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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zine] 렌터카로 떠나는 일본 중부 ①도야마현
2024-03-29 11:23:26최종 업데이트 : 2024-03-29 08:00:07 작성자 :   연합뉴스

'일본의 베네치아' 쇼가와강 협곡의 절경
(도야마현=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곳을 자유롭게 다니는 것은 여행자의 '로망'이다. 패키지여행은 일정과 시간에 맞춰 움직여야 하지만 렌터카를 이용한다면 원하는 시간에 가고 싶은 곳을 다닐 수 있다. 렌터카와 여행지를 예약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계획을 꼼꼼하게 세우면 렌터카로 알찬 여행을 할 수 있다. 일본 중부 도야마현과 기후현의 중소도시는 렌터카로 떠나기 좋은 곳이다.
◇'일본의 베네치아' 이미즈시 우치카와강
기후현 북쪽에 있는 도야마현은 일본 북알프스의 높은 산맥을 배후에 두고 있다. 맑고 깊은 바다와 넓은 평야의 곡창지대에서 나는 신선한 해산물과 농산물로 유명하다.
도야마현에서 가장 먼저 들린 곳은 일본의 베네치아라 불리는 우치카와강이 흐르는 이미즈시(射水市)였다. 해운과 어업이 발달한 이 지역에는 도야마 어항에서 시작하여 해안선을 따라 약 3,420m를 흐르는 우치카와강이 있다.
이 강은 옛날부터 배가 다니는 운하로 이용되는 등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강가에 정박한 어선과 강을 따라 늘어선 목조 건물, 강을 가로지르는 12개의 다리가 만들어내는 경관은 한 폭의 그림 같다. 이 때문에 '일본의 베네치아'라고 불린다.
이곳을 골프장 카트 같은 베이카트와 3륜 전동자동차인 베이구룬을 타고 둘러볼 수 있다. 베이카트는 국제면허증만 있으면 외국인도 직접 운전할 수 있지만 베이구룬은 별도의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야 한다. 산노다리(山王橋)에는 인(人), 애(愛), 몽(夢), 심(心) 글씨를 표현한 손 모양 조형물 4개가 있다. 다른 다리들도 저마다의 특색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주물 산업이 유명한 다카오카시와 주조공장 와카쓰루 주조
우치카와를 둘러본 뒤 1시간 30분 정도 서쪽으로 차를 타고 다카오카시(高岡市)로 이동했다. 다카오카시는 주물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10여 곳 있는데, 일본에서 사용하는 주물제품의 대부분을 생산한다. 주석으로 여러 가지 제품을 만드는 것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노사쿠를 방문했다.
건물에 들어서면 이 공장에서 직접 사용하고 있는 수천개의 형틀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그 모습이 마치 설치미술품과 같았다. 간혹 형틀이 없는 빈 곳이 있는데 형틀을 공장 안으로 가지고 가 제작에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쇼가와강 유람선을 타러 가기 전 일본 정종과 위스키를 만드는 와카쓰루 주조를 들렀다. 이곳에서는 맛있는 위스키를 만들기 위해 참나무통을 전량 외국에서 수입한다.
회사 관계자는 "방문자들이 직접 참나무통에서 원하는 위스키를 뽑아서 술병에 넣은 뒤 자신이 제조에 참여했다는 사인을 넣을 수 있는 행사를 하고 있는데 위스키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며 참나무통에서 위스키를 뽑는 시범을 보여주었다.
◇계곡이 아름다운 쇼가와강 협곡과 수산물이 풍부한 히미항
계절마다 아름다운 계곡을 만들어내는 도야마현 쇼가와강 협곡을 운행하는 유람선을 탔다. 도야마현 서부 도나미시에 있는 쇼가와 협곡은 산거 촌락과 튤립 재배로 유명하다.
깨끗한 물과 협곡이 만든 아름다운 계곡은 관광객의 시선을 빼앗기에 충분했다. 계곡이 흰 눈으로 덮여 산거촌락과 튤립 재배지 등을 방문할 수 없었지만, 관광객들은 유람선에서만 바라보는 경치만으로도 경탄했다.
쇼가와 유람선 여행을 끝내고 맛있는 해산물로 만든 점심을 먹기 위해 북서쪽으로 1시간 정도 이동해 히미시(氷見市) 항구에 있는 히미반야가이로 갔다. 이곳은 히미시에서 나는 농산물과 주변에서 잡히는 해산물을 판매하는 건물이 동서남북 관으로 지어져 있는데 한국의 농수산물판매장과 비슷했다.
인근 해역에서 잡은 생선으로 만든 요리를 북알프스를 바라보며 맛보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하지만 이날도 진눈깨비가 내려 하늘에 구름층이 두꺼웠다. 특히 바다 건너 해안에 구름이 많아 북알프스를 볼 수 없었다. 히미항에서 잡은 생선으로 만든 신선한 요리를 맛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농산물이 풍부한 구로베시
구로베시(黑部市) 외곽에 있는 고고구로베(KOKO 黑部) 휴게소에 들렀다. 이 휴게소는 구로베시 농협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곳이다. 북알프스 산맥과 구로베시의 평야에서 생산하는 농산물과 공산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한국의 농협 로컬푸드와 하나로마트를 합쳐 놓은 것 같았다.
