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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20주년 경기필…"폭발적 에너지 잠재된 '원석'"
4년 차 수장 성시연 단장 "소통·행정지원 확대 '숙제'"
2017-01-26 07:32:40최종 업데이트 : 2017-01-26 07:32:40 작성자 :   연합뉴스
창단 20주년 경기필…

창단 20주년 경기필…"폭발적 에너지 잠재된 '원석'"
4년 차 수장 성시연 단장 "소통·행정지원 확대 '숙제'"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경기필은 음악에 대해 기대를 하게 만들어요."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성시연 예술단장 겸 상임 지휘자는 경기필을 '원석'에 곧잘 비유한다.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는 폭발적인 에너지가 안에 잠재돼있다는 것.
오케스트라는 수장이 누구냐에 따라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지휘자도 오케스트라로부터 영감을 받기 때문에 서로 간 상호작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성 단장은 강조한다.
성 단장은 26일 "외국에서 많은 오케스트라를 경험했지만, 경기필은 그들보다 더 순수한 열정을 지닌 것 같다"면서 "경기필은 단장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이해해주고 다양한 시도를 위한 새길을 터주는 역할도 마다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필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아직 세련미는 없으나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처럼 어떤 모양으로든 변신이 가능해 앞으로 20년 또는 30년까지 내다봤을 때 세계적으로 뻗어 나갈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경기필 오케스트라는 이탈리아 출신 오페라 지휘 거장 리카르도 무티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무티는 음악적으로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그만큼 냉철하고 가차없는 성격으로 호평만큼 혹평도 많다.
지난해 무티는 경기도문화의전당을 찾아 국내 신예 음악가들에게 오페라와 지휘 등을 가르치고 경기필과 슈베르트, 차이콥스키 교향곡을 협연했다.
그는 "(경기필은) 지휘자의 요구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오케스트라"라고 극찬하고서 우스갯소리로 "앞으로 한국에 오면 경기필하고만 (연주) 하겠다"고 말한 일화도 전해진다.


경기필도 무티와 호흡을 계기로 민감하고 복잡한 감정을 요구하는 곡들을 섬세하게 소화해내 역량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을 받는다.
무티는 오는 4월 다시 한 번 경기필 객원지휘자로 나서 경기도문화의전당과 롯데콘서트홀에서 베르디의 오페라 작품을 콘서트 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경기필은 정기공연 외에 어린이부터 시니어까지 세대별 맞춤 콘서트 '세대공감 시리즈', 단원들의 솔리스트 무대를 만끽할 수 있는 '실내악 시리즈' 등 연 70회가 넘는 공연을 소화한다.
또 다문화가정 자녀와 장애아동 등이 악기를 배울 수 있는 오케스트라 음악학교를 운영하고, 교도소와 장애인 학교, 군부대 등 문화 소외계층을 찾아가 음악회를 여는 등 문화나눔 활동도 꾸준히 한다.
성 단장은 "클래식을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들을 찾아가 공연하는 것도 세금으로 운영되는 오케스트라가 해야 할 일"이라면서 "프로뮤지션이 경기도 31개 시군을 다니면서 공연하는 게 힘들 수는 있지만,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고 미래를 내다봤을 때 클래식이 생존하는 데 필요한 일이라고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최근 발자취를 돌아보면 '최초'와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눈에 띈다.
'국내 최초 베를린필 대강당 공연', 'AI 작곡 교향곡 국내 첫 연주', '롯데콘서트홀에서 녹음한 최초 음반' 등이 그 예다.
국내외 무대에서 새로움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달려왔다는 뜻이다.
사람으로 따지면 20세 성인이 된 경기필하모닉은 올해도 '최초' 행보를 이어가며 부지런히 이름을 알릴 계획이다.
2005년 이후 아시아 오케스트라로는 처음으로 9월에 열릴 베를린 뮤직 페스티벌(Musikfest Berlin)에 초청받았다.
윤이상(1917∼1995)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교향곡인 '예악'과 '무악' 등을 연주해 한국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알리겠다는 포부다.
성 단장은 "임기 초 '수원시향'은 알아도 '경기필'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정체성 확립이 중요하다고 생각, 새로운 프로그램에 많이 도전했던 것 같다"면서 "지금은 인지도가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지만 끊임없는 도전으로 정체성을 분명히 만드는 작업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필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오케스트라는 눈에 띄지 않는 구석구석에서 잘해줘야 전반적인 수준이 높아진다"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힘 있는 음악을 하려면 단원 간 또는 지휘자에게 음악적인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2∼3년 전부터 공연 계획을 세우는 해외와 달리 한국 오케스트라 시스템은 연초에 예산이 책정돼 예산이 나올지 안 나올지 불안한 상황들이 많아 힘들었다"며 "단원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만큼 이들에 대한 행정적 지원이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밝혔다.
1997년 10월 창단된 경기도립 오케스트라 경기필의 소속 단원은 현재 103명이다. 이 중 8명이 창단멤버다.
2014년 경기필 단장으로 부임한 성시연 단장은 국내 국공립 오케스트라 최초 여성 예술단장 겸 상임 지휘자다.
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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