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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이매진] 끄라비, 에메랄드 빛깔의 열대 낙원
2017-06-17 08:02:56최종 업데이트 : 2017-06-17 08:02:56 작성자 :   연합뉴스
[연합이매진] 끄라비, 에메랄드 빛깔의 열대 낙원_1

[연합이매진] 끄라비, 에메랄드 빛깔의 열대 낙원



(끄라비<태국>=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현대적이고 화려한 국제도시 방콕, 여행자로 북적거리는 휴양지 푸껫과 파타야, 초록빛 숲이 싱그러운 북부의 치앙마이는 태국을 대표하는 여행지다. 태국을 여행했다면 한 번쯤 방문했을 만한 곳이다. 하지만 이런 곳들은 너무 유명해 사람들로 시끌벅적하다. 좀 더 여유롭게 휴가를 만끽하고 싶다면 남부로 눈을 돌려보는 것이 좋다. 옥색 바다와 새하얀 해안선, 초록빛 무성한 숲이 합작한 수채화는 천국의 풍경을 보여주는 듯 아름답고 황홀하다.
태국 남부의 휴양 중심지는 끄라비(Krabi). 태국의 남서쪽 끝자락에서 안다만(Andaman) 해를 마주 보며 섬 130여 개를 품은 끄라비는 태국 최대 섬 휴양지인 푸껫에서 동쪽으로 바다를 건너 45㎞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한국에서는 직항편이 없어 방콕을 경유하면 1시간 10분, 푸껫에서는 뱃길로 2시간을 가야 한다. 그래서인지 한국인 여행객의 방문이 많지 않은 곳이다.



◇ 저마다 다른 매력 품은 4개 섬 투어

끄라비가 선사하는 최고의 선물은 크리스털처럼 투명한 바다와 기암이 솟은 섬이다. 끄라비에 있는 왕사이 선착장에서는 피피(Phi Phi) 섬, 홍(Hong) 섬, 4개 섬 투어 중에서 선택해 여행을 떠날 수 있다. 4개 섬 투어를 선택하고 스피드보트에 올랐다. 선착장을 출발해 채 5분이 지나지 않아 하늘빛을 닮은 에메랄드 색깔의 바다가 펼쳐지고 기괴한 모양의 바위 덩어리가 하늘에서 떨어지다 아무렇게나 꽂힌 듯한 조그만 섬들이 눈길을 끈다.
15분 만에 도착한 첫 번째 섬은 일명 '보이지 않는 섬'(Unseen Island)이라 불리는 터브(Tub). 전남 진도의 신비의 바닷길처럼 날마다 썰물 때면 바닷길이 열려 무릎 정도 깊이 바다를 걸어서 반대편 섬까지 갈 수 있다. 이곳 해변과 바닷길에는 산호 가루가 쌓여 있어 바닷속이 투명하게 보인다. 터브 섬 인근에는 닭이 머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바라보는 듯한 치킨 섬, 산호 가루로 뒤덮인 눈부시게 하얀 해변에서 아이스 블루 빛깔 바다에 높이 솟은 기암이 이국적인 포다(Poda) 섬이 있다.
4개 섬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섬이 아니라 끄라비 해안선에 있는 프라낭(Phra Nang) 해변이다. 깎아지른 듯한 석회암 절벽과 백사장,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천국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이 중 여행자를 가장 유혹하는 것은 절벽. 암벽 등반가들이 가느다란 줄에 의지해 한 발짝씩 내딛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초보부터 전문가까지 누구나 암벽등반에 도전할 수 있다.
섬 투어 중에는 스노클링도 즐길 수 있다. 장비를 착용하고 물속에 뛰어들면 수중 생태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고요한 그곳에서는 화려한 빛깔의 열대어 무리가 황톳빛 산호를 배경으로 춤을 춘다. 주황빛에 하얀 줄무늬가 있는 깜찍한 니모도 볼 수 있다. 산호들 틈에서는 날카로운 침이 돋아난 새까만 성게가 하얀 눈을 두리번거린다. 사람도 많지 않아 바닷속은 고요하고 평화롭다.



