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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이매진] 음습하던 폐선 부지가 도시 옹달샘으로
2017-06-10 08:01:02최종 업데이트 : 2017-06-10 08:01:02 작성자 :   연합뉴스

(광주=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참말로 좋네/ 푸른길이 있어서 좋네/ 나무들이 서로 모여 살고/ 새들이 그 나무들 속에 집을 짓고/ 아이들이 나비처럼 내려앉은 옛 기찻길/ 광주에는/ 푸른길 푸른 마음 출렁출렁 좋네/ 할머니가 아장아장 손자녀석 등에 업는 길/ 할아버지가 손자 딸 앞세워 소년인 양 걷는 길/ 지어미와 지아비가 늙을 줄 모르고 걷는 길/ 젊은이들이 휘파람 불며 자전거로 달리는 길!"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경전선(慶全線ㆍ삼랑진역∼광주 송정역) 광주 구간 폐선 용지에 조성된 푸른길공원의 '푸른길광장'에는 김준태 시인의 '푸른길을 노래함'이 새겨져 있다. 김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흉물이었던 폐선 용지가 기적 소리 대신 새소리와 바람 소리가 들려오고, 다양한 수목이 늘 쉼 없이 초록을 나눠주는 도심 속 허파로 변신했다.
도심을 관통하는 숲길을 이용해 출근하는 직장인과 통학하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가볍고, 숲 속에서 산책하거나 운동하는 사람들의 얼굴도 밝다. 공원이 주거지와 맞붙어 있어 슬리퍼를 신고도 찾을 수 있다 해서 '슬리퍼 녹지'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뒷골목처럼 음습했던 기찻길 옆 주택가도 새롭게 단장해 살기 좋은 동네로 다시 태어났다.
조준혁 푸른길 사무국장은 "푸른길공원은 사시사철 꽃도 보고 산책과 운동을 하며 이웃과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공원"이라며 "푸른길의 가장 큰 가치는 광주 도심을 감싸며 통과하는 철로가 폐선되자 활용방안을 지자체가 기획하고 만든 것이 아니라 시민참여형으로 도심 공원을 만든 데 있다"고 말한다.
1922년 개설된 이후 도심을 가로지르던 철도는 교통체증과 교통사고를 유발하고, 소음으로 인한 주민생활 불편 등으로 이설 요구가 이어졌다. 1989년 경전선 구간 중 광주역~효천역 간의 10.8㎞를 도시 외곽으로 이설키로 결정하고 2000년 8월 폐선됐다. 1998년부터 폐선 부지 활용을 두고 지자체와 시민단체의 의견이 분분했고, 결국 광주 시장은 폐선 부지의 공원화를 선언했다.
이후 광주시가 예산 책정을 미루자 2002년 민간 차원의 '광주 푸른길 가꾸기 운동본부'가 결성됐다. 2003년 향토기업이 조선대학교 앞 구간을 공원으로 조성해 시에 기탁하고, 시민들도 '푸른길 100만 그루 헌수 운동'에 동참하는 등 시 당국을 압박했다. 시민의 노력으로 2013년 푸른길공원 조성이 완료됐고, 광주시 푸른길 공원 시민참여 관리·운영 조례에 따라 결성된 사단법인 푸른길이 운영을 맡고 있다.
◇ 골목길 걷다 보면 시나브로 추억여행
푸른길공원은 기존 면으로 조성된 도시 숲의 틀을 깬 숲이다. 폐선 철로를 활용해 조성한 탓에 선형을 띠고 있고, 이 때문에 숲이 그대로 걷는 길이 됐다. 숲길의 총 길이는 8.2㎞, 너비 8∼26m, 면적 12만 227㎡인 띠 모양으로 오감길(광주역∼산수동굴다리, 1.7㎞), 배움길(산수동굴다리∼남광주역, 1.7㎞), 물숲길(남광주역∼백운광장, 2.1㎞), 이음길(백운광장∼광주대학교 입구, 2.7㎞) 구간으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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