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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공동체 회복 ‘엘리베이터 내 인사나누기’
2014-03-08 14:45:30최종 업데이트 : 2014-03-08 14:45:30 작성자 : 시민기자   박종일

새로운 주거문화로 각광받고 있는 아파트는 누구의 간섭을 받지 않으며 생활하기에 편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삭막하다는 단점도 있다.
앞집에 사는 이웃의 얼굴정도는 알고 있다. 그러나 위층과 아래층에 누가 사는지 모르고 생활하는 주민들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층간소음문제로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아파트공동체 회복 '엘리베이터 내 인사나누기'_1
아파트공동체 회복 '엘리베이터 내 인사나누기'_1

아파트에 생활하는 주민들이 이웃사촌을 맺어 정(情)을 쌓을 수만 있다면, 층간소음 등 각종분쟁도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삶의 질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
아파트 주민들이 다정한 이웃의 정을 나누기가 어렵고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마음먹기와 실천에 달려있다.
최근 수원시에서 아파트 층간소음으로 인한 사회갈등 해결을 위해 '엘리베이터 내 인사나누기'캠페인을 시작했다. 

수원시는 공동주택(아파트)비율이 86%에 이르고 있다.  수원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엘리베이터 내 인사나누기는 아파트 마을공동체 복원의 첫걸음으로 인사나누기를 통해 이웃 간 소통할 수 있는 자발적분위기를 만들자는 것에서 출발했다. 또 층간소음 등 주민갈등을 풀어가는 실마리를 마련하자는 의도가 있다.

수원시에서 의욕적으로 시작한 엘리베이터 내 인사나누기 캠페인을 환영한다. 그리고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엘리베이터 내 인사나누기는 아파트공동체를 회복하고 화합하는 방법 중 가장 경제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법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많은 분들이 엘리베이터를 타면 시선처리가 어려워서 천정을 보던 벽을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다, 내릴 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내린다.
어른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인사를 안 하기는 마찬가지다. 엘리베이터 인사가 처음에는 서먹하고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몇 번해보고 자주하면 쉽다.

아파트 이웃주민 간 높은 벽을 허물기 위한 방법으로 '엘리베이터 내 인사나누기'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기자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기자가 아파트 동대표 총무이사 임무를 수행했던, 5년 전 일이다. 3층 복도에 재활용분리를 위한 종이쓰레기박스를 발견한 초등학교 3학년 두 명이 불장난을 하다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차와 119구급차가 출동하고,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가 없었고, 피해도 크지가 않았다.

동대표로 화재사건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사후대책까지 수립하여 실천해야 했다. 그 중의 하나가 화재발생 원인과 사후수습과 진행사항 등을 소상히 주민들에게 알리는 일이었다.
동대표 명의로 화재발생 현황을 엘리베이터 게시판에 부착했지만, 주민들은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다음으로 선택한 것이 '엘리베이터'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안녕하세요? 동대표입니다. 이번 화재발생으로 인해 많이 놀라셨죠, 빠른 시간 내 화재로 발생된 피해를 마무리하도록 할 예정입니다."라고 먼저 인사를 하고, 상황설명을 했다.

처음엔 대부분의 주민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기자는 엘리베이터 소통을 계속했다. 3일이 지나고 4일째부터 한분 두분 관심을 보이며 화재발생원인 등을 질문하는 분들이 생겨났다. 1주일이 지나자 엘리베이터를 타면 지역주민들이 "동대표님 안녕하세요?"먼저 인사를 했다.
화재발생 이후 엘리베이터를 타면 자연스럽게 인사를 한다. 인사만 하는 것이 아니고, 건의사항, 문제점, 발전방향 등을 짧은 시간이지만, 소통의 공간이 되었다. 화재사건 이후 지금까지 주민들 간 갈등이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아파트공동체 회복 '엘리베이터 내 인사나누기'_2
e수원뉴스 독자여러분은 엘리베이터에서 이웃들을 만났을 때 "안녕하세요?"라고 이웃에게 인사를 건네나요? 아니면 엘리베이터 허공만 바라보고 계시나요?

많은 분들이 엘리베이터에서 "안녕하세요?"라고 한두 번은 인사를 건넨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인사를 먼저 했을 때 상대방이 적어도 "안녕하세요?"라고 받아주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경우에 그다음부터 인사를 건네는 것을 포기해 버린다.
또는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건네면 상대가 짧게 "네'라고 한마디만 하고는 엘리베이터 문만 응시하면 인사를 건넨 사람도 함께 할 말을 잃어버린다. 엘리베이터 내 인사나누기가 뿌리 내리기까지 쉽지만은 않다는 대목이다.

서먹하다고 하지 않은 인사보다 진심에서 우러나오지 않은 가식적이 인사라도 먼저 해보자. 엘리베이터에서 이웃들과 만났을 때 짧은 한마디 "네"보다는 조금 더 웃으면서 환하게 "안녕하세요, 이제 봄인가 봐요, 오늘이 경칩이네요."등이 좋을 듯싶다.
모든 아파트 주민이 서로 반갑게 인사하는 그날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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