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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라 부르지못하는 교사' 방과후전담사 처우개선 요구
임금체계 제각각·학교내 인권침해까지…"교육청 지도감독 절실"
2016-05-25 11:36:29최종 업데이트 : 2016-05-25 11:36:29 작성자 :   연합뉴스
'교사라 부르지못하는 교사' 방과후전담사 처우개선 요구_1

'교사라 부르지못하는 교사' 방과후전담사 처우개선 요구
임금체계 제각각·학교내 인권침해까지…"교육청 지도감독 절실"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저는 정교사자격증을 갖고 공립유치원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는데, 학교와 교육청은 제가 교사, 선생님이 아니라고 하네요"
경기도 성남의 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방과후 전담사인 한성희(46·여)씨는 4년째 유치원 원아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고 있다.
6세 어린이 22명이 한 전담사의 학생들이다. 그의 업무시간은 점심시간 이후부터 오후 5시가 넘어서까지 이어진다.
방과후 전담사는 유치원 정교사들의 오전 수업시간 이후 유치원에 남은 원아들의 교육과 보육을 도맡는 역할을 한다. 유치원 정교자 자격증이나 보육교사 2급 자격증을 따야만 할 수 있는 '전문직종'이다.
한 전담사도 보육교사 자격증을 갖고 있지만 교육당국은 '교사' 대신 '전담사'라는 정체불명의 호칭을 붙여줬다.
그는 "우리를 '전담교사', '보육교사'라고 부르는 순간 임금체계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하는 일은 교사와 같아도 교사라고 칭할 수 없다는 게 교육청 설명"이라고 하소연했다.
모호한 호칭은 직업적 자긍심을 바닥으로 떨어트리는 것은 물론 업무분장도 불분명하게 만들어 놓았다.
"우린 업무용 책상도 없고 교재도 없이 수업해요. 교구도 사용하지 못하는데 정교사들이 사용한 교구를 우리보고 정리하라고 합니다. 교실청소도 항상 우리 몫이에요. '전담사'라는 이름 때문인지 온갖 허드렛일까지 우리에게 시키고 항의하면 근무평가에 반영합니다."
임금 수준도 학교 비정규직 업종 중 비슷한 수준의 자격증을 필요로 하는 사서와 영양사보다 월 20만원 가량 적은 편이다. 유치원별로 전담사 근무시간이 천차만별이라 임금체계도 제각각이다.
이런 열악한 근무여건 때문에 적지 않은 유치원 방과후 전담사들이 교육현장을 떠나는 실정이다.
한 전담사는 "유일한 보람은 학생들"이라며 "하루에도 몇번씩 '그만두겠다'는 다짐을 하다가도 '선생님'이라고 저를 부르며 잘 따르는 학생들을 보면 힘든 생각도 싹 잊게 된다"고 말했다.
한 전담사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경기도내 유치원 방과후 전담사는 1천300명으로 모두 공립유치원(병실·단설)에서 근무한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는 25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본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교육청은 유치원 방과후 전담사의 임금체계를 정상화하고 이들에 대한 학교 내 인권침해를 지도감독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전담사 임금체계 단일화 문제를 포함한 10대 요구안을 관철하기 위해 내달 9일 총파업을 할 계획이다.
young8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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