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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아동학대 해법은> ①학대받는 원영이 더는 없나
맨발소녀부터 원영이까지…상상 초월하는 아동학대 '참극' "내 배 아파서 낳은 자식 아닌데" 삐뚤어진 '가짜' 부모들
2016-03-13 10:22:49최종 업데이트 : 2016-03-13 10:22:49 작성자 :   연합뉴스
<끊임없는 아동학대 해법은> ①학대받는 원영이 더는 없나_1

<끊임없는 아동학대 해법은> ①학대받는 원영이 더는 없나
맨발소녀부터 원영이까지…상상 초월하는 아동학대 '참극'
"내 배 아파서 낳은 자식 아닌데" 삐뚤어진 '가짜' 부모들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한겨울 차디찬 욕실에 갇혀 '락스학대·찬물세례'를 받아내면서 3개월을 버티다 숨진 신원영(7)군의 소식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목숨 걸고 탈출한 인천 맨발 소녀, 냉동상태로 발견된 부천 초등생, 미라가 돼 버린 부천 여중생까지 참혹한 학대에 시달리던 아이들이 하나 둘 나타날 때마다 제발 이번이 마지막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그냥 버려진 줄로만 알았던 원영이마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자 이제 우리 사회는 다음번 피해자는 또 없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
◇"어떻게 그 어린 아이에게"…상상 초월하는 아동학대
인천 맨발 소녀는 지난 2013년부터 아버지와 동거녀의 학대에 시달렸다.
이들이 내준 수학문제를 풀어내지 못하면 얻어맞았고, 밥을 먹지 못한 채 어두컴컴한 화장실과 세탁실에 감금당하기 일쑤였다.
지난해 12월 감옥과도 같았던 빌라 2층에서 가스배관을 타고 목숨 건 탈출을 하기 전까지 당시 11살이던 맨발 소녀는 하루하루 생과사를 오갔다.
맨발 소녀의 탈출 한 달 뒤 이번엔 부천에서 냉동 상태의 초등생 시신을 보관하던 부모가 붙잡혔다. 이들은 2012년 11월 7살에 불과하던 아이를 2시간 넘게 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달 부천에서 40대 목사가 계모와 함께 13살짜리 중학생 딸을 11개월간 미라상태로 방치해 오다 붙잡혔다. 이들은 딸을 7시간 넘게 한 번에 50∼70대씩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한겨울 석 달 동안이나 욕실에 갇혀 굶주리고 두들겨 맞으며 락스와 찬물을 온몸에 퍼붓는 학대를 받다 지난달 7살 짧은 생을 마감한 원영이까지 끊임없이 드러난 아동학대의 참상은 우리 사회를 경악하게 했다.
◇해마다 증가세…가해자는 '부모'가 압도적으로 많아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아동학대 사례 건수는 2014년 사상 처음 1만건을 넘어서는 등 해마다 증가세다.
지난 2010년 5천657건이던 아동학대 사례는 2011년 6천58건, 2012년 6천403건, 2013년 6천796건, 2014년 1만27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2014년 기준 유형별로는 중복학대가 48%로 가장 많았고, 방임 18.6%, 정서학대 15.8%, 신체학대 14.5%, 성학대 3.1% 순이었다.
가해자는 부모인 경우가 전체의 81.8%로 압도적이었다.
최근 아동학대 대부분도 부모에 의한 것이었는데, 문제는 친족 간 범죄인 경우 바깥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천 맨발소녀에서 원영이까지, 모두 수년 전부터 끔찍한 학대가 시작됐지만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는 점만 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는 암수범죄(暗數犯罪), 즉 드러나지 않는 범죄로 분류된다"며 "나이 어린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렸을 경우 자신이 입을 또다른 피해가 두려워 알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를 감시해야 할 아동보호 기관에서는 매년 인력부족에 허덕인다.
실제 2014년 기준 전국의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은 모두 합쳐 364명으로, 1인당 담당해야 할 아동은 2만 4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내 배아파 낳은 자식 아닌데", "자식은 내꺼야"…삐뚤어진 부모들
전문가들은 어긋난 가치관을 가진 부모들이 끔찍한 아동학대가 잇따르는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맨발소녀부터 원영이까지 일련의 사건에서는 계모와 동거녀가 등장한다"며 "자식에게 애착이 형성되지 않은 부모가 아동학대를 일삼다 끔찍한 결과를 낳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친모 또한 훈육이라는 명목 하에 학대를 자행하는 경우가 있지만, 아이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가는 사례는 비교적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지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우리나라는 제 자식이 자신의 분신 혹은 소유물이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많다"며 "일부는 삐뚤어진 가부장적 가치관을 앞세워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폭력이란 그 수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어서 참혹한 아동학대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아동학대가 최근 들어 늘었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라며 "장기결석 아동 조사가 시작돼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있던 끔찍한 아동학대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을 뿐"이라고 경고했다.
ky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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