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외국인 모범 주민 ‘나르기자’, 다문화상담사로 주민 통합 앞장 서
지난 5월 17일 열린 제17회 다문화 한가족 축제에서 모범 외국인으로 표창 수여
2025-06-11 13:02:10최종 업데이트 : 2025-06-12 13:08:48 작성자 : 시민기자 권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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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별 외국인주민 현황(출처: 2023.11.1. 행정안전부 인구주택총조사 기준, 단위:명)
2024년 10월 행정안전부가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분석하여 '2023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을 발표했다. 2023년 11월 1일 기준 행정안전부의 인구주택총조사 기준에 따르면 외국인 주민은 국내 총 인구 대비 4.8%(약 246만 명)에 달한다. 수원시 외국인 주민 또한 이 자료에 의하면 외국인 근로자 7,653명, 결혼 이민자 4,734명, 외국인 주민자녀 5,556명, 한국국적 취득자 7,290명, 외국국적동포 20,662명, 유학생 6386명, 기타 19,111명으로 합계 71,392명이라 밝혔다.
지난 5월 17일에는 수원 제1야외음악당에서 '제17회 다문화 한가족 축제'가 성황리에 개최되기도 했다. 수원시와 수원출입국·외국인청이 공동 주최하고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가 주관한 이 축제에는 내외국인 5,000여 명 이상이 함께했다. 그리고 여러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며 축제를 즐겼다.
또 기념식 중 모범 외국인에 대한 표창이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e수원뉴스는 지난 9일(월) 오후, 팔달구 지동에 위치한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에서 외국인 주민의 안정적 정착과 지역사회 통합을 이끈 다국어상담사로 모범 외국인 표창을 받은 나르기자 씨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는 기독교한국침례회 중앙교회가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수원중앙복지재단이 수원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이주민과 선주민을 잇는다는 미션으로 열린 마음과 다양성 존중, 이주민의 안정적 정주, 선주민과 이주민의 평등실현, 이주민이 시민의 일원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업무는 크게 총무팀, 상담팀, 교육팀으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 시설(출처: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 홈페이지)
주로 상담 사업과 교육사업, 복지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상담 사업으로는 상담・통역지원사업, 통번역사 교육 및 온라인 상담이 있다. 또 교육사업으로는 한국어교육과 직업능력개발교육, 사회통합프로그램, 조기적응프로그램이 있으며 복지사업으로는 공감소통역량강화사업, 무료진료, 세계문화체험, 중국동포 시민아카데미가 있다.
나르기자 씨는 2020년부터 현재까지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에서 다국어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주민 상담과 다문화 교육을 통해 이주민의 정착을 돕고, 다문화 사회 통합과 이해 증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표창을 받게 되었다. 특히 지금까지 상담사로 활동하면서 1,170건의 이주민 상담을 진행했다. 체류 상담을 통하여 합법적인 거주 방법과 안전한 근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이주민의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했다.
지난 5월 17일에 수원 제1야외음악당에서 열린 '제17회 다문화 한가족 축제'에서 나르기자 씨가 모범 외국인 표창을 받았다.(출처: 수원시 포토뱅크)
▶ 모범 외국인 표창을 받았는데 소감은? 수원시 다문화 사회를 위한 기여를 인정받아 받은 상이라 더욱 뜻깊다. 예전에 용인에서 일했을 때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수원에서도 받게 되어 더욱 뿌듯한 마음이 든다. 당연히 제가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하다.
▶ 한국에 오게 된 계기는? 우즈베키스탄에서 남편을 만나 한국에 들어와 결혼한 후 22년째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 처음엔 서울에서 살다가 이사를 자주 다니게 되었고, 수원에는 작년에 이사 왔다.
▶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2003년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어 공부를 하고 싶어도 마땅히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한국어를 배울 기회가 없었는데, 용인으로 이사 갔을 때 지역에 있는 다문화센터에서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또 아이가 학교에 입학한 후 시간적 여유가 생겨 한국어도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고 다문화 카페에서 봉사를 하며 의사소통 능력을 키웠다. 이후 2011년부터 2012까지 수원시출입국외국인청에서 행정 업무를 어려워하는 이주민을 돕는 봉사를 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어린이민속박물관에서 다문화이해교육 강사로 활동했었고, 2017년부터 현재까지 용인시다문화가족센터 다문화이해교육 강사, 2020년부터 지금까지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 러시아어,우즈베키스탄어 상담사로 활약하고 있다.
