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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잡을뻔한 새'…공군, 조류충돌 예방책 '부심'
매 소리에 폭음통·공포탄 발사까지…갖가지 예방책 시행 '조종사 가장 무서워하는건 새'…F-5E 조류충돌 후 비상착륙
2016-06-16 19:51:27최종 업데이트 : 2016-06-16 19:51:27 작성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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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잡을뻔한 새'…공군, 조류충돌 예방책 '부심'
매 소리에 폭음통·공포탄 발사까지…갖가지 예방책 시행
'조종사 가장 무서워하는건 새'…F-5E 조류충돌 후 비상착륙

(수원=연합뉴스) 최해민 강영훈 기자 = 16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공군 10전투비행장.
전투기가 이륙을 준비하자 활주로 주변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갑자기 '끼이익'하는 새소리가 흘러나왔다.
맹금류인 매의 울음소리를 녹음해뒀다가 튼 것으로 이륙 중인 전투기 주변에 새가 모이는 막기 위한 조치다.
곧이어 활주로 주변에 놓인 폭음통에서는 '쾅'하는 폭음도 들려왔다.
LP가스를 주입한 통에 인위적인 폭발을 일으켜 폭발음을 내면서 새를 쫓는 폭음경보기였다.
이외에도 활주로 주변에는 새를 쫓는 임무를 수행하는 배트조(BAT:Bird Alert Team) 팀원들이 엽총 공포탄을 쏘며 새들을 쫓았다.
수원 10전비 배트조 20여명은 전투기 이·착륙이 있을 때 마다 항상 투입돼 임무를 수행한다.
이 모든 게 하늘 위의 '공포' 조류충돌(Bird Strike)을 막기 위한 공군의 대책이다.
조류충돌은 항공기 이·착륙 혹은 순항 중 새가 동체나 엔진 등에 부딪히는 현상이다.
항공기가 정지한 상태에서 새가 날아와 부딪히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될 게 없지만, 움직이는 항공기에 새가 충돌할 때 생기는 충격은 어마어마하다.
시속 370㎞로 상승하는 항공기에 900g의 청둥오리 한 마리가 충돌할 때 항공기가 받는 순간 충격은 4.8t이나 된다.
항공기 동체는 물론, 조종실 유리에 조류충돌이 일어날 경우 그 충격의 여파로 동체는 찌그러지고 조종실 유리는 깨질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더 위험한 것은 새가 엔진으로 빨려 들어갈 때다.
엔진의 공기 흡입구는 엄청난 양의 공기를 빨아들이기 때문에 이곳으로 끼어든 새가 선풍기 날개 모양의 팬 블레이드를 망가뜨리거나 심하면 엔진을 태울 수도 있다.
이 경우 자칫하면 엔진정지로 항공기가 추락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이날 오후 2시 10분께 경기 수원에서 발생한 F-5E 전투기 비상착륙은 엔진 부위 조류충돌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륙과정에서 조류충돌로 엔진이 정지되자 해당 전투기 조종사는 비상 매뉴얼에 따라 무게를 줄여 추진력을 얻기 위해 보조 연료탱크(1천ℓ)를 민가가 없는 칠보산 자락에 투하했다.
이륙에 성공한 전투기는 바로 회항해 다시 기지로 비상착륙했다.
적절한 조치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공군 관계자는 "전투기 조종사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게 바로 '새'"라며 "조류충돌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맹금류 소리를 트는 것은 물론, 폭음통·공포탄·배트조 운영 등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goal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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