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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철은 돌아 왔는데 어찌할까?
시장에 농민들이 팔러온 농산물은 깎을 생각을 말자
2014-03-10 20:25:11최종 업데이트 : 2014-03-10 20:25:11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농사철은 돌아 왔는데 어찌할까?_1
농사철은 돌아 왔는데 어찌할까?_1

올해도 밭 농사를 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고 있는 중이다. 작년에 밭 농사를 한다고 너무 고생을 해서 그런지 지난 겨울부터 오른팔 어깨가 아파서 일을 할수 있을지 없을지 몰라서다. 
재작년에 운동삼아 왔다갔다 하면서 밭 농사를 지어 본다고 주말농장 10평을 9만원에 임대를 했다. 처음 짓는 농사라 서툴기는 했지만 고추랑 상추 쑥갓 아욱 방울토마토 등 이것 저것 여러가지를 심었었다. 

햇볕을 직접 받으면서 자란 채소들은 영양가도 높지만 향긋한 향과 그맛은 일품이다. 비닐 하우스에서 재배해 슈퍼나 마트에서 파는 채소들은 그런 향이나 맛이 나질 않는다. 그래서 밭에서 재배한 채소를 맛본 사람들은 그 맛과 기르는 재미 때문에 매년 밭 농사를 짓게된다. 
작년에는 주말농장 임대가격 10분의1에 불과한150 여평쯤 되는 밭을 15만원에 임대 하라고 해서 싸다는 생각에 덜컥 임대를 했다.

사실 농사를 지어보지 않아서 어느 시기에 어떤 씨앗을 뿌리고 무슨 묘종을 사다 심어야 하는지도 모르고 농사가 얼마나 힘드는지도 모르면서 욕심을 냈다. 봄이라서 여기저기 풀이 수도없이 돋아났다. 
어쩔수가 없어 5만원을 주고 트랙터로 갈아 엎었다. 아내는 교회에 다니기 때문에 농사를 짓는 교인들을 많이 알고 있다.그 분들이 각종 콩과 씨앗도 주고 남문 시장에 가면 묘종도 싸게 구할수 있다고 했다.

농사철은 돌아 왔는데 어찌할까?_2
농사철은 돌아 왔는데 어찌할까?_2

농사를 짓던 분들에게 교육을 받아가며 비료 퇴비 토양 살충제를 뿌리고 시기별로 씨앗을 뿌리며 묘종을 구해다 본격적으로 심기 시작했다. 
채소류는 상추 쑥갓 아욱 부추 배추 무우 대파 쪽파 시금치 당근 양배추등 12종 콩종류도 서리태 메주콩 강낭콩 팥 녹두 동부콩 넝쿨콩 땅콩등 8종.그외로 생강 감자 고구마 토마토 방울토마토 가지 오이 고추 참외 수박 옥수수 참깨 들깨 호박등 40여종을 심었다.

주위에서 같이 농사를 짓는 분들이 옛날 부잣집 대농(大農)이라고 까지했다. 이것저것 욕심껏 심기는 했지만 심어만 놓는다고 다 먹는건 아니다. 
여름 한낮에는 더워서 일을 할수가 없다 더위를 피해 아침 6시경 밭에가면9시경에 돌아온다. 저녁때 4시경 밭에나가 일하고 돌아오면 밤 8~9시가 된다.풀은 뽑아도 뽑아도 계속 나오고 벌레는 약을 해도해도 끊임없이 생긴다. 

농사는 사람과 풀과 벌레와의 쉴새 없는 생존의 싸움이다. 아내와 일을 마치고 밤늦게 돌아오면서 이런 말을 나누었다. 농민들이 시장에 팔러나온 농산물 가격을 깎자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 내가 일을 해보니 농민들은 참 불쌍한 사람들이다. 농사 짓기가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줄 몰랐다. 우리 부부가 밭에나가 일한 시간을 품삯으로 환산하고 임대료 퇴비 비료 약값을 모두 추산하면 4월~10월까지 7개월 동안 300만원이 든다.

1년간 채소를 사먹고도 남을 돈이다. 옛날 어른들 말씀 중'1년 농사를 짓고나면 장(간장)값이 모자란다'는 말씀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 고생을 한 생각을 하면 누구도 콩한톨 나눌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작년에는 농사지은 배추로 김장을 담아 자식들도 조금씩 나눠주고 김장을 못한 집에도 나눠 줬다. 콩과 고구마가 잘돼 고생한건 다 잊어 버리고 친지들에게 조금씩 나눠주는 보람도 나쁘지만은 않았다. 

농사를 지으면서 느낀 것도 배운 것도 많다 무공해 무농약이라고 판매하고 있지만 농약을 않고 먹을수있는 채소류는 상추 쑥갓 아욱 시금치 부추 당근 호박뿐이다. 체험으로 얻은 상식이다. 아내는 고생을 많이해서 내 팔을 핑게로 올해는 밭 농사를 하지 말자고 한다. 고생은 되지만 일 하고 돌아올때 싱싱한 고추며 상추랑 쑥갓을 뜯어다가 밥을 싸먹으면 피로도 다 잊게된다.

농사철은 돌아 왔는데 어찌할까?_3
농사철은 돌아 왔는데 어찌할까?_3

글을 쓰다보니 작년 농사를 지으면서 가을에 쓴 '농부의 가을' 이란 졸시(拙詩)가 생각이 나서 함께 올려본다.

                                                   농부의 가을
                                                                                                                           차봉규

                                           잔디에 누워 팔베개를 베고
                                           파아란 하늘을 바라본다
                                           천고마비지절(天高馬肥之節)이라 

                                            높고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 구름이 모였다 흩어졌다
                                            동물모양 사람모양 갖가지 그림을 그리네

                                            들녁에는 황금 물결이라
                                            누렇게 알알이 익은 벼 이삭이
                                            논에나온 농부에게 고개숙여 인사를 한다.

                                            올 농사도 풍년이라
                                            말 잠자리 고추 잠자리도 춤을 춘다
                                            쓰르르~ 맴~맴~ 매미란 놈이 흥을 돋군다

                                            고추란 놈은
                                            빨갛게 물들여 놓고 김장을 재촉한다
                                            배추랑 무우도 푸른옷 갈아입고 맵시를 냈네

                                           서리태도 메주콩도
                                           임신부처럼 배가 불렀네
                                           들깻잎에 방아깨비도 이리뛰고 저리뛰고 뜀뛰기한다

                                           풀잎에 귀뜨라미도
                                           찌르르~찌르르 가을을 알려준다
                                           얼씨구 절씨구 풍년이 왔네 풍년이 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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