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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을 딛고 서는 클라이밍의 즐거움
2017-07-08 08:01:02최종 업데이트 : 2017-07-08 08:01:02 작성자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인공암벽을 오르는 스포츠 클라이밍은 고도의 집중력이 있어야 하는 '멘탈(Mental) 스포츠'다. 두려움을 떨치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암벽 꼭대기에 도달했을 때의 짜릿함과 성취감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스포츠 클라이밍 기초 동작은 쉬워 보인다. 실내 인공암벽에 빼곡하게 달린 홀더(holder)를 두 발로 딛고, 두 손으로 붙들면서 옆으로 이동하면 되는 간단한 동작이다. 다른 초보자들의 움직임도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클라이밍 초보가 가장 처음 배우는 이 동작의 핵심 포인트는 중심 잡기. 손과 발로 삼각형을 만들며 옆으로 이동하는 연습이다.
체험에 나선 기자는 조교가 쏘는 레이저포인터의 빨간 불빛을 따라 홀더에 한 발씩 올라선 후 두 손으로 정수리 위에 있는 홀더를 붙잡았다. 다시 포인터 불빛을 따라 한 손을 뻗어 다른 홀더를 붙잡고 대각선에 있는 발을 옮겨 두 팔의 중간쯤으로 옮겼다. 벽면을 이동하며 삼각형과 역삼각형을 반복해서 만들어내는 동작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팔이 저리고 균형이 무너졌다. 떨어지지 않기 위해 팔에 잔뜩 힘이 들어간 탓이다.
이재용(46) 스포츠 클라이밍 국가대표 감독(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 감독)은 "팔심에만 의존하면 안 된다. 몸의 중심을 최대한 낮춰 다리를 먼저 옮기고 손이 따라가야 한다. 팔은 붙들기만 하고 다리 힘을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개구리가 앉아 있는 듯한 모습을 유지한 채 벽에 매달리거나 발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 살 떨리는 클라이밍 체험
좌우로 이동하는 동작을 연습한 후에는 상하로 이동하는 방법을 배운다. 상하 이동도 삼각형과 역삼각형을 만들면서 진행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벽의 높이는 5m에 불과하지만 갈수록 지면이 멀어지기 때문인지 팔과 다리에는 더한 힘이 가해진다. 또 가장 적당한 위치·모양·크기의 홀더를 선택해야 하는 고민도 안게 된다. 하지만 고민이 길어서는 안 된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만큼 힘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스포츠 클라이밍을 '멘탈 스포츠'라고 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벽에 매달려 다음에 이동할 홀더에 집중하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이 감독은 "힘은 빠져도 정신줄은 놓으면 안 되는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높이 5m 벽에서 상하좌우 이동법을 연습한 후 11m 벽에 도전했다. 물론 허리에 찬 안전벨트에 로프를 걸고 손에는 초크 가루를 발랐다. 벽 앞에 서자 끝자락이 까마득해 보인다. 포인터 불빛을 쫓아 손과 발을 움직이며 오른다. 배운 대로 중심을 잔뜩 낮췄다가 발로 홀더를 딛고 손으로 붙드는 동작을 반복했다.
벽의 절반쯤에 이르자 포인터 불빛 없이 혼자서 오르라고 한다. 팔과 다리에는 잔뜩 힘이 들어가고 어느 홀더를 선택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온몸의 신경과 정신은 두 손과 두 발에만 집중됐다. 어느덧 높이가 까마득해졌다.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종아리 근육이 후들거리고 어느덧 온몸은 땀으로 흥건해졌다.

절벽을 딛고 서는 클라이밍의 즐거움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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