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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겨울축제] ② "외형적 성과 치중 그만, '축제다움' 찾아야"
전문가들 "지역축제 목적은 '주민 행복'…관 주도 탈피, 역발상 기획 필요"
2020-01-10 07:30:03최종 업데이트 : 2020-01-10 07:30:03 작성자 :   연합뉴스
겨울 축제장으로 콸콸 넘치는 흙탕물

겨울 축제장으로 콸콸 넘치는 흙탕물

[위기의 겨울축제] ② "외형적 성과 치중 그만, '축제다움' 찾아야"
전문가들 "지역축제 목적은 '주민 행복'…관 주도 탈피, 역발상 기획 필요"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김지희 박한나 인턴기자 = 강추위와 지형 조건을 경쟁력으로 삼아 급격히 성장한 겨울축제가 '이상고온'이라는 변수에 직격탄을 맞는 일이 반복되면서 축제의 지속가능성 확보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
눈과 얼음을 이용한 단순한 구성에 전국적으로 유사한 형태의 축제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면서 규모의 변화만 있을 뿐 특별한 변화를 추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방문객 수 등 외형적 성과에만 치중해 소재 다변화를 꾀하지 못하고 '축제다움'이라는 본질을 고민하지 않는다면, 올해처럼 갑작스러운 기후변화에 우왕좌왕하는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훈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국내 겨울축제는 계절성을 기반으로 하지만, 계절성을 탈피하는 역발상적으로 접근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눈, 얼음, 추위 등 계절성에 기반한 축제가 아닌 다른 소재에 대한 축제 기획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 부연구위원은 유럽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구도심 광장 등에서 지역주민이 만든 공예품, 음식, 와인 등을 접할 수 있다는 점과 지역 고유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겨울철 고유풍습이나 현대적인 문화', 또는 '역발상적 소재에 대한 기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잃어버린 '축제다움'도 겨울축제의 큰 문제점으로 꼽혔다. 축제의 본질에 대한 고민 부재는 방문객 수 등 외형적 성과에 치중하는 자세로 이어져 악순환에 봉착하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이기원 한림대 데이터과학융합스쿨 교수는 "지역축제라는 건 지역주민들이 즐기기 위한 것"이라며 "성공 척도를 주민 즐거움이 아닌 방문객 수와 지역경제 살리기에만 두다 보니 방문객이 적거나 지역경제 활성화가 안 되면 '실패한 축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상기후가 축제에 미칠 영향을 고민하면서 주민들이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겨울을 보낼 수 있는지, 초심으로 돌아가 생각해보면 더 좋은 축제로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오훈성 부연구위원도 "우리나라 지역축제의 주 방문객은 유아와 아동을 동반한 30∼40대 가족 단위 방문객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접근하다 보니 체험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해 축제 본연의 목적인 제의성, 일탈성, 대동성이 미흡하고, 이를 고민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성공적인 축제라고 불리는 축제는 '전 연령대가 동참하는 축제'라고 강조하며 낚시체험이 아닌 '놀이 가치 경험'(놀이성)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낚시로 인식하면 불만족이 발생할 수밖에 없지만, 놀이로 인식하면 낚시하는 즐거운 경험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불만족이 없고 재방문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적은 강원연구원이 2017년 3월 발표한 '기후변화에 따른 강원도 겨울축제 대응방안'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당시 연구를 주도한 유영심 박사는 "관 주도형 축제로 진행하다 보니 이상기후 등 위기가 발생했을 때 대안 마련이 소홀했던 부분이 있다"며 '플랜B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은행 강원본부 역시 2017년 3월 발표한 '강원지역 겨울축제의 성과 및 시사점'과 이보다 앞선 2014년 3월 발표한 '2013/14년도 강원지역 겨울축제의 성과와 과제'에서 같은 문제의식 아래에서 지속가능성 확보를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오훈성 부연구위원은 "지역축제 문제점은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민선 지방자치제도 등 제도적 한계와 순환보직 하는 공무원 등 비전문가 중심의 축제 운영 등 운영적 한계가 원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축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축제에 참여하는 주민이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느끼는 행복에 있다"며 "성공한 축제를 모방해 성과에 무게를 두지 말고, 지역주민이 행복하면 창의적인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외래 방문객이 스스로 찾게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conany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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