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에게 집이란 무엇인가
삶을 바꾸게 되는 크나큰 요소 중에 하나 '집'
2014-03-27 13:33:00최종 업데이트 : 2014-03-27 13:33:00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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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댁, 이번 추석 전후로 해서 이사를 가는 게 어떨까?" 도시가 아닌 곳에서 살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남편은 이런 도시를 좀 떠나서 일을 잠시 멈출 수 있는 여유와 생각의 공백을 가지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에 대한 고민이 없어야 할 것이며, 집 때문에 돈을 벌어야 하는 굴레는 벗어나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현재의 내 삶을 돌아본다. 내 주변의 관계망, 돈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벌려놓은 모임들, 이미 내가 마음을 두고 왕래한 도서관, 시장, 산책로 등등……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많은 정을 뿌리고 그 정을 기반으로 사람을 모아 품앗이 육아며, 독서모임이며 이것저것 벌려놓았다. 집을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것은 그 모든 것들과의 관계를 끊고 하던 것들을 내려놓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것과 같다. 과연 어디서 살아야 만족할 수 있을까? 과연 어떤 집이어야 내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을까? 과연 무엇을 하면서 살기를 바라며 집을 정할 것인가? 언제쯤까지 살 집을 택해야 우리가 아이가 탁월하게 현지에 적응하고 새로운 초등학교 생활을 해낼 수 있을까? 나는 과연 지금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 얼마나 많은 낯설음을 경험한 후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까? 등등 수많은 고민과 생각의 고리들이 요즘의 일상을 물들이고 있다. 막상 살아보면, 살다 보면 분명히 적응을 하게 될 것이고 그 나름의 삶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며, 도시에 잦은 왕래를 하면서 나름의 삶의 패턴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데는 의심이 없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에서 들어갈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오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그 곳으로 어디를 정해야 할지 몰라 답답한 것이다. 이 모든 걱정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에 대해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해본다. 바로 '내려놓음'이 어렵기 때문이다. 내가 이미 해놓은 일, 관계, 장소, 길 등등에 대한 '내려놓음'이 쉽지 않아서, '아깝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 모든 일에 대한 생각정리가 되지 않으면 새로운 곳에 대한 발굴이나 사전조사 따위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우선 이 모든 것들이 내 삶 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요소인지에 대한 생각정리가 필요한 시간이다. 서민에게 '집'이란 참……여러 가지 삶의 문제를 다시 돌이키게 한다. '돈이 많았다면 괜찮았을까?' 하는 생각에 우울함이 밀려오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런 난국을 겪어나가면서 더 많이 성장하며 새로운 인생을 더 많이 경험할 수 있을 것을 알기에 긍정의 마음을 다시 심는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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