사자가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의 스마트폰에 나타난 봉사 실적을 보여주었다. 자원봉사 기간이 짧지만 총 봉사시간은 507시간이었다. 2024년 올해 봉사시간은 42시간, 전년도 봉사시간은 308시간, 총 마일리지는 90,000, 잔여 마일리지는 51,000이었다.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자원봉사자의 마음이 아름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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