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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로 막고, 도주 방향 알려주고…범인 검거 도운 시민영웅들
도주차량 골목길 추격전에 시민들 차례로 "저쪽으로, 저쪽으로" 오토바이·시내버스가 도주 차량 앞길 막아서기도
2016-10-12 09:02:01최종 업데이트 : 2016-10-12 09:02:01 작성자 :   연합뉴스
도주로 막고, 도주 방향 알려주고…범인 검거 도운 시민영웅들_1

도주로 막고, 도주 방향 알려주고…범인 검거 도운 시민영웅들
도주차량 골목길 추격전에 시민들 차례로 "저쪽으로, 저쪽으로"
오토바이·시내버스가 도주 차량 앞길 막아서기도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지난달 28일 오전 9시 15분께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안남사거리.
차적조회를 하던 원미지구대 김연효 순경은 운행 정지명령이 내려진 소형 승합차가 운행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김 순경은 순찰차를 몰고 따라붙어 "우측으로 정차하라"고 지시했으나 이 차량은 그대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대로를 달리다 방향을 틀어 주택가 골목길로 들어간 이 도주 차량은 더욱 속도를 높였다.
순찰차가 골목 곳곳에 주차된 차량 사이를 빠져나가느라 애를 먹는 사이 도주 차량과 거리는 점점 멀어졌다.
김 순경이 미로 같은 골목길에서 도주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을 때, 추격에 도움을 준 것은 다름 아닌 평범한 시민들.
길을 가던 한 남성이, 정차해 있던 운전자가, 리어카를 끌던 노인이 차례로 손가락으로 도주방향을 가리켜 순찰차를 안내했고, 마지막에는 누군가 김 순경에게 "주차장으로 들어갔어요"라고 귀띔했다.



차량 운전자는 차를 대놓고 필사적으로 달아났으나 결국 검거됐다.
음주 운전을 하다가 단속에 걸려 면허가 취소된 운전자 백모(44)씨는 운행정지명령이 내려진 친척의 차를 몰다가 도주극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순경은 "3∼4km가량을 10여 분간 추격하면서 자칫 (도주차량을) 놓칠 뻔한 순간도 있었다"며 "경광등을 켜고 사이렌을 울리며 추격하자, 이를 알아본 시민들이 결정적인 도움을 줘 검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토바이 운전자나 시내버스 기사가 도주로를 차단해 달아나던 범인을 붙잡은 사례도 있다.
지난 8월 26일 오후 5시께 성남시 수정구 모란역 인근에서 순찰하던 수진지구대 황철호 경사는 도난 차량으로 확인된 외제 차량을 쫓고 있었다.
차량은 신호 위반에 불법 유턴까지 각종 교통법규를 어기면서 도주를 계속했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에 마침표를 찍게 한 사람은 50대 오토바이 운전자였다.



도주 차량이 다소 정체가 빚어진 편도 2차로 도로에 들어서자 그 옆을 달리던 이 오토바이 운전자가 차량 앞을 오토바이로 가로막았던 것이다.
황 경사는 곧바로 외제 차량으로 접근해 운전자 이모(28)씨를 체포했다.
이어 황 경사는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신원을 물었으나 그는 "경찰이 추격하길래 길을 막은 것뿐"이라고 짧게 말하고 자리를 떴다.
앞서 올 6월 8일 오전 11시 40분께 부천시 원미구 신흥고가 사거리에서는 계남지구대 김동규 순경이 시내버스 기사의 도움으로 무면허 운전, 차량 의무보험 미가입에 각종 벌금 수배까지 내려진 김모(44)씨를 붙잡을 수 있었다.
차량을 운전하던 김씨를 10여분 간 추격하던 김 순경은 순찰차 마이크로 "앞서 가는 차를 막아주십시오"라고 외쳤고, 이를 들은 시내버스 기사가 편도 4차로 중 3∼4차로에 걸쳐 차량 벽을 세웠다.



도주로를 차단당한 김씨는 꼼짝도 못 하고 그 자리에서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시민들이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건을 모아 페이스북(facebook.com/gyeonggipol)에 올려 홍보할 계획이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시민 제보가 범인 검거에 큰 공을 세운 사례가 적지 않다"며 "치안은 경찰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만큼 시민들께서 범인을 직접 검거하겠다고 무리하게 나서거나, 몸으로 도주 차량 앞을 막고 서는 등의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며 "신고 및 제보를 통해 경찰관이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ky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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