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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는 국내로> (16) 산·물·숲 어우러진 한 폭의 산수화 괴산 산막이옛길
2016-08-11 06:00:12최종 업데이트 : 2016-08-11 06:00:12 작성자 :   연합뉴스
괴산호 벼랑길 4㎞ 그대로 복원…연화담·망세루·한반도전망대 등 비경 즐비
취향 따라 산책로·등산로 골라 걷는 재미…"더위 잊고, 지친 마음 치유는 덤"

(괴산=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촌부(村夫)나 오가던 호수 위 산 중턱 벼랑길이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명품 힐링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충북 괴산의 산막이 옛길을 두고 하는 말이다.

<휴가는 국내로> (16) 산·물·숲 어우러진 한 폭의 산수화 괴산 산막이옛길_1

사계절이 아름다운 이곳은 길을 따라 흐르는 달천과 어우러진 기암괴석, 이름 모를 나무와 야생화가 즐비한 숲길이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떠올리게 한다.

요즘 같은 여름철에도 따가운 햇볕을 피해 풀 내음 가득한 숲길을 걷노라면 어느샌가 더위는 잊고,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이 치유됨을 느낄 수 있다.

산막이 옛길 곳곳에 숨겨 놓은 이야깃거리는 걷는 내내 지루할 틈 없이 쏠쏠한 재미를 더해준다.

산막이 옛길은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마을에서 산골 오지인 산막이 마을까지 이어진 십 리 길을 말한다.

구불구불한 산길은 1957년에 괴산댐이 만들어지면서 대부분 물에 잠겨 없어지고 일부만 남아 있었다. 산막이는 산의 마지막, 산이 막혔다는 뜻이다.

이후 주민들이 하나둘 마을을 떠나면서 산막이 마을과 이 길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혔다.

그러던 중 전국적으로 둘레길 열풍이 불던 2008년 말 괴산군과 인근 4개 마을 주민이 "옛길과 옛 사연으로 엮은 둘레길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 새로운 변화가 시작됐다.

<휴가는 국내로> (16) 산·물·숲 어우러진 한 폭의 산수화 괴산 산막이옛길_1

괴산군은 이때부터 호수 가장자리에 나무받침(데크)을 설치해 4㎞의 벼랑길을 그대로 복원했다.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살아 있는 자연미를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친환경 공법으로 나무받침 길을 만들었고, 트레킹 코스 곳곳에 자연이 빚은 비경에다 스토리텔링을 더했다.

2011년 정식 개장한 산막이 옛길은 첫해 88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대박을 터트렸다. 지금은 연간 15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 전국의 대표 명품길로 자리 잡았다.

산막이 옛길 주차장 입구에서 주차료 2천원만 내면 사연 가득한 숲길로 출발할 수 있다.

맨 먼저 사랑을 상징하는 연리지(連理枝)와 갖가지 모양의 돌조각들이 즐비한 고인돌 쉼터가 방문객을 반긴다. 이곳에서 50m가량 올라가면 작은 골짜기에 아슬아슬한 밧줄로 연결한 소나무 출렁다리가 나오는데 아기자기한 재미를 준다.

출렁다리 우회로에는 남자 소나무와 여자 소나무가 사랑을 나누는 자세로 자라는 정사목(情事木)이 있다. 안내판에는 지구 상에서 유일한 사랑 나누는 소나무라고 적혀 있는데 1천 년에 한 번, 10억 주에 한 그루 정도 나올 수 있는 음양수라고 한다.

<휴가는 국내로> (16) 산·물·숲 어우러진 한 폭의 산수화 괴산 산막이옛길_1

출렁다리를 건너면 산책로와 등잔봉 등산로 중 택일해야 한다.

산책 코스로 들어서면 연꽃을 심어놓은 연화담과 세상의 근심 걱정을 모두 잊는다는 망세루로 이어진다. 망세루는 호수 양쪽을 모두 볼 수 있을 만큼 전망이 좋다. 1968년까지 호랑이가 살았다는 호랑이굴과 여우비나 여름 무더위를 피해 잠시 쉬어간 여우비 바위굴을 지나 앉은뱅이가 물을 마신 후 걸었다는 앉은뱅이 약수에 닿으면 잠시 목을 축일 수 있다.

괴산댐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호수 전망대는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지역 예술인들의 시를 감상할 수 있다. 호수 위로 난간을 설치하고 바닥에 강화유리를 깐 고공 전망대는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짜릿함을 선사한다.

이어 마흔 고개라고 이름 붙인 40계단을 지나 걷다 보면 어느새 산막이마을과 선착장이 눈에 들어온다. 산막이마을에서 배를 타고 출발지인 주차장으로 되돌아 나올 수도 있고, 온 길을 되짚어갈 수도 있다.

이달 말에는 산막이 옛길과 인근 충청도 양반길을 잇는 연하협 구름다리(167m)가 준공된다. 이 다리가 개통되면 산막이 옛길을 따라 충청도 양반길을 거쳐 속리산국립공원 내 갈은구곡까지 갈 수 있다.

<휴가는 국내로> (16) 산·물·숲 어우러진 한 폭의 산수화 괴산 산막이옛길_1

등산을 좋아하거나 시간이 허락된다면 산막이 옛길 등산로를 추천한다. 풍광이 환상적이다. 다만 길이 가팔라 만만히 봤다간 적잖이 고생할 수 있다.

1코스는 산막이마을∼천장봉(해발 437m)∼한반도 전망대∼등잔봉(해발 450m)∼노루샘까지 4.4㎞이며, 2코스는 진달래 동산∼천장봉∼한반도 전망대∼등잔봉∼노루샘을 잇는 2.9㎞이다.

천장봉을 조금 지나면 한반도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에서 괴산호를 내려다보면 한가운데 자리 잡은 한반도 지형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막이 옛길을 두 배로 즐기고 싶다면 둘레길과 등잔봉을 번갈아 걷는 것이 좋다.

올해 여름 가족과 함께 한적한 여유를 즐기길 원하면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이야기를 품은 산막이 옛길이 제격이 아닐까. 구불구불한 숲길을 따라 느릿느릿 걷다 보면 자연과 하나 된 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세파에 얽혀 어깨 한가득 얹어 놓았던 시름도 잠시나마 덜어놓을 수 있다.

jeonch@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8/11 06: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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