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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희망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날들
아내의 노래 선생이 된 남편
2014-09-21 18:35:37최종 업데이트 : 2014-09-21 18:35:37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모든 일상이 모여 삶이 된다. 우리는 살면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애쓰고 있다. 한국인들에게는 지극히 일상적인 일인 것을 시민기자는 살아보지 못했다. 물론 늦은 결혼과 국내와 국외를 막론하고 떠돌던 생활 때문이었다. 

뒤늦게 결혼하고 아내와 한국에 와서 잠시 지내자는 마음으로 머물고 있다. 마음 안에서 떠날 날을 먼저 기약하고 있는 시민기자는 최근 평범한 일상을 위해 스스로 이주노동자처럼 지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다보니 한국의 지인들과 일부러 찾아 만나는 일들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래서 아내와 보내는 날이 매우 많다. 
내게는 아내를 도와 아내가 일상적인 한국인들의 삶을 배울 수 있도록 도우미 역할을 자처한 삶이다. 

2주일쯤 전이다. 아내는 한국어 말하기대회에 나가겠다며 자신이 겪은 에피스드들을 간추리고 있었다. 이미 e수원뉴스에도 소개한 바 있는 시어머니와의 대화, 이름이라고 배웠는데 관공서에서 성명이란 물어서 당황했던 이야기, 좋아도 죽겠다. 재미있어 죽겠다고 말하는 드라마 속 이야기들이 아내의 한국어 말하기 대회 에피스도 들이다. 

아내의 희망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날들_1
다문화복지센터에서 주최한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한 아내, 출전하기 전과 출전해서 말하기를 하고 있는 아내다.
 
이제 아내는 많은 시간 한국어를 듣고 말하는 기회를 갖기를 원하고 있다. 그런 기대는 드라마를 본다거나 노래를 배우겠다는 뜻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시민기자 워크숍에서 시민기자가 불렀던 장윤정의 번안곡 "꽃"이란 노래를 듣고 배우고 싶다고 해서 열심히 배우고 있다. 한국인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노래방에 가 한 곡 정도의 노래를 부를 수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자청해서 배우는 것이다. 

며칠 전에는 한국어 가정교사 분의 안내로 다문화복지센터가 주최한 "한국어 말하기·끼 대회"에 출전한다고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배우며 겪은 에피소드들을 간추려 발표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시민기자는 이런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이제 좀 더 자신감을 갖는 느낌이 들어 매우 즐겁고 행복한 느낌이다. 어색하고 불편한 일상에서 벗어나 좀 더 친숙하고 익숙한 느낌으로 한국인의 문화 속으로 좀 더 가까이 다가서려는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내의 희망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날들_2
심사위원들, 그리고 각국의 이주여성들이 끼대회와 말하기 대회에 참가해 자신들의 장기를 펼치고 있다.
 
대회에 출전해서 입선을 하지 못했다며 근무 중인 시민기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조금은 실망스런 느낌이었지만 곧 두근거림 때문에 제대로 발표를 못했다며 웃는다. 다행이다. 다가서려던 마음에 돌부리에 걸린 느낌이 들면 자칫 체념도 하고 포기도 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 아닌가? 

사실 시민기자는 아내가 발표도 잘하고 입선도 할 줄 알았다. 이미 오래 전부터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자로 선 경험이 많은 방송국기자였으니 걱정이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몇 차례 행사장에서 네팔 노래공연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기자는 새로운 경험을 하며 한 걸음 웃으며 발전의 길로 걸음을 옮겨 딛는 모습이 보기 좋다. 가끔씩 늦은 밤에 인근의 청소년문화센터를 걸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을 할 때도 아내의 기운을 북돋워주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직도 편안히 지내는 한국인 친구를 만들어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곧 그런 친구도 생기리라 기대해본다. 그렇게 봄, 여름, 가을이 왔다. 다시 겨울이 가고 계절을 달리하며 아내의 꿈이 이루어져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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