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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웃음과 친절이 있는 파키스탄 훈자마을
2018-01-02 10:30:00최종 업데이트 : 2018-01-02 10:30:00 작성자 :   연합뉴스

파키스탄 중동부의 라호르는 상업·금융의 중심지다. 인도에서는 지천에 널린 소똥 때문에 땅만 보고 다녔는데 소들이 묶여 있는 이곳에선 드디어 하늘을 보며 다닐 수 있었다. 한국인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200루피(약 2천 원)에 방을 구했다.
에어컨이 있는 방은 500루피지만, 자주 정전이 된다는 말에 포기했다. 주변국인 인도나 네팔에선 하루에 한번 전기가 나가지만, 파키스탄에선 하루에 한 번 전기가 들어올 정도라고 했다. 결국 너무 더워 동행한 지인과 슬리핑백을 들고 옥상에 가서 잠을 청했다.
훈자마을에 가기 위해 아침 6시쯤 숙소를 떠났다. 예매한 버스표는 7시 반이지만, 30분 전에 도착하지 않으면 티켓을 다른 사람에게 판다니 일찍 나설 수밖에 없었다. 간신히 버스를 타고 4시간 반가량 달려 라활핀디에 도착한 후 다시 길깃행 버스로 갈아탔다. 직행이지만 21시간을 달려야 하니 꼬박 하루를 버스 안에서 보내는 셈이다.
그런데 버스가 달리는 길을 보니 심장이 내려앉았다. 중국과 합작으로 만들었다는 고속도로는 아래쪽이 낭떠러지고, 위쪽에선 돌이 굴러 떨어지기 직전이었다. 실제로 많은 사고가 난다고 했다.
그래도 밤이 되니 잠이 쏟아졌는데, 중간에 기사가 세 번이나 잠을 깨웠다. 여권을 들고 차 밖의 검문소로 나가 장부에 이름과 국적, 목적지, 비자번호 등을 적기 위해서였다.
제대로 잠을 못자 머리가 띵한 상태에서 아침 9시쯤 길깃에 도착했다. 그러나 여기서도 훈자마을은 지프를 타고 두 시간 반쯤 떨어진 거리에 있었다.
고생 끝에 훈자마을에 도착해 숙소를 잡았는데, 딸려 있는 식당 이름이 '복만이네'였다. 파키스탄을 좋아하는 한국인 남성 '복만' 씨가 이곳에서 혼자 식당을 하며 붙인 이름이었다. 운영 조건은 수익의 10%를 파키스탄 아이들을 위해 쓰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실제로 어려운 파키스탄 아이들에게 책이나 교복을 사주고 있었다.
3층 방에 짐을 풀고 창밖을 보니 하얀 설산이 눈앞에 펼쳐졌다. 너무 아름다워 고생길도 억울하지 않았다. 그런데 화장실에 갔더니 물이 시멘트 색이었다. 빙하가 녹은 물이어서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훈자에서는 이 물을 먹고 이 물로 씻고 빨래하고 모든 생활을 하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마을이라고 했다.
다음 날 아침, 지프를 빌려 나이 든 교수 부부, 프랑스인 할머니, 내 지인과 빙하·설산 트레킹에 나섰다. 처음 도착한 곳은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촬영한 '인디아나 브리지'. 아래로는 강물이 세차게 흐르는데 다리가 출령거려 보기만 해도 비명이 나왔다. 용감한 내 지인이 앞장을 서자 나도 용기를 내 한 걸음씩 건너갔다.
두 번째로 간 곳은 호수였다. 그런데 아침 10시밖에 안됐는데 호숫가 레스토랑에 점심을 주문하라고 했다. 웬일인가 했더니 요리가 워낙 오래 걸려 미리 주문해야 오는 길에 먹을 수 있다고 했다.
빙하에 도착했을 때 모두 탄성을 질렀다. 설산과 이어진 빙하가 장관이었다. 갈라진 빙하의 틈은 에메랄드빛이었다. 얼음의 일종이니 흰색이리란 생각은 착각이었다. 빙하 아래쪽에선 녹은 물이 강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빙하가 내려오는 곳에선 찬바람이 불어왔다. 극지에만 빙하가 있는 줄 알았는데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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