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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시장 ‘불취무귀(不醉無歸)’ 상 관광객에게 돌려준다
주변 정비마치고 음주, 흡연, 좌대착석 등 금지시켜
2018-09-06 18:01:02최종 업데이트 : 2018-09-14 15:25:34 작성자 : 시민기자   하주성
남문시장 고객센터 앞에 조성한 불취무귀 상 주변을 정비하고 있다

남문시장 고객센터 앞에 조성한 불취무귀 상 주변을 정비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불취무귀 상의 훼손을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불취무귀 상은 정조대왕과 수원을 상징하는 작품이라는 인식을 사람들이 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주변 정리를 마치고나면 불취무귀 상에 앉아 음주를 하거나 좌대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우는 행위 등은 바로 고발조치를 할 것입니다."

5일, 남문시장 고객센터 구역 안에 소재한 정조대왕의 불취무귀 상을 정비하고 있는 현장에서 만난 수원남문시장 글로벌사업단 김춘홍 전문위원은 "이제 더 이상 불취무귀 상의 훼손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한다. 수원의 상징과도 같은 불취무귀 상을 함부로 훼손하는 것을 도저히 방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조대왕의 불취무귀 상은 자리를 몇 번인가 옮겼다. 그동안 불취무귀 상은 남문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좌대에 걸터앉아 쉬기도 하고 이곳을 술상으로 삼아 술을 마시는가하면, 그 이상의 훼손을 하는 행위도 서슴없이 했다. 사람들이 걸터앉으면 안 된다고 안내판을 붙여놓기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아무리 계도를 해도 듣는 시늉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남문시장 관계자들의 말이다.
4일 여자화장실입구에 놓인 커피자판기 등도 5일 철거했다

4일 여자화장실입구에 놓인 커피자판기 등도 5일 철거했다

주변 정비마치면 불취무귀 상 함부로 사용 못한다

"불취무귀 상을 정비하려고 고심을 많이 했어요. 우선 남문고객센터 공용화장실 앞에 있는 자판기를 철거했습니다. 그 자판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종이컵 등을 함부로 버리는가 하면 화장실을 이용하는 여성분들이 상당히 불편하다는 민원제기를 했기 때문이죠. 화장실 앞 공간을 노숙자들이 차지하고 앉아 아침부터 술판을 벌이는 바람에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 민원제기는 한두 번 받는 일이 아니다. 공용화장실 입구가 한 곳으로 드나들다보니 아무래도 여성들은 사용하기 불편하기 때문이다. 구조상 이런 불편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방안도 연구 중이라고 한다. 남문고객센터 공용화장실은 수원시의 공용화장실 중 가장 사용자수가 많은 곳 중 한 곳이다. 평일에는 3000~4000명 선, 주말이면 1만명을 넘기 때문이다.

"화장실 옆과 불취무귀 상 주변을 돌담으로 완전히 차단시키고 여성들이 드나들던 출입구 앞을 화단으로 차단해 이곳에서 술판을 벌이거나 함부로 술에 취해 노상에서 잠을 자는 행위를 방지하려고 합니다. 늘 이런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인해 남문시장을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안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기 때문이죠."
비상소화전함, 음료자판기 등을 치우고 펜스앞을 돌담으로 막을 예정이다

비상소화전함, 음료자판기 등을 치우고 펜스앞을 돌담으로 막을 예정이다

불취무귀상 관광객들에게 돌려주어야

결국 불취무귀 상의 정비를 마치고나면 순수관광객들이 아니면 불취무귀 상 근처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관광객들이 불취무귀 상 포토존을 이용해 사진촬영을 하려고 해도 좌대를 차지하고 비켜주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사진촬영을 하지 못하고 이곳에서 술판을 벌이는 사람들로 인해 일부러 불취무귀 상을 비켜서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고객센터 건물 한편에 마련한 쓰레기집하장 출입구도 한편으로 바꾸겠다고 한다. 현재 쓰레기 등 각종 물건을 쌓아두는 곳이 불취무귀 상 뒤편이기 때문에 이곳을 함부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런 모든 불편사항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으로 불취무귀 상 주변을 화단으로 막아 접근을 하지 못하게 조성한다. 뒤편 배경도 돌담으로 쌓아 이곳은 일반인들이 함부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관광객들에게 불취무귀 상을 온전히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불취무귀 상 정비를 마치고나면 안내판을 게시해 이곳에 함부로 앉아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행위, 불취무귀 상을 훼손하는 행위, 걸터앉아 비켜주지 않는 행위 등은 바로 제재를 가하겠다고 한다. 불취무귀의 어원은 조선왕조실록에 보인다. '취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마라'는 말은 조성왕조실록 正祖 34卷, 16年(1792 壬子 / 청 건륭(乾隆) 57年) 3月 2日(辛未)에 성균관 제술 시험의 합격자들과 희정당에서 연회를 벌이다 나온 말이다.
자판기 등을 척수하고 난 뒤 공사 중이다. 펜스앞을 돌담과 화단으로 막아 불취무귀 상을 보호한다

자판기 등을 철거하고 난 뒤 공사 중이다. 펜스앞을 돌담과 화단으로 막아 불취무귀 상을 보호한다

「​성균관 제술(製述) 시험에서 합격한 유생을 희정당(熙政堂)에 불러 보고 술과 음식을 내려주고는 연구로 기쁨을 기록하라고 명하였다. 상(정조)이 이르기를, "옛사람의 말에 술로 취하게 하고 그의 덕을 살펴본다고 하였으니 너희들은 모름지기 취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을 생각하고 각자 양껏 마셔라. 우부승지 신기는 술좌석에 익숙하니, 잔 돌리는 일을 맡길 만하다. 내각과 정원과 호조로 하여금 술을 많이 가져오게 하고, 노인은 작은 잔을, 젊은이는 큰 잔을 사용하되, 잔은 내각의 팔환은배(八環銀盃)를 사용토록 하라. 승지 민태혁과 각신 서영보가 함께 술잔 돌리는 것을 감독하라"하였다.」

'불취무귀(不醉無歸)'는 정조대왕의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남문시장 고객센터 앞에 자리한 불취무귀 상이 비록 작품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정조의 뜻은 가히 크다고 하겠다. 그런 상징적인 불취무귀 상을 모든 사람들이 보호하고 관리해야 한다. 수원의 정신이기 때문이다.

불취무귀, 정조대왕, 남문시장, 관광객, 화단조성, 돌담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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