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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잦다' 종합보험 안받아줘…오토바이 운전자 '부글부글'
연간 사고 1만1천건…보험가입률 42%, 종합보험은 5.7% 불과 보험사들 '손해율 높다' 거부…"불안한 나날, 대책 시급하다"
2016-05-19 07:15:40최종 업데이트 : 2016-05-19 07:15:40 작성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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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잦다' 종합보험 안받아줘…오토바이 운전자 '부글부글'
연간 사고 1만1천건…보험가입률 42%, 종합보험은 5.7% 불과
보험사들 '손해율 높다' 거부…"불안한 나날, 대책 시급하다"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오토바이(이륜차) 10대 가운데 6대가 의무 책임보험조차 가입하지 않은 '무보험' 상태로 도로를 누비고 있다.
특히 보장액수나 범위가 넓은 대인배상 종합보험 가입 오토바이는 5.7%에 불과해 심각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이륜차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자나 가해자 모두 피해배상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보험사들은 법적으로 가입이 의무화된 책임보험 외에 오토바이 종합보험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
손해율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 "가입하고 싶어도 안 받아줘요"…운전자들 '전전긍긍'
오토바이를 이용해 경기도 수원과 서울을 오가며 10년째 퀵서비스를 하는 전모(39)씨는 하루하루 가슴을 졸이며 운전한다.
보장 내용이 한정된 대인·대물 책임보험에만 가입돼 있을뿐이기 때문이다. 더 폭넓은 보장이 되는 대인·대물, 자기신체사고, 자기차량손해 보장 등이 되는 종합보험에는 가입하지 못했다.
전씨는 "얼마 전 빗길에 미끄러져 사고가 나 크게 다쳤는데, 보험 처리를 할 수 없어 모두 주머닛돈으로 치료했다"며 "또 사고가 나면 어쩌나 늘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양모(40)씨는 지난해 5월 800cc급 레저용 대형 오토바이를 샀다.
양씨도 종합보험에 들지 못했다. 책임보험에만 가입한 채 운전하고 있다.
주말 등을 이용해 오토바이를 탈 때 늘 불안하기만 하다. 매번 조심 운전을 한다고는 하지만 언제 날지 모르는 사고가 걱정스럽다.
전씨와 양씨가 오토바이 종합보험 가입을 안하려는 건 아니다.
100만원이 훨씬 넘는 보험료가 부담스럽기는 해도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종합보험에 가입하려고 여러 보험사에 문의했으나 거부당했다.
실제 18일 각 손해보험사에 전화, 오토바이 종합보험 가입 가능 여부를 문의했으나 "우리 회사는 이륜차 종합보험 가입을 받지 않는다"는 답변이 녹음기처럼 돌아왔다.
일부 보험사는 대리점을 통하면 가능할지 모른다며 전화번호까지 알려줬으나 해당 대리점 역시 책임보험 가입만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택배 일을 하다가 그만둔 수원 김모(49)씨는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크게 다친 적이 있었는데, 모두 내 돈으로 치료할 수밖에 없었다"며 "생계 수단으로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륜차 종합보험 가입이 쉽도록 정부에서 대책을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 10대 중 6대 '무보험'…종합보험 가입률은 5.7% 불과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 자료를 보면 2014년 1만1천758건의 오토바이 사고로 392명이 숨지고 1만1천58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사망자는 5.1% 감소했으나 사고 발생 건수는 12.7%, 중경상자는 9.9% 각각 늘었다.
같은 기간 오토바이 1만대당 사고 발생 건수도 77.4건에서 86.2건으로 11.4% 증가했다. 치사율은 사륜자동차의 2배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오토바이 보험 가입률은 여전히 저조하다.
보험개발원 분석 결과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오토바이 216만6천여대 중 책임보험에 가입된 오토바이는 92만여대로가입률이 42.5%에 그쳤다.
모든 배기량의 오토바이는 2012년 1월부터 책임보험 가입이 의무화됐지만 이마저도 여전히 가입률이 저조하다.
특히 보장 범위가 넓은 종합보험 대인배상 항목에 가입한 오토바이는 12만3천여대로 5.7%에 그쳤다. 자기신체사고와 자기차량손해 가입률은 3.7%와 0.5%에 불과했다.
배상액이 비교적 크지 않은 대물배상 종합보험 가입 오토바이 비율은 33.3%로 그나마 높았다.
종합보험 가입률이 낮은 것은 운전자가 기피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보험사가 가입을 받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손해보험사에서 기간을 연장하는 종합보험에 한해 선심 쓰듯 일부 재계약을 해주고 있다.
손해율이 높은 것이 종합보험을 받아주지 않는 이유라고 보험사들은 밝혔다. 사고가 잦아 보험금 지급이 많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밝힌 이륜차 보험 손해율은 책임보험과 종합보험을 모두 합쳐 평균 89.6%다. 그러나 종합보험의 대인배상 손해율은 130%에 달한다.
사륜차의 종합보험 대인배상 손해율도 136%에 달한다.
하지만 이륜차 대인배상 손해율은 보험금 지급액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자기신체사고 종합보험 가입을 받지 않는 상황에서 기록한 손해율로, 이 항목 종합보험 가입을 받으면 비율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보험사들은 주장한다.



◇ "종합보험 가입 대책 마련해야"…사고 경감 대책도 주문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사고를 줄이는 것과 함께 종합보험에 가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 관계자는 "이륜차 종합보험을 받아 줄 경우 발생하는 손실 부분을 여러 보험사가 분담하는 방식의 '공동인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보험사들과 협의, 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륜차 '신고제'보다 관리·감독을 강화한 '등록제'로 변경하고, 사륜자동차와 같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무보험 오토바이 운행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헬멧 착용, 안전법규 준수 등 이륜차 사고를 줄이기 위한 경찰의 단속 강화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크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 스스로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운전에 더욱 신경 쓰고 관련 기관들도 안전운전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19일 "오토바이 사고의 경우 사륜자동차보다 사고가 날 경우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다"며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종합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사고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각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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