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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열면 800만원 손에 쥐는데"…코로나19에 두 번 우는 농심
2020-07-02 08:17:56최종 업데이트 : 2020-07-02 08:17:56 작성자 :   연합뉴스

가뜩이나 경기 안 좋은데 축제까지 줄취소…수확철 농산물 판로 막막
"맛을 봐야 구입하지" 온라인 쇼핑몰 등 비대면 판매구상에는 시큰둥
(옥천=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충북 옥천에서 6천여평의 복숭아 농사를 짓는 장모(56)씨는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복숭아 수확이 반갑지만은 않다.
이번 달 개최 예정이던 옥천 포도·복숭아 축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되면서 가장 쏠쏠한 판로를 잃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이 축제 부스 한 칸을 배정받아 사흘 동안 3㎏짜리 복숭아 600상자를 팔았다. 하루 매출액 300만원을 찍은 날도 있다.
전체 수확량의 10%를 조금 밑도는 양이지만, 축제장은 운반비나 수수료 등을 따로 내지 않아도 돼 농가 입장에서는 도매시장보다 훨씬 알차다.
홍보 효과도 커 택배 주문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장씨는 "해마다 축제장 판매를 통해 700만∼800만원의 목돈을 손에 쥘 수 있었는데, 올해는 그런 재미가 사라졌다"며 "코로나19로 소비마저 위축돼 판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농특산물 판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소비가 위축된 상태에서 지방자치단체 등이 마련하던 축제까지 줄줄이 취소되면서 판로가 막힌 농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일부 지자체는 축제 대신 온라인 쇼핑몰 개설 등 비대면 판로를 모색하는 등 농가 지원책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2일 충북도에 따르면 이달 개최 예정이었던 옥천의 포도·복숭아 축제와 제천의 월악산 송계 양파 축제, 10월 열릴 증평 인삼골 축제가 잇따라 취소됐다.
다음 달 예정됐던 영동 국악과일와인 축제는 9월로 한 달 미뤄졌지만, 개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농특산물을 팔려면 눈맛과 입맛으로 소비자를 유혹해야 한다. 이들의 이목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게 수확철에 맞춘 축제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비 패턴이 대면에서 비대면 구매로 바뀌는 추세다.
옥천군은 이달 10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우체국 쇼핑몰에서 '향수옥천 포도·복숭아 온라인 축제'를 열 계획이다.
이 쇼핑몰 내에 별도의 쇼핑몰을 개설, 싱싱한 포도·복숭아를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팔면서 '향수옥천' 브랜드도 홍보하는 일거양득의 성과를 거두자는 취지에서다.
옥천지역 아파트단지와 대전권 관공서를 대상으로 구매 신청을 받아 선도 농가의 포도·복숭아를 배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영동군도 국악과일와인축제를 개최하지 못할 경우 자매결연한 서울 강남구·서대문구·용산구·중구와 경기 오산시, 인천 남동구에 포도·와인 구매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통한 농산물 판매와 추석을 전후해 온라인 판매 등을 추진하고 포도·와인 판촉 행사도 지원하기로 했다.
농가에 피해가 덜 가도록 택배비를 지원하고 직거래 및 대형마트 입점도 도울 방침이다.
지난달 29일 인삼골 축제를 열지 않기로 결정한 증평군도 농가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이 축제는 지난해 21만명이 찾아 인삼과 농산물 20억원어치 샀을 정도로 농특산물 판매량이 많았다.
그러나 수삼은 가격이 비싼 데다가 소비자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구매하는 특성 때문에 온라인 판매 등도 녹록지 않다.
그렇다고 코로나19가 퍼지는 상황에서 축제 때처럼 대면 판매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증평군 관계자는 "인터넷 장터 판매를 유도하면서 인삼연구회 영농조합법인과 함께 농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묘책을 짜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맛을 보며 구입하는 농특산물 특성상 온라인 쇼핑몰 등 비대면 판매가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취소된 축제의 대안으로 직거래 장터를 검토하는 지자체도 있다.
월악산 송계 양파축제를 취소한 제천시는 이달 4∼12일 한수면 송계리 일원에 직거래장터를 개설하고 지역농산물 직거래장터에 양파 판매코너를 꾸릴 계획이다.
괴산군은 감물감자축제를 취소하면서 지난달 19∼21일 직판행사를 열었는데, 작년 축제 때 못지않은 3천만원어치의 감자 1천200상자를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 삼박자를 고루 갖춘 축제가 취소돼 아쉽다"며 "농가에 피해가 덜 가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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