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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민자를 위한 아주대 한국어학당 수강생 모집
경기도와 수원시 위탁 교육 수강생 모집 중
2014-03-09 18:22:36최종 업데이트 : 2014-03-09 18:22:36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경기도 수원시 위탁 결혼이민자를 위한 아주대한국어학당 수강신청

아내에게 2014년 봄날은 겨우내 벼르고 벼르던 봄날이다. 다른 것이 아니라 아주대한국어학당에서 진행하는 경기도와 수원시 위탁 한국어 수업이다. 

사실 아내가 한국에 오기 전 네팔인들과 함께 신랑이 가르치는 수업을 받으며 읽고, 쓰기를 어느 정도 할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을 아내는 알고 있다. 그리고 성격적으로 완벽하지 않으면 답을 안하려하는 태도도 아내의 특징이다. 
기자정신이 강해서인지 어설픈 것들에 대해서는 나서려 하지 않고 분명한 것만 심사숙고해서 드러낸다. 마음 같아서는 모자라도 들이대며 익히기를 원하는 내 입장과 다르다. 

아내는 조금 하는 것을 할 줄 안다고 안한다. 스스로 자신감 있게 말하지도 않는다. 네팔어가 되는 신랑인 내 탓이 크다. 사실 보통의 외국인들 같으면 안되는 말이라도 필요에 의해서 억지로라도 해댄다. 
그런데 그렇게 하다보면 말이 늘고 자신감도 생기게 마련인데 아내에게 나는 그런 체험의 여유(?)를 주지 못했다. 

결혼이민자를 위한 아주대 한국어학당 수강생 모집_1
매탄동 힐스테이트 정원에 있는 조소작품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두 그림은 봄의 이미지를 그린 러시아 친구의 그림이다.

요즘 날씨가 무척이나 따뜻해졌다. 웃풍이 심하던 방기온도 이제 맑은 공기를 불러도 좋을 만큼 안온해졌다.
2~3일 전 아내와 매탄동 힐스테이트 아파트단지 내에 있는 매탄1동 동사무소를 찾았다. 아주대한국어학당에서 필요로 하는 서류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겨우내 우리 부부의 눈길을 사로잡은 모가지가 긴 사슴인지 모가지가 긴 소인지 알 수 없던 조소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사실 눈길을 사로잡은 작품 앞에서 사진 한 장 못 찍은 것은 수많은 장식으로 옷을 입어서였다. 사람도 장식이 지나치면 아름다움을 잃듯이 작품 또한 마찬가지다. 지나친 치장이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아무튼 아내와 서류를 준비해서 곧 아주대정문 삼거리에 있는 아주대 어학당 사무실을 찾아가 준비한 서류를 제출하고 결혼이민자 수강신청을 마쳤다. 맞춤 학습을 위해 수준을 알아보는 시험도 치러진다고 했다. 
아내는 한글의 자모를 알고 거리의 간판을 읽고 기초적인 회화가 조금 가능한 수준이다. 외국에 살아본 경험으로 그 정도면 스스로 노력해서 생활에 지장은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모든 장애는 네팔어가 익숙한 내 탓이다. 

아내는 초급에서 한 단계 위 단계의 수업을 받으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수업은 봄이 한창 무르익어갈 무렵인 4월 7일부터라고 한다. 아내도 나도 매우 아쉬워했다. 겨우내 기다려서 등록과 함께 곧 수업이 시작되는 것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겨우내 10여 차례 문의해서 어렵게 등록절차를 밟은 것이기 때문이다. 

결혼이민자를 위한 아주대 한국어학당 수강생 모집_2
아주대 한국어학당 수강신청을 하러 갔다. "우리 한국어로 말해요." 아내와 언제쯤 한국어로 말하게 될까? 이제 나는 그 꿈을 꾸며 네팔어 독학을 시작했다. 아내는 모른다.

하루가 다르게 바빠지는 아내의 봄날

그런데 최근 같은 매탄동에 살고 있는 네팔출신 젊은 결혼 이민자를 알게 되었다. 그녀는 화서동에 천주교구에서 진행하는 수업에 한 달 전부터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아내의 욕심이 발동했다. 나 또한 가능하면 어디서든 무엇이든 배우기를 바라는 입장이라 등록한 다음 날부터 다른 곳으로 수업을 받으러 가기 시작했다.

첫 수업을 받고 돌아온 아내는 매우 발랄한 웃음을 웃는다. 즐거운 것이다. 같은 나라 출신의 같은 처지의 어린 처자들과 언니, 동생하며 어우러져가며 함께 공부하는 재미가 있었던 듯하다. 수업이 끝나고 함께 군것질을 하며 돌아온 이야기도 어린 아이들처럼 신나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럼 지금부터 그곳에 열심히 다니라고 했다. 

다음날 다시 수업을 간다며 직장에 출근한 내게 전화해서 설레는 기분을 드러낸다. 오늘은 한지공예와 노래교실도 있다며 즐겁다. 알았다고 좋은 시간되라고 했다. 얼마쯤 시간이 지났을까? 한지공예 만들기를 했다며 카톡으로 사진을 보냈다고 했다. 그리고 동생들과 피자집에 왔다며 신이 났다. 아내는 아직까지 한 번도 피자집을 간 적이 없다. 

결혼이민자를 위한 아주대 한국어학당 수강생 모집_3
아내가 화서동에서 함께 수업을 받은 친구들과 찍은 사진이다. 자신이 만든 부채에 구릉 먼주라는 이름으로 표기를 해놓고는 집에 장식장에 장식을 해놓았다. 좋은 시간들이 기대된다.

아내에게 여러 차례 좋아하지는 않지만 피자를 먹어보자고 권했지만 피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사양해온 아내다. 그런데 어린 동생들과 함께 부담없이 어우러져 거기까지 간 것이다. 내가 아내에게 계산을 하라고 했더니 이미 서로 거둬서 계산도 끝났단다. 아내는 배움에 목마른 사람처럼 수업에 나갈 이야기로 바쁘다. 드라마에 빠져서 한국말을 익히던 아내가 드라마를 보면서 숙제를 해야한다고 걱정을 한다. 

나는 웃음도 나고 재미도 있어 함께 웃었다. 꿈 많은 소녀를 이 봄에 다시 만난 기분이다. 어제는 수원역 앞에 서점에서 교재를 구입해주었다. 새 봄에 바쁜 아내가 이제 제대로 봄기운을 타는 듯하다. 
바람난 한국어 공부 제대로 해서 멋진 글도 쓰기를 기대해본다. 덩달아 나의 욕심이 크다. 이제 아주대한국어학당에 수업이 시작되면 양쪽 수업을 다 어찌 감당할지 두고 볼 일이다. 생기 넘치는 봄처럼 아내의 봄이 활짝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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