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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honey] 풍경과 휴식이 있는 양평
2024-02-14 08:48:47최종 업데이트 : 2024-02-14 08:00:04 작성자 :   연합뉴스

백설 속 '고요' 두물머리
(양평=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경기도 양평은 가볼 만한 곳이 많다.
도시와는 다른 자연 풍경을 간직하고 있어 계절마다 고유한 정취를 감상할 수 있다.
경치도 볼 겸 이곳을 찾았다가 식당이나 카페에 들러 쉬어가는 사람들도 많다.
양평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찾아봤다.
◇ 흰 눈 내린 두물머리
서울에서 차를 타고 양평을 향해갔다.
출발할 때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도착할 때쯤에는 인도에 쌓인 눈이 보였다.
도로는 제설작업이 이뤄져 통행이 원활했다.
양평 하면 떠오르는 두물머리가 첫 번째 목적지였다.
일반 방문객은 물론이고 사시사철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진작가들이 방문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두물머리에도 눈이 쌓였다.
사람이 덜 다니는 곳은 이미 눈으로 덮여 고요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양평은 서울 근교에 있어 이동하기가 비교적 편리하다.
오전 10시쯤 도착했는데 벌써 방문객들이 적지 않았다.
흰 눈을 보고 반가워하는 외국인 방문객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 두 물이 머리를 맞댄 곳
두물머리는 남한강과 북한강 두 물이 머리를 맞댄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 들어서자 겨울이어서 잎을 떨궜지만, 풍채 좋은 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수령이 400년 넘은 느티나무다. 느티나무는 예부터 마을 어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수종이다.
대표적인 정자목이다.
강 쪽을 바라보니 산의 형세가 수면에 비치고 그 앞에 있는 '큰섬'이 보였다.
눈은 계속 내리는데 마치 풍경이 정지한 느낌이다.
이곳을 뱃길로 다니던 시절에는 느티나무 아래에서 도당제를 지냈다고 한다.
잠시 발걸음을 옮겨 바로 옆에 있는 '소원 나무' 앞에 섰다. 역시 느티나무다.
그 옆에는 액자 모양의 포토존이 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액자 속 풍경이 달라진다.
앞서 봤던 큰섬이 액자 속에 들어오니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 느낌을 줬다.
조금 더 안쪽으로 이동하니 두물머리 나루터 안내판이 나왔다.
남한강 수운의 마지막 정박지이자 남한강 물류의 집합지였다는 설명이 적혀있다.
드나들던 배와 오가는 사람들로 번화하고, 주변에는 주막이 성행했을 과거의 나루터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수변 지역을 따라 형성된 데크 길을 걷다 보면 두물경이라는 큰 표지석이 보인다.
뒤쪽으로 보이는 섬이 족자섬이다.
왼쪽이 남한강, 오른쪽이 북한강이라고 한다.
취재팀과 동행한 용춘금 문화관광해설사는 "족자섬 앞에서 포말이나 소용돌이 없이 두 물이 만나 합수된다"고 설명해 줬다.
이곳까지는 다소 걸어들어와야 해서인지 주변에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눈 쌓인 길을 계속 걷는데, 바싹 마른 줄기가 떠 있는 연밭이 펼쳐졌고 근처에 물닭과 오리류가 보였다.
곳에선 흔한 겨울 풍경일 텐데, 처음 찾은 사람에게는 이색적으로 보였다.
다음날 비슷한 시간대에 다시 두물머리를 찾았다.
눈은 전날 밤에 그쳤다.
느티나무 근처에는 더 많은 눈이 쌓였다.
겨울이라 황포 돛배는 땅 쪽으로 나와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주변 경치와 꽤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물경까지 걸어갔다.
눈 때문인지 풍경에 겨울의 정취가 더 입혀졌다.
◇ 소나기마을에서 만나는 문학
두물머리에서 차로 20분 정도 이동하면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 갈 수 있다.
시인이자 소설가 황순원(1915∼2000)의 삶과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평안남도 대동 출신인 그의 단편 '소나기'는 소년과 소녀의 짧은 만남을 서정적으로 그린다.
작품 중에 "어른들의 말이, 내일 소녀네가 양평읍으로 이사 간다는 것이었다"는 문장이 나온다.
2003년 양평군과, 황순원이 교수로 재직했던 경희대가 자매결연을 하고 이 작품을 배경으로 문학테마공원을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2009년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이 개관했다.
문학관 건물에는 황순원이 쓴 만년필과 원고, 그의 서재를 꾸민 공간 등이 전시돼 있다.
문학 작품을 통해 한 작가가 살아왔던 시대, 작가의 삶 등을 되돌아보는 것은 꽤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때마침 이곳을 자녀와 함께 찾은 가족 단위 방문객도 보였다.
건물에는 단편 '소나기'의 배경 중 하나인 개울가, 조약돌 등을 모티브로 한 실감콘텐츠 영상체험관이 있다.
파란 하늘에 푸른 나무들이 펼쳐진 개울가, 비 내리는 풍경과 소리 등이 시각, 청각을 자극했다.
문학관 건물 바깥에는 '소나기'에 나오는 수숫단, 원두막이 구현돼 있다.
원두막 지붕과 수숫단 테두리에도 눈이 쌓였다.
◇ 카페에서 차 한 잔…맛깔스러운 해장국
이제 잠시 쉼을 가져보기로 했다.
양평은 경치 좋은 카페가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양평 방문 첫째 날은 눈이 계속 내려 영업을 쉬는 곳도 있었다.
근처 가 볼 만한 카페를 간단히 검색하고 나서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을 나왔다.
20∼30분 이동하자 입구에 비스듬하게 기운 소나무가 서 있는 카페 겸 음식점이 나왔다.
입구를 지나자 사람의 손길이 닿은 정원이 보였다.
나무, 석탑, 장독대, 조명 등이 눈에 띄었다.
계곡과 이어진 길에는 갈색으로 마른 수국에 눈이 살짝 얹어져 있다.
카페에 들어가 차 한잔을 마시며 눈 쌓인 앞산을 바라봤다.
참고로, 양평군 문화관광을 안내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는 한 번쯤 가볼 만한 카페를 소개한 책자도 내려받을 수 있다.
길을 떠난 곳에서 먹을거리를 빼놓을 수는 없다.
양평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해장국이다.
양수역 근처에 있는 한 식당을 찾았다.
이 식당의 해장국에는 내장이 보이지 않고 선지, 콩나물, 시래기가 들어갔다.
찬으로는 부추무침, 깍두기, 겉절이가 나왔다.
깔끔하고 담백한 국물에 연신 숟가락이 이어졌다.
식당에 금세 손님들이 찼다.
또 한 곳 들른 식당은 연잎밥 식당이었다.
역시 두물머리에서 가까운 곳인데, 찰밥을 싸고 있는 연잎을 벗겨 보니 연근과 견과류가 보였다.
명태찜과 나물 반찬이 나왔다.
연잎을 활용한 먹을거리로는 연잎 핫도그도 있다.
웬 핫도그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곳에서 꽤 유명한 간식이다.
두물머리를 둘러보고 출출하던 차에 근처 핫도그집이 보였다.
핫도그집 내부에는 연잎이 들어가 핫도그 색이 어둡다는 설명이 적혔다.
먹고 나니 출출함이 가셨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4년 2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jsk@yna.co.kr
[여행honey] 풍경과 휴식이 있는 양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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