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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같은 금액으로 살 수 있는 휴대폰은?
이동통신 3사의 영업정지를 보면서
2014-03-11 13:08:04최종 업데이트 : 2014-03-11 13:08:04 작성자 : 시민기자   문예진
13일부터 이동통신사들의 영업정지가 시작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불법보조금지급으로 과열된 휴대폰단말기 시장에 대한 강력한 조치로 최장기간의 영업정지라는 메스를 댄다. 이동통신사들의 영업정지 기간에는 휴대폰의 신규가입과 번호이동을 할 수 없으며 기기변경도 할 수 없다. 

다만 파손 및 분실된 경우에만 기기변경이 허용되며 24개월 이상 사용한 경우에도 기기변경이 가능하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휴대폰. 이 휴대폰에 들어가는 비용이 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시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편이다. 
고액의 단말기 대금과 매달 나오는 통신요금을 합하면 휴대폰 1대당 최소 5만원에서 10만원 사이의 금액이 결제되기 때문이다. 

우리 집의 경우만 해도 다섯 식구가 사용하는 휴대폰 요금으로 30~40만 원 정도의 금액이 매달 결제되고 있다. 언제 어느 곳에서나 휴대폰의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필요한 데이터요금만해도 상당한 금액인데, 거기에다 일백만원에 가까운 단말기 값을 할부로 나누어 납부하기 때문에 매달 끊임없이 거금을 휴대폰 사용요금으로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휴대폰을 가입할 때 대부분 24개월 약정기간을 채택하기 때문에 단말기 대금도 약정기간과 같은 기간으로 나누어 내고 있다. 통신요금이 부담스러울 때는 약정기간만 끝나면 부담이 덜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약정기간이 끝나기만 애타게 기다리게 된다. 

그런데 24개월, 2년이라는 기간은 참으로 길고도 길다. 왜 그렇게 길게만 느껴지는지 도무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약정기간이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다보면 2년이라는 기간이 채워지기는 한다. 

이때 신기한일이 생긴다. 약정기간을 채울 때쯤 되면 사용하는 휴대폰이 슬슬 말썽을 일으킨다. 이상증세를 보이며 새로운 휴대폰으로 바꾸고 싶은 유혹을 일으키게 한다. 
24개월 약정기간을 채우는 동안에 새로 나온 최신형의 단말기들이 손짓을 하며 살랑살랑 유혹을 한다. 어지간한 강심장이 아니면 그 유혹을 뿌리치기가 또한 쉽지 않다. 결국은 더 비싼 최신형 기종으로 바꾸면서 휴대폰에 들어가는 비용은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약정기간을 다 채우고 바꾸면 그래도 다행이다. 
아이들의 경우는 더 심하다. 1년 정도만 지나면 벌써 이런저런 문제들이 생긴다면서 새 제품으로 바꾸고 싶어 한다. 친구들의 최신형 단말기를 보면서 자신도 바꾸고 싶어서이다. 
거기에다 잦은 사용으로 기계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입력버튼이 제대로 눌러지지 않는다거나 액정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새로운 기종으로 바꾸고 싶어 하는 아이와, 최소한 약정기간이 끝날 때 까지는 써야한다 면서 실랑이 하는 것도 휴대폰사용이 늘어나면서부터 가끔은 겪는 일이 되어가고 있다. 이렇게 기회만 되면 새로운 휴대폰으로 바꾸다보니 다섯 식구가 가입되어있는 이동통신사도 제각각이라 가족끼리 묶어서 사용하면 받을 수 있다는 혜택도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내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도 지난 2월로 약정기간이 끝났다. 그런데 약정기간이 한참이나 남아있던 작년 봄부터 기계에 이상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전화걸기가 안 되는 경우도 많다. 휴대폰화면이 정지상태가 되면서 어떤 버튼을 눌러도 작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럴 때는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면 작동이 되는데 머피의 법칙처럼 정말 급하게 전화 걸 일이 있을 때면 꼭 이런 현상이 나타나서 애타게 만들고는 한다. 

여러 가지 문제들이 생기면서 나도 휴대폰을 바꿔야 하나 생각하면서 휴대폰시장을 기웃거려 보기도 한다. 높은 단말기 보조금으로 유혹 할 때면 위약금정도야 뭐.. 하는 마음이 되면서 흔들릴 때도 있지만 그래도 최소한 2년은 채우고 바꾸자는 결심으로 참으며 휴대폰을 아기 달래듯 살살 달래며 사용을 했다. 저장된 내용들 중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지우기도 하고 초기화도 시키는 등의 노력으로 겨우 2년을 버텼다. 

언제 어디서나, 같은 금액으로 살 수 있는 휴대폰은?_1
언제 어디서나, 같은 금액으로 살 수 있는 휴대폰은?_1
 
새로 나온 멋진 모델의 단말기가 마음을 현혹시키고 때마침 기계가 말썽을 일으키다 보면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얼른 매장으로 달려가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 약정기간이 남아있어서 위약금을 지급해야 함에도 쉽게 결정 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단말기 보조금 때문이다. 
공짜 폰부터 시작해서 몇 십만 원까지의 보조금을 지급받으면 실제로 내야하는 단말기 값은 대폭 줄어드는데다, 24개월 또는 36개월까지 할부로 나누어 계산해주는 직원의 친절한 설명을 듣다보면 내 돈 하나도 안내고 공짜로 신제품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져 덜컥 가입을 하고 만다. 

이제 약정기간도 모두 끝나서 홀가분하게 새 모델로 바꿀 수 있는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매달 나가는 단말기 값이라도 줄여보고자 지금 사용하는 휴대폰을 당분간 계속 쓰려고 결심하고 있는 나에게도 몇 번의 흔들림이 있었다. 이동통신 3사의 영업정지를 앞두고 벌어진 이른바 '2.11대란'. 통신사들이 마지막으로 고객을 확보하기위해 대대적인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한 날이다.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루며 진풍경을 연출했다는 그날, 나 같은 아줌마는 발 빠른 사람들이 모두 혜택을 본 다음에서야 소식을 들었지만, 그럴 때는 안 바꾸는 사람이 손해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2.11대란 이후로도 실시간 검색어 1위로 2.28대란이니 3.04대란이니 하는 글이 올라 올 때마다 나도 이번기회에 신형휴대폰을 가져볼까 하는 흔들림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주변머리가 없어서 물건 값을 제대로 깎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들은 가격정찰제를 가장 선호한다. 휴대폰시장도 마찬가지다. 
그날그날의 운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고 정보입수 여하에 따라 몇 십 만원의 금액이 좌우되는 제품가격이라면 분명문제가 있는 것이다. 몇 십만 원씩의 보조금을 지급 해 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의 가격을 내려서 판매해도 된다는 뜻이 될 것이다. 

해외에서 판매되는 가격에 비해 내수시장에서 판매되는 단말기 값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이야기는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제조업체와 판매자, 중간유통 상인 대리점, 그리고 그 모두에게 가장 소중한 소비자가 모두 만족 할 수 있는 휴대폰시장이 형성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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