◇ 맹그로브 숲에 나타난 원숭이

끄라비의 아름다운 자연은 카야킹으로도 감상할 수 있다. 끄라비의 중심 해변인 아오낭(Ao Nang)에서 북쪽으로 자동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탈린 만(Ao Thalane)에서는 카약으로 물길을 지나면서 바다와 맹그로브 숲, 기암이 합작한 몽환적인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
카약은 보통 2명씩 탄다. 여행자가 직접 패들링을 할 수 있지만, 추가 비용을 내면 전문가가 동행해 노를 저어준다. 카야킹 포인트에서 카약에 올랐다. 맞은편 석회암 절벽 지대를 따라 오른쪽으로 이동하자 가파른 기암이 이어진다. 태국 지도를 똑 닮은 바위가 있고 각종 동물처럼 보이는 바위도 있다. 석회암이 흘러내려 형성된 것들로 마치 석회동굴 속을 지나는 기분이 든다. 기암 사이에 자연적으로 생성된 작은 해변도 만날 수 있다.
기암을 따라가다 돌연 카약이 맹그로브 숲으로 들어섰다. 좁은 수로가 거미줄처럼 연결된 그곳에는 원시의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숲 속에는 노 젓는 소리와 새 소리, 풀벌레 소리만 들려온다. 가끔 족히 길이 1m는 될 듯한 도마뱀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며 방문객을 놀라게 하곤 한다.
멀리 원숭이가 나타났다. 이방인의 방문이 익숙한 듯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맹그로브 무성한 좁은 수로를 지날 무렵 원숭이와 눈빛을 교환했다. 돌연 카약으로 뛰어오르더니 허락도 없이 가방을 뒤진다. 잽싸게 가방을 닫자 손목을 꽉 쥐더니 기자의 얼굴을 험상궂은 표정으로 바라보며 괴성을 지른다.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리고 몸은 굳어져 움직일 수 없었다. 원숭이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맹그로브 숲 속으로 사라져 갔다.



◇ 물놀이 즐기는 히잡 쓴 여인들

아오낭에서 남동쪽으로 70여㎞ 떨어진 내륙에는 에메랄드 풀(Emerald Pool)이 있다. 라오스 루앙프라방에 있는 에메랄드 빛깔 꽝시폭포처럼 자연적으로 형성된 천연 수영장이다.
일요일을 맞아 주차장에는 자동차와 버스가 가득하고 에메랄드 풀로 가는 길은 인산인해다. 외국인 여행자는 거의 볼 수 없고 태국인이 대부분이다. 무슬림 지역인 남부답게 히잡을 쓴 여인들이 많이 보인다.
나뭇가지가 하늘을 뒤덮은 울창한 숲길을 20여 분 걸어 들어가자 에메랄드빛 물웅덩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둥그런 천연 수영장에는 꽤 많은 사람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히잡을 뒤집어쓴 채 물놀이는 즐기는 여인들의 모습도 이채롭다. 어린아이들은 물속으로 뛰어들며 사방으로 물을 튕겨낸다. 물웅덩이 주변 계곡과 물이 흘러내리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털썩 주저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방문객이 적은 평일에 방문하면 조금 고요한 분위기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낮에 섬 투어와 주변 명소 방문으로 시간을 보냈다면 저녁에는 아오낭 해변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끄라비 타운의 야시장에 가면 좋다. 노란색 포장마차가 길 양쪽을 빼곡하게 매운 야시장에서는 그림과 장신구, 패션 아이템, 가방 등을 판매한다. 팟타이, 꼬치, 해산물 구이, 로티 등 군침을 돌게 하는 길거리 음식도 맛볼 수 있다. 특히 로티는 태국에서도 끄라비 사람들이 가장 맛있게 조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6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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