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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 밴드 하시나요?
스마트폰속의 동창밴드는 추억을 사라지게 만든다
2014-03-27 09:45:09최종 업데이트 : 2014-03-27 09:45:0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동창밴드 하시나요? 
10년 전 쯤 '아이러브스쿨'이라는 사이트가 대 유행이었다. 졸업한 후 동창들을 다시금 이어주는 커뮤니티였고,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과거 SNS매체가 발달하기 전, 인터넷이 상용화되기 전 연락이 끊어졌던 사람들과 다시 만나는 일은 흔치 않았었다. 멀리서 소식만 가물가물 듣거나, 평생 추억 속에만 묻어둔 채 만남을 끝내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아이러브스쿨' 이상 버금가는 스마트폰 어플 '동창찾기밴드'를 통하여 실시간으로 동창들의 소식을 주고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졸업한지 20년이 넘은 중학교 동창 밴드를 통해 내 또래 친구들의 삶을 엿볼 수 있고, 연락하고 싶은 친구들에게는 즉시 문자를 남길 수도 있다. 실시간으로 '번개'모임을 통하여 쉽게 동창회가 열리기도 한다. 좋은 세상이다. 

동창 밴드 하시나요? _1
밴드라는 모임어플이 생기면서 쉽게 사람들이 모이고,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 초, 중, 고등학교 동창 밴드를 통하여 사건, 사고가 많아지고 있다. 
50대의 한 지인은 동창 밴드의 무익함을 이렇게 말한다.

"작년 동창 밴드를 통해서 초등학생 졸업생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쓸데없는 시간 낭비가 많아졌습니다. 회사, 가정생활로도 바쁜 터에 동창회에 한 두 번 나가고, 밴드 활동을 하다 보니 여기에 시간을 쏟게 되더라구요. 좋은 이미지 남기기 위해서 글을 쓰고 사진을 올리고 다른 이들의 글에 댓글을 쓰게 되네요. 거기다가 50대가 넘으니 동창회에서도 역시 부모님 상이 많이 생기고, 30년 넘게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동창에게서 상 당한 소식이 들려와요. 그러다 보니 조의금도 만만치 않게 나가게 되었어요. 최근에는 다시 동창 밴드가 뜸해지네요." 

심지어 30-40년 동안 얼굴 한 번 보지 않았던 동창들이 보증을 서 달라는 둥, 돈을 빌려달라는 둥 '친구'라는 이름으로 불편한 요구사항을 한다고 말한다. 
거기다가 남녀공학의 동창들이 만나게 되었을 경우 심각한 일도 생긴다. 과거에 첫사랑이었다고 말하기도 하면서 친구들이 만남을 부추기거나 서로 다시금 재회를 하기도 한다. 
한 두 번은 커피 마시고, 밥을 먹으면서 관계가 지속되고 좋은 이미지가 생겨 배우자가 있는 상태에서 '불륜'을 저지르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많다. 

동창 밴드 하시나요? _2
밴드로 소통하는 동창회 모임, 과연 좋기만 할까?

정말 그러한지 최근 동창 밴드를 알게 된 40대 중반의 동네 언니에게 물었다. 
"과거 초등학교 시절 추억으로 만나게 되니 뭔가 좋은 감정이 남아 있고, 밥먹고 술마시고 노래방 가다 보니 은근 슬쩍 스킨십이 일어나는 것 같더라구. 거기다가 따로 연락하여 만나는 남녀 동창들도 생기는 것 같은데, 그것 알게 되니 순수한 맘으로 초등학교 동창밴드에서 활동하는 것이 꺼려지게 되네." 

수십 년 동안 연락이 끊어진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된다는 재회의 기쁨도 잠시. 이를 악용하거나 불편한 감정으로 만드는 동창들도 있다. 
스마트한 세상,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만남이 이루어지는 편리함 속에서 정과 추억도 퇴색되어 간다. 스마트폰 속의 동창밴드는 이미 20- 30년 전의 애틋하고 순수한 추억의 모임이 아니다.
김소라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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