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二색 지게길’ ‘수레미 고개’ ‘수원 광주이씨 월곡댁’ 초가집을 걷다
길은 생명이다. 걷고 싶은 ‘수원 팔색길’
2014-03-09 23:29:38최종 업데이트 : 2014-03-09 23:29:38 작성자 : 시민기자 김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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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미 마을을 지나 고개에 이르자 '一색 모수길'이 교차하는 갈림길이 나온다. 지난번 모수길 탐방 때 지나간 길이라 잠시 머무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봄이라지만 최저 기온이 영하 2도로 한 낮에도 쌀쌀하다. 바람이 불지 않는 양지 바른 곳을 찾아 배낭을 벗어놓고 잠시 햇볕과 마주한다. 따뜻하다. 옛날 나무꾼이 지게에 한가득 나무를 지고 내려오다 잠시 쉬어가는 기분을 느껴 본다. 물은 생명이다. 약수터 광교산 피톤치드 방출 안내표를 지나자 '물은 생명이다. 한철 약수터' 표석이 나온다. 약수터는 먹는 물로 충분하다는 '적합'이라는 수질검사표가 붙어 있다. 물통에 샘물을 받고 있는 사람이 필자에게 한 주걱의 물을 떠준다. 감사하다는 인사말과 함께 시원한 약수를 단숨에 마셨다. 약수터에는 1991년 5월에 만들어졌다는 머릿돌이 있다. '한철 약수는 날로 급증하는 회원들로 기존의 금암 약수가 너무 복잡하여 파장동의 전한철 회원이 주관하여 옷 나무골 회원과 여러분들의 협조하에 오늘과 같이 맑고 깨끗한 약수를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다 같이 자손 만대로 물려주기 위하여 깨긋히 관리하며 영원토록 보존합시다' 라고 적혀 있다. 한철 약수터는 옛날 마을 사람들이 사용하던 우물이 아니라 현대에 발견된 것이라 역사적 가치가 높지는 않다. 그렇지만 역사라는 것이 현재를 살고 미래가 되면 또 하나의 역사 될 것이다. 약수터 아래는 깊은 골짜기로 연결되어있다. 골짜기는 텃밭이 만들어져 있다. 텃밭은 개인 소유로 분양을 하여 도시 농부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한다. 농장 옆으로 개울이 있다. 개울에는 작은 물줄기가 졸졸 소리를 내며 흐르고 낙엽이 쌓여 있다. 물과 낙엽이 함께 어울려 있는 개울이야 말로 자연의 순리를 역행하지 않는 친환경 그대로다. 개울에는 1급수라는 표지가 있다. 수원시장의 이름으로 된 표지는 "이곳 소하천은 맑은물 1급수가 흐르고 다양한 물속 생물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생물자원과 하천을 보호하기 위해 다음 준수사항을 지켜 주시기 바랍니다. 무단훼손, 농약살포 등" 항아리 화장실 골짜기가 끝나자 항아리 화장실이 있다. 항아리 화장실은 큰 항아리 모양으로 지어졌다. 항아리 화장실에서 광교산을 바라보면 지게길이 아닌 왼쪽 골짜기는 약수암 가는 길이 있다. 지게길 종점이 얼마 남지 않아 여유가 있어 약수암으로 발길을 돌렸다. 약수암은 크지 않은 암자다. 광교산 89개 암자중 하나로 남아 있는 것인지 자세한 기록을 찾을 수 없다. 모든 것은 잠시 사용할 뿐이다. 영동고속도로 아래 통로를 지나 걷다보니 지게길 2-45표지 왼쪽에 사찰이 있다. '대한불교 천태종 광교산 용광사'다. 절은 웅장하면서 화려하다. 사찰 경내는 욕심은 허무한 것이라는 표석이 있다. "이 세상에 내 것이 어디 있나 / 사용하다 버리고 갈 뿐이다" 초가집 지붕 갈이 지게길 2-46표지 왼쪽에 초가집이 있다. 이곳은 '수원 광주이씨월곡댁'으로 '중요민속문화제 제123호'로 지정되어있다. 초가집 이엉(덮개)를 갈아 얻는 작업이 한창이다. 필자도 어린시절 초가집 지붕을 갈아 얻는 것을 보았다. 지붕 갈이를 할 때는 온 동네 어른들이 모여 함께 도왔고, 막걸리 한잔에 목을 축이면 축하해 주던 모습들이 추억으로 다가온다. 중요민속문화제인 초가집은 개인 소유로 현재 개인이 거주하고 있다. 집으로 들어가자 농사를 하는 도시 농부의 집인지 농구기 들이 있다. 이집은 안채와 대문 바깥채로 구분되어있다. '이 가옥은 조선 말기에 지어진 살림집으로 뒤에는 낮은 산이 있고 주위로 나지막한 산이 둘러져 있으며 앞에는 광교산에서 흘러내내리는 개울이 있고.... 건물은 안채, 사랑채, 헛간채, 광 등으로 구성....ㄱ자 형과 ㄴ자 형으로 지어져 있다.' 파장동을 지나는 1번국도 지하도를 건너 파장시장에서 재래시장을 둘러보고 나니 지게길이 끝나는 '七색 효행길'과 마주친다. 행길은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 묘소 현륭원을 참배할 때 지나다니던 길이다. 걷기 좋은 수원팔색길 중 '二색 지게길' 탐방을 2회에 걸쳐 걸으면서 기록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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