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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받거나 눈총받거나'…지자체 스타 마케팅 '명암'
스포츠 스타 내건 시설 '호평'…일부 사업은 '흐지부지'
2016-06-01 07:03:24최종 업데이트 : 2016-06-01 07:03:24 작성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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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받거나 눈총받거나'…지자체 스타 마케팅 '명암'
스포츠 스타 내건 시설 '호평'…일부 사업은 '흐지부지'

(전국종합=연합뉴스) 전국 지자체들은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스타가 탄생할 때마다 다양한 '스타 홍보 마케팅'에 나서지만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주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지만, 대대적으로 홍보만 한 채 슬그머니 발을 빼 빈축을 사는 지자체도 적지 않다.

◇ 스포츠 스타 이름 내건 시설 '인기몰이'
샛별처럼 떠오른 스포츠 스타의 이름을 내건 시설이 지역을 알리고 주민들의 체육활동에 널리 쓰이는 성공적인 사례들이 적지 않다.
대구시 동구청은 2010년 7월 율하체육공원내 축구장 이름을 지역 출신 축구 스타 박주영 선수의 이름을 따 '박주영 축구장'으로 바꿨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동구청장배 축구대회를 비롯해 족구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연간 이용객이 2만여 명에 이른다.
경북 예천군도 지역 출신인 양궁 전 국가대표 김진호 선수가 1979년 독일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5관왕을 휩쓴 것을 기념해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을 만들었다.
이 양궁장에서는 매년 10여개의 국내 대회가 열리고,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2003년)와 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2015년) 때도 사용됐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양궁체험 프로그램에 연간 1만5천여명이 다녀간다.
경기도 동두천시는 다음달 상봉암동에서 민간자본 330억원을 들여 숙박시설까지 갖춘 체류형 종합 스포츠센터 '박찬호 야구공원' 조성 공사를 시작한다.



경남 양산시는 올 1월초 물금읍 황산공원에 강민호 야구장을 개장했다. 현역 프로야구 선수 이름을 단 1호 야구장이다. 이 야구장은 지역 야구 꿈나무와 동호인들에게 인기몰이 중이다.
전북 익산에는 아테네 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 리스트 김동문 선수의 이름을 딴 배드민턴 체육관이 2011년 만들어졌다.
주말에 하루 이용객이 250여명에 이르고, 지난해 이용객이 4만명을 넘은 것은 물론 같은 해 체육시설로는 드물게 1억3천만원 경영 흑자를 내기도 했다.
이밖에 부산에는 양정모 체육관이 만들어져 격투기 훈련생들의 훈련장으로 활용되는 가운데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유남규 탁구체육관도 조성 중이다.
강원도 삼척시에는 황영조 전 국가대표 선수의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우승을 기념해 '황영조기념공원'이 만들어졌고, 춘천시는 영국 토트넘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 선수의 이름을 딴 체육공원을 7월에 착공한다.



1994년 조성된 충북 청주시 '김수녕(1988 서울올림픽 2관왕) 양궁장', 2013년 개장한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도 시민의 휴식공간과 국내외 대회장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자체들은 이 같은 스포츠 스타 이름을 내건 체육시설이 지역을 홍보하거나 주민의 여가 활동, 관광 명소화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손흥민 체육공원을 추진 중인 춘천시 관계자는 "손흥민 선수를 브랜드로 한 공원이 지역 체육과 도시 인지도를 높이는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유명 스포츠 스타의 이름을 내건 체육시설이 지역 홍보와 일반인들의 체육활동에 도움이 된다며 좋은 반응을 보인다.

◇ 일부 지자체 '말로만'…"스타 인기 이용" 눈총도
스포츠 스타를 이용한 시설이나 행사가 모두 박수를 받는 것은 아니다.
경기도 군포시는 '피겨요정' 김연아 선수가 2006년 12월 러시아에서 펼쳐진 국제빙상경기연맹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하며 세계적 스타로 떠오르자 '김연아 빙상장'을 만들겠다고 발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시는 김 선수의 모교인 도장중학교 앞길을 '김연아 거리'로 조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두 계획은 흐지부지됐다. 빙상장은 예산 부족 및 타당성 결여, 김연아 거리는 김연아 소속사의 사업 중단 요구가 원인이었다.
부천문화재단도 김연아 선수가 태어난 도당동 일대에 '김연아 공원'을 추진하다 슬그머니 접었다. 부천시와 충분한 조율 없이 추진하다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인천시는 2013년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에서 활동 중인 인천 동산고 출신 류현진 선수와 협약식을 하고 '류현진 야구장' 건립을 추진했으나 류 선수가 부상으로 재활에 신경 쓰면서 현재 사실상 백지화된 상태다.
사업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뒤 이후에는 어떻게 됐는지 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경기도와 고양시는 한국 역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장미란 선수의 활약을 기념하기 위해 2010년 1월과 2011년 6월에 '장미란 선수 기념품 전시공간'과 '장미란 동상'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너무 지나친 홍보 아니냐'는 논란 속에 도와 시는 장미란 동상을 고양 호수공원에 만들겠다며 장 선수 가족과 MOU를 맺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호수공원에 장 선수의 동상은 물론 전시공간도 없다. 장 선수 동상의 경우 MOU 체결 다음 달 고양시장이 지역의 부정적 여론 등을 이유로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와 시 관계자들은 이후 두 사업이 어떻게 됐는지 시간이 많이 흘러 경과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경기도는 2002년 4월 당시 완공을 1년여 앞둔 의정부 빙상장 명칭을 쇼트트랙 영웅 김동성 선수의 이름을 따 '김동성 빙상장'으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역시 무산됐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당시 시에서 이름 변경을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들의 이 같은 '말만 앞세운' 스포츠 스타 홍보 마케팅에 "지자체나 지자체장이 스타들의 인기를 이용해 치적을 쌓거나 지역을 홍보하려는 한건주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지자체 관계자도 "세계적인 스타들을 활용한 홍보가 매력적이고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에 구체적인 실행계획 없이 각종 사업을 추진한 경향이 없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광호 강종구 이상학 변우열 최수호 최병길 노승혁 최병길 이재림 김상현 손상원 김진방)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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