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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풀린 지방권력> "비리 의원 있다면 유권자에게도 책임 있다"
"소통하고 공부하는 의원·발로 뛰는 의원 보고 싶어" "목에 힘주고 갑질하고, 제 밥그릇 챙기기 급급한 의원 싫다"
2016-09-08 06:56:34최종 업데이트 : 2016-09-08 06:56:34 작성자 :   연합뉴스
<고삐풀린 지방권력>

<고삐풀린 지방권력> "비리 의원 있다면 유권자에게도 책임 있다"
"소통하고 공부하는 의원·발로 뛰는 의원 보고 싶어"
"목에 힘주고 갑질하고, 제 밥그릇 챙기기 급급한 의원 싫다"

(전국종합=연합뉴스) "선거 때는 머리 숙이고, 당선되면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사람들", "목에 힘주고 갑질하는 사람들", "(업무 내용도) 잘 모르면서 공무원에게 호통만 치는 사람들", "소신도 진정성도 없는 정치인들".
상당수 유권자 눈에 비친 지방의원들의 모습이다. 그나마 이 같은 평가는 지방의원에게 관심이라도 있다는 방증이다.
'그들이 누구고,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는 반응도 전 연령대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지방의원들이 현재 자신들의 모습을 돌아봐야 할 이유이다.
유권자들은 공부하고 전문성 갖춘 의원, 현장을 발로 뛰는 친구 같은 의원, 중앙정치보다 시민을 바라보는 의원, 유권자와 소통하는 의원이 많아져야 지방자치가 발전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 "한 자리 차지하는 데만 급급한 의원 필요 없다"
시민들은 선거 전과 후에 태도가 완전히 달라지는 지방의원들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
경기도 고양시 거주 김효원(23·여·대학생) 씨는 지방의원에 대해 "선거전에는 머리를 숙이고, 배지만 달면 의회에서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면서 질려버렸다"고 말했다.
제주시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김모(40) 씨도 "선거 때에는 유권자들에게 굽신거리다 당선 후엔 대단한 권력자인 양 으스대며,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는 일부 의원의 행태를 보면 안타깝다"고 전했다.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차윤재(60) 상임대표 역시 "저자세로 선거운동을 하다 당선만 되면 태도를 바꾸는 의원이 많다"고 했고, 전북 부안군 임정수(61·상업) 씨는 "정치 현실에 따라 '조변석개'로 소신을 바꾸는 정치인들을 볼 때면 울화가 터진다"고도 했다.
주민을 위한 정치가 아닌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의원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능력 부족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크다.
"주민들과 소통하기보다는 자기 배만 불리려는 지방의원이 많은 것 같다"(이옥재·58·청주시 서원구),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기보다는 지역에서 한 자리 차지하려는 사람이 많다"(정성규·33·회사원·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의원들의 역량이 모자라는 경우가 많다"(변성용·78·제주).
이 같은 평가는 한편으로는 관심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지방의회, 지방의원들에 대한 무관심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시 동구 신천동 주민 전길자(73·여) 씨는 "지방의원 역할은 일차적으로 지역을 잘 챙기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들이 주민을 위해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우리 동네 지방의원이 누군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대전에 거주하는 회사원 조한원(51) 씨도 "사실 우리 지역구 의원이 누군지 잘 기억이 안 날 정도"라고 했다. 광주시에 사는 대학생 김찬(22) 씨 역시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나 선거 때 벽보로 보는 게 전부라서 솔직히 지방의원들이 뭘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 "발로 뛰고, 소통하는 의원 돼야"
그렇다면 시민들은 어떤 지방의원 상을 원할까?
유권자들은 발로 뛰는 지방의원, 주민과 소통하는 지방의원, 늘 공부하고 전문성을 갖춘 지방의원, 약자 편에 서서 실생활 정치를 하는 지방의원을 원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천에 사는 주부 김경자(63) 씨는 "선거철 말고 평소에도 지역 주민과 소통하는 자리를 많이 만드는 의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전에 사는 대학생 김효은(22) 씨도 "시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생활 곳곳의 불편함을 줄여 줄 수 있는 의원을 원한다"고 했고, 회사원 조한원(51·대전시) 씨는 "중앙당이 아니라 시민을 바라보는 시의원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주부 최민영(45) 씨는 "갑질하지 않는 친구 같은 의원이 많았으면 한다"고 희망했고 주부 김경자 (63·인천시) 씨는 "선거철 말고 평소에도 지역 주민과 소통하는 자리를 많이 만드는 의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동(55) 인천 부평장애인근린센터 소장은 "현장에 나와서 목소리를 듣고 그 목소리가 행정에 반영되도록 하는 의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한 뒤 "사회적 소외계층과 자기 목소리 내기 어려운 사람들을 직접 찾아보고 그들의 욕구가 무엇인지 알아내 서비스를 해 줄 수 있는 의원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풀뿌리 민주주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몸으로 실천하는 지방의원이 많아졌으면 좋겠다(최성희·55·여·대구 북구)", "시·군의원들이 여러 채널을 통해 유권자의 다양한 의견 등을 주고받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유정훈·37·회사원·전주시)"는 의견도 나왔다.



◇ "공부하라"…전문성 갖춘 의원 희망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공무원들에게 호통만 치는 의원들의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컸다. 공부하고 전문성을 갖추라는 것이다.
대구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신승민(32) 씨는 "집행부 거수기 역할에 불과한 지방의회는 필요 없다.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지역구 요구사항도 잘 파악하는 의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윤정(37·여·제주시) 씨는 "지역 현안에 대해 늘 공부하는 전문가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정치인들이 많이 필요하다. 시·군 의회 의원들을 보면 사실 전문성이 많이 결여되어 있다"(유홍진·43·회사원·전주시 덕진동), "공부를 많이 하는 구의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행정사무감사 때 의원들이 변죽만 울리는 경우가 많다"(박모·36·공무원)는 목소리도 있었다.
윤종수(53) 창원상공회의소 조사홍보팀장은 "지방의원은 기본적인 소양과 인격, 윤리와 함께 전문지식을 갖춰야 한다"고 꼬집었다.

◇ "유권자도 바뀌어야!"
전문성이 없는 의원, 자리에만 관심이 있는 의원, 소신 없는 의원의 지방의회 진출을 막기 위해서는 유권자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유권자와 소통하는 사람, 발로 뛰는 사람, 실생활 정치를 하는 사람 등을 지방의회에 보내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소중한 한표 한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광주에 사는 박일채(71) 씨는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회의원과 직접 표로 선출하는 시민 가운데 누구의 눈치를 더 보는지 지방의원들에게 묻고 싶다"며 "시민도 줄서기에만 혈안인 지방의원들이 발붙일 수 없도록 냉정하게 투표권을 행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56·수원시) 씨는 "능력 미달 지방의원, 어깨에 힘만 주는 지방의원, 비리 의원이 있다는 것은 유권자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며 "정보의 한계가 있더라도 투표권을 행사할 때 철저히 따져보고 이런 사람들이 의회에 진출하는 것을 처음부터 차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승혁 최수호 최은지 김소연 이승민 변지철 이상학 임청 손상원 박창수 이정훈 이상현 김광호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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