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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병 사망사건' 대대장 정직 징계 "적법하다"
2016-04-03 07:51:35최종 업데이트 : 2016-04-03 07:51:35 작성자 :   연합뉴스
'윤일병 사망사건' 대대장 정직 징계

'윤일병 사망사건' 대대장 정직 징계 "적법하다"
法 "의무반 점호조차 안해…관리공백 심각" 성실의무 위반 인정
"제대로 관리했으면 가혹행위 조기 발견" 징계취소 소송 '기각'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윤일병 집단구타 사망사건' 당시 부대 관리책임자였던 대대장이 징계처분이 부당하다고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법원은 사건이 발생한 의무반은 점호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병역관리 공백이 심각했고, 이런 공백이 한 달간 지속된 가혹행위를 막지 못한 이유가 됐다고 판단했다.
수원지법 제2행정부(부장판사 최복규)는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육군 제3군사령관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28사단 예하 포병연대 A 전 대대장에게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는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3일 밝혔다.
A 전 대대장은 2013년 12월 26일 28사단 포병연대 대대장으로 발령받은 지 약 3개월 뒤인 2014년 4월 6일, 윤모 일병이 의무반에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윤 일병은 사망 전까지 한 달간 선임병들에게 집단 구타를 받던 사실이 나중에 밝혀졌다.
사건이 발생한 의무반은 본부포대 소속임에도 본부포대와 떨어진 3포대에 옆에 있어 본부포대장도, 3포대장도 의무반 병력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관리취약지역'이었다.


군은 "대대장은 의무반이 관리취약지역임을 인지하고서도 명확한 관리책임을 지시하지 않는 등 관리를 소홀히 해 윤일병이 한 달간 구타 및 가혹행위 당한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책임을 물어 A 전 대대장에게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A 전 대대장은 불복해 항고했으나 국방부 항고심사위원회가 이를 기각하자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A 전 대대장은 "근무 대대에서 사건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그 책임을 묻는 것은 과실책임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징계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윤일병 사망사건의 가해자들이 의도적으로 사건을 은폐했으며, 전임자로부터 의무반이 관리취약지역임을 인계받지 못한 점, 사건이 보직 수행 3개월 만에 발생한 사실, 군검찰로부터 직무유기에 대해 무혐의 처분받은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군복무 기간 군사령관급 표창을 비롯해 36회 표창을 받을 만큼 성실하게 근무했는데 이번 징계로 중령진급이 좌절돼 소령 정년인 만45세가 되는 2017년에 전역해야 하는 사정을 고려할 때 징계처분이 지나치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A 전 대대장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의무반이 본부포대와 떨어진 사실을 인식했으므로 본부포대장, 3포대장의 책임지역을 명확히 해야하는데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사건 무렵에는 의무반 인원에 대한 점호조차 제대로 실시되지 않아 병역관리 공백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며 "원고가 의무반에 대한 지휘 관리책임 소재만 명확히 했더라면 한 달 이상 지속된 가혹행위는 조기에 발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가혹행위 정도가 매우 심해 윤일병은 거의 항상 얼굴, 가슴이나 팔, 다리 등 전신에 멍이 들어있거나 상처가 나 있었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등 외관상으로도 피해사실을 발견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상태였다"고도 지적했다.
또 "징계처분은 원고에게 사망사고 발생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라기보다 사망사고 발생이 가능하게 된 구조적 문제에 대한 지휘 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선임병의 가혹행위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지휘감독을 소홀히 하여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윤일병 구타사망 사건'은 부대 내에서 선임병 4명이 후임병을 지속적으로 폭행하다 끝내 숨지게 한 사건으로 군의 사건 축소·은폐 의혹까지 일면서 국민의 공분을 샀다.
이모(27) 병장을 비롯한 선임병 등은 2014년 3월 초부터 윤 일병에게 가래침을 핥게 하고 잠을 못 자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저지르고 수십 차례 집단 폭행한 끝에 같은 해 4월7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병장은 살인죄가 적용돼 징역 35년형을 확정받고 복역하던 중 교도소에서 동료를 또다시 폭행, 재판을 받고 있다.
young8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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