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北 김책대 교수 아들' 불가리아인 카멘 남씨의 '아픔'
남경필 지사 초청 방한…탈북 이복 여동생 상봉 예정
2016-08-29 18:19:17최종 업데이트 : 2016-08-29 18:19:17 작성자 :   연합뉴스
'北 김책대 교수 아들' 불가리아인 카멘 남씨의 '아픔'_1

'北 김책대 교수 아들' 불가리아인 카멘 남씨의 '아픔'
남경필 지사 초청 방한…탈북 이복 여동생 상봉 예정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불가리아에 사는 '남이 장군의 19대 후손',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교 전 교수의 아들, 탈북해 한국에 사는 이복 여동생을 상봉예정인 '이산가족'.
불가리아 국립 소피아대학 지리학 및 국제안보학 교수 카멘 남(Kamen Nam·59)씨 이야기다.
평생 냉전과 이산의 아픔 속에 살아온 남 교수가 오는 29일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남 교수의 인생 스토리는 6·25전쟁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북한은 전쟁 중 다친 군인들을 요양과 교육 목적으로 여러 동유럽 공산국가로 보냈다.
남 교수의 아버지 남승범도 그중 한 사람이다. 남 교수의 아버지는 5년간 불가리아 소피아대학에서 공부하던 중 부상 치료를 위해 다니던 재활센터에서 남 교수 어머니 예카테리나 씨를 만나 결혼한다.
둘 사이에서 태어난 남 교수 가족의 행복은 길지 않았다. 아버지는 남 교수가 2살 때인 1959년 귀국명령을 받고 북한으로 돌아가 김책공업종합대학 교수로 자리 잡았다.



사실상 강제 이별을 당한 이 가족은 재회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고, 얼마 후 어머니는 주북한 불가리아대사관 비서직 근무를 지원, 남편과 눈물의 상봉을 했다.
그러나 남 교수는 북한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불가리아 외가에 홀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어렵게 상봉한 부부의 평양 생활도 오래가지는 않았다. 아버지는 아내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많은 박해를 받다가 결국 교수직에서 쫓겨났다. 남편의 고통을 지켜볼 수 없었던 어머니는 2년 만에 혼자 불가리아로 돌아왔다.
불가리아로 돌아와 북한 생활을 하며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코리아'라는 책을 발간했으나 북한 치부를 드러냈다는 이유로 전량 수거, 폐기돼 현재는 불가리아 국립도서관과 본인 소장본 등 단 2권만 남아 있다고 한다.
어머니는 북한에 남은 아버지에게 더 큰 피해가 갈까 봐 연락도 끊은 채 재혼도 하지 않고 혼자 남 교수를 키웠다. 아들의 성도 그대로 '남'씨를 유지했다.
이후 들은 아버지 소식은 북한에서 재혼해 1남 2녀를 낳았고, 1989년 사망했다는 것.
남 교수의 이복형제 3명 중 둘째 여동생 한 명이 탈북, 현재 서울에 살고 있다.
남 교수가 29일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남경필 경기지사의 초청으로 이뤄진 방한이다.
지난 5월 불가리아 출장길에 현지 한국 공관으로부터 남 교수의 사연을 듣고 만난 남 지사는 한국 초청을 약속했다.
남 교수는 방한 첫날 인천공항에서 한국에 사는 '생면부지' 이복 여동생과 상봉한다.
이어 경기도 화성시 비봉면에 있는 남이 장군 묘를 참배한다. 남 교수는 남이(1441∼1468) 장군의 19대 후손이다.
30일 오전에는 경기도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지리학자가 본 불가리아 발칸 비경과 한국으로의 여정'이라는 주제로 강의도 한다.
처음 만난 여동생과 함께 남 지사 초청 오찬에도 참석하고, 냉전의 산물이자 자신의 인생 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는 DMZ도 방문한다.
남 교수 초청 업무를 진행한 경기도청 김규식 과장은 "남 교수는 불가리아 국적이지만 냉정과 한반도 분단의 비극을 그대로 안고 살아온 사람"이라며 "한국을 방문해 처음 만나는 여동생과 함께 한국의 발전상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w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