▶ 현재 맡고 있는 업무는? 저는 러시아어 상담사로서 현재 일주일에 두 번(월요일 1시-5시, 화요일 9시-5시) 출근하고 있다. 결혼이주여성보다는 주로 근로자 위주로 상담을 하고 있다. 고려인, 우즈베키스탄인, 러시아인을 대상으로 근로법, 출입국법, 비자 변경 등과 관련된 상담을 도와주고 있고, 관련 서류 작성 및 팩스 전송, 행정처리 방법 등도 설명해 주고 있다. 간혹 신청 기간을 잘 모르거나 컴퓨터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아침 9시가 되기도 전에 오셔서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분들도 우리가 돕고 있다. 또 노동문제나 임금체불처럼 법률적인 문제가 있을 시 노무사나 변호사를 연계해 주고 있으며 건강보험 정보도 협약된 병원들을 통해 지원 및 상담을 하고 있다.
▶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대부분이 근로자들이다. 다치거나 사고가 나도 본인이 잘 몰라서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있었다. 얼마 전 젊은 분이 다쳤는데, 괜찮을 줄 알고 진통제를 먹고 버텼는데 6개월 후 부작용이 생겨 못 걷게 되었다. 안산에 사는 분이라 안산에 관련 기관으로 연락해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도와드렸다. 우리는 주로 수원시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위주로 도움을 드리고 있다. 산재처리 및 통역도 해 드리고 있는데, 화성과 용인, 시흥, 심지어 먼 지방에서도 우리 센터로 연락하거나 직접 찾아와 상담을 받는 경우도 있다.
▶ 상담하면서 속상하거나 안타까웠던 적이 있는지? 사실 직접 찾아오셔서 상담을 하시면 좋을 텐데, 문의하는 것을 주저하거나 찾아오기 어려워하시는 분들 중 주변 친한 사람들에게 묻다가 잘못된 정보를 접해 손해를 보거나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 요즘에는 한국어를 몰라도 본인의 모국어로도 정보를 얻을 수가 있지만, 그것조차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럴 때는 센터로 찾아오셔서 물어보시면 친절하게 안내해 드리고 있으니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혼자 고민하지 말고 상담하시길 바란다.
나르기자 씨는 문화·종교 차이로 인한 갈등을 줄이기 위해 결혼이주 여성과 남편이 함께할 수 있는 문화 이해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싶다고 전했다.
▶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살면서 겪었던 고충이 있다면? 한국에서 살면서 제일 힘들었던 것은 아이 입시 문제였다. 아이가 고등학교를 선택할 때도 고민이 많았다. 진로상담도 어려웠고, 학원 선택도 힘들었다. 특히 아이가 대학교에 갈 때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몰라 엄마로서 고민이 많았다. 제 친구도 아이가 고등학교 2학년인데 현재 아이 교육 문제로 상담할 곳이 없어 힘들어하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가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일을 하고 싶다.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서 의료코디네이터 공부도 하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언젠가 이탈리아로 여행을 가고 싶다. 그리고 8월에 부모님을 한국으로 초대해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어머니는 출산할 때 한번 오셨지만 아버지는 한국 방문이 이번이 처음이시라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바람이 있다면 다문화교육의 중요성을 생각해 서로의 문화와 종교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나라별로 결혼이주여성과 남편이 함께할 수 있는 문화이해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통역을 하면서 남편과 아내가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달라 균열이 생기는 경우도 보았다. 근로자의 경우 종교적인 문제로 근로자와 사업주 간의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있었다. 정식 근로계약서를 쓸 때 그런 규정들을 다 쓰기도 하지만, 아르바이트로 가시는 분들은 음식이나 종교 부분에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외국인 주민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한국은 지원 정책이 정말 잘 되어 있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원 신청은 어디에서도 가능하다. 심지어 요즘에는 은행에도 통역사가 있는 경우도 있다. 찾아보면 정보를 얻거나 도움받을 수 있는 곳들이 많지만, 만약 혼자 찾기 어려우시면 언제든지 연락을 하시길 바란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시스템이 있다는 것에 대해 홍보를 많이 하면 좋겠다. 오시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이 아는 사람 소개로 왔다고 말한다. 좀 더 홍보가 되어 여러 사람들이 오셔서 정확한 정보를 얻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교육을 받길 바란다.
또한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초기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주민도, 사업체도 모두 교육이 필요하다. 비자 관련 교육이나 문화 교육, 개인정보 보호 및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교육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실제로 자신은 보호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용기를 내면 좋겠다.
인터뷰 후 사무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나르기자 씨는 한국 정착 후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다문화 프로그램과 교육 활동에 참여하며 타국 문화와 사상에 대한 수용성을 높였다는 평이 자자하다. 또한 항상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며, 타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수용성을 바탕으로 다른 이민자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성품을 지니고 있어 긍정적인 평을 받고 있다. 나르기자 씨처럼 다문화 사회의 든든한 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의 노력은, 이제 외국인 주민이 '함께 사는 우리 이웃'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수원시의 다양한 정책 추진과 센터의 지원이 결실을 맺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도 바람직한 다문화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각계의 협력과 문화 이해 확대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진정한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기를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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