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빛나는 박사학위 수여식
7년동안 자신과의 싸움 끝에 온 졸업
2014-02-22 00:01:59최종 업데이트 : 2014-02-22 00:01:59 작성자 : 시민기자 장성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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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21일 금요일, 남편의 졸업식이 있는 날이다.
고진감래 끝에 온 졸업식이라는 반가운 손님에 은근히 기다려지더니, 어느새 성큼 다가와 오늘이다. 학교 정문에는 크게 펼쳐진 양쪽의 파란 포스터가 졸업생들과 그 가족을 맞이하고 있었다. 남편의 빛나는 박사학위 수여식_1 한의사 류근철이라는 분이 기부하신 580억 중 일부 금액으로 지은 건물 '류근철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졸업식은 진행되었다. 남편의 빛나는 박사학위 수여식_2 몸이 안 좋아서,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아서 등의 핑계를 대기에 7년간의 과정은 너무나도 긴 시간이었다. 남편은 국가과제를 수행하랴, 조교하면서 학생들 가르치랴, 교수님 업무 도우랴 오직 자신의 공부에만 매달릴 수 없는 여러 가지 악조건과 함께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꿈을 움켜쥐고 놓지 않았고, 그 끝에 결국 오늘의 졸업식 날이 올 수 있었다. 남편의 빛나는 박사학위 수여식_3 목 카라가 늘어진 후질근한 티셔츠와 학교 잠바를 매일같이 입고, 그 흔한 커피 한잔의 여유를 누리지 못하면서, 밤새기를 땅콩까먹 듯이 하고, 학교 기숙사와 연구실만을 오가며 전진해 왔던 남편의 열정에 무한한 박수를 쳐주고 싶다. 허울좋은 박사가 아닌 7년동안 자신과의 싸움 끝에 진정한 박사가 된, 살이 쪽 빠져나가 54kg의 이쑤시개가 되어버린 그이의 졸업은 나의 자랑단지를 불나게 할 것 이고, 인생의 동반자로써의 그이를 더욱 신뢰하게 할 것이다. 남편의 빛나는 박사학위 수여식_4 냉대하게 바라보는 수 많은 시선에 물러나지 않고 담대하게 걸어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기나긴 박사과정 끝의 졸업이었다. 의사, 취직 등의 다른 길로 들어선 동기생들이 많았다. 이제는 공학박사라는 명함이 대접받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남편은 우리나라의 과학발전에 일조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그 꿈의 일말을 힘들게 버텨서 이루어 낸 셈이다. 부모에게서 큰 재산을 상속받는 것이 가장 복 받았다고 하는 세상이다. 물론 부모가 자식에게 물려주는 그 기쁨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에 맞서 스스로가 이루어 내기 보다 이루어져 있는 부모의 것을 물려받아 쉽게만 살려고 하는 사람들에겐, 자신의 삶을 책임지고 살아 갈 수 있는 단단한 힘이 없다. 해낼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자기 안에 있음을 알고 그 가능성을 깨워, 부모에게 물려받는 것보다 더 값진 것들을 스스로 이루는 자만이 꿈을 이룰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을 갖춘 것이 아닐까. 목표를 갖고 이를 이루어 내기 위한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중이라면 넘어지는 것에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흉작이 든 뒤에도 씨를 뿌려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 이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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