지역 주민이 싼 가격의 농산물과 공산품을 구매하고 휴식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유통과 문화센터 역할을 하는 곳이다. 북알프스의 높은 봉우리를 볼 수 있는데 필자가 도착했을 때는 구름이 많아 부분적으로만 보였다.
휴게소 지점장은 여행하는 동안 날씨가 좋지 않아 북알프스를 보지 못했다고 하자 "북알프스는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쉽게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며 우문현답을 해 박장대소했다.
인근에는 1인 사우나, 가족 사우나, 대중 사우나 등을 갖춘 사우나만 있다는 의미의 후로바카가 있었고 그 옆에는 저렴한 숙박시설인 컨테이너 호텔이 성업 중이었다. 자유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싼 가격의 농수산물을 사서 요리를 해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천물이 좋은 구로베강 우나즈키 온천
우나즈키 온천에는 협곡철도의 출발역이자 도야마현 지방철도역의 종점인 우나즈키온센역이 있다. 협곡 열차는 구로베강 상류의 구로베 댐을 건설할 때 물자를 나르기 위해 건설했던 것인데 댐 건설이 끝난 뒤 폐쇄하지 않고 관광열차로 바꿔 운행하고 있다.
협곡 열차의 운행 기간은 4월부터 11월 말까지 운행하며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려 중단된다. 우나즈키온센역에서 상류 쪽으로 보면 붉은색의 신야마비코다리와 코고멘교가 하얀 눈과 어우러져 아름답게 보였다.
우나즈키온센역은 관광열차의 출발역이기도 하지만 도야마시에서 출발하는 도야먀현 지방열차의 종착역이다. 기차여행을 하는 관광객은 도야마시까지 신칸센으로 와서 지방열차로 갈아타면 이 온천까지 올 수 있다.
◇료칸 여행의 즐거움
일본 여행의 즐거움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온천욕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는 료칸 여행이다. 신호타카 로프웨이 인근의 온천은 유황 성분이 많다. 신호타카 로프웨이역에 내렸을 때 유황 냄새가 났다.
인근 계곡은 일본에서 노천탕이 많기로 유명하다. 해발 800m에 있는 야마노호텔도 계곡에 노천탕이 있다. 눈 덮인 산을 바라보고 함박눈을 맞으며 온천욕을 즐기는 모습은 무릉도원을 연상시켰다.
온천욕을 즐긴 뒤 화장품을 바르지 않아도 뽀송뽀송한 피부의 느낌은 여행자의 피로를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창밖의 눈 덮인 절경을 보면서 아침을 먹는 즐거움은 컸다.
료칸 여행의 색다른 체험은 일본 전통 건축인 다다미방에서 잠을 자는 체험이다. 허리를 지질 수 있는 온돌방의 따뜻함과 서구식 침대의 푹신함은 없었지만, 매끈하면서 까끌까끌한 돗자리의 느낌이 좋았다. 체온을 충분히 유지할 정도의 이불과 쾌적한 실내 공기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상쾌한 기분이 들게 했다.
◇먹거리 여행과 렌터카 여행
산마치 거리에서는 쌀과자에 소고기 초밥 2개를 얹은 히다규를 판매하는 가게 앞에 관광객들이 길게 줄을 섰다. 이들 업소는 더 많은 관광객이 맛보게 하기 위해 손님 1명 당 최대 2개 히다규만 판매한다. 또 포장 없이 초밥을 올려놓은 쌀과자만 팔아 음식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다.
도야마만에서 잡은 신선한 생선으로 만든 초밥, 간장소스를 입힌 쌀로 만든 새알심, 간장소스와 미소를 입혀 부드럽게 만든 모찌, 그릴에 구운 소고기 꼬치 등은 도야마현과 기후현에서 새롭게 맛본 먹거리다.
렌터카를 타고 지나면서 차창 밖으로 중소 시골 도시의 풍경을 여유롭게 볼 수 있었다. 나고야에서 기후현으로 가는 산간 고속도로에서는 함박눈이 내려 길가의 높은 산을 설국으로 만들었다.
이미즈시로 가는 길의 소도시와 농촌 풍경은 가지런히 잘 정돈된 주택들, 텅 빈 논과 밭을 볼 수 있었다. 도야마현 중소도시를 지날 때는 논과 밭에 파릇파릇한 마늘과 보리가 자라고 있었다.
비 내리고 눈발 날리는 날씨 탓으로 렌터카를 타고 달릴 때 북알프스는 아스라이 보이는 넓은 들판 건너편에서 자신을 쉬이 드러내지 않았다.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4년 4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srba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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