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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에도 화성은 사색을 준다
도심으로 관광객 발길을 이끄는 수원
2014-03-27 21:37:04최종 업데이트 : 2014-03-27 21:37:04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봄날 화성은 가을 사색처럼 깊다

사방에서 봄이 왔다고 아우성이다. 너도 나도 소셜네트워크에 봄꽃을 찍어 올리고 있다. 봄날에 화성을 안내할 일이 생겨 모처럼 화성을 둘러보았다. 내게는 색다른 여가이자 익숙한 기쁨이다.

대구에서 손님이 왔다. 페이스북을 통해서 알게 된 네팔인 여성과 결혼한 한국인 사업가가 함께 왔다. 서울에 있는 네팔대사관에 들렀다가 우리 부부를 만나기 위해 수원을 찾은 것이다. 
우리 부부는 아주대학교 앞에 몇 개월 전 개업한 상그릴라로 그들 부부를 초대해 인사를 나누고 식사를 함께 했다. 초면인데도 같은 처지여서인지 낯선 느낌은 전혀 없었다. 

봄날에도 화성은 사색을 준다 _1
아내는 오늘 봄동을 이용해 배추겉절이 무치는 법을 배웠단다. 페이스북에 오른 꽃들이 봄날의 아우성처럼 여겨진다.

식사가 끝나고 부부를 안내하기로 했다. 수원의 명소인 화성구경을 하고 갈 것을 권해서다. 승용차를 이용해 월드컵경기장을 지나쳐 창룡문으로 진입했다. 길을 지날 때마다 아는 상식만큼 안내를 이어갔다. 행궁 앞마당을 지나고 종로를 지나 화서문 인근에 차를 세웠다. 시민기자가 즐기는 코스다. 

서북공심돈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서북공심돈을 둘러본 후 서장대 방향으로 계속 걸어 올라갔다. 성곽을 걸어 오르며 수원화성이 지니는 장점들을 나름의 판단을 갖고 설명해 나갔다. 시민기자의 생각으로 화성의 4대문인 창룡문, 팔달문, 장안문, 화서문 안에 풍경은 전원의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도심으로 발길을 모으는 수원 화성

봄날에도 화성은 사색을 준다 _2
집 근처에서 찍은 꽃이다. 서북공심돈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화성 성곽 순례를 시작했다.

현재 한국에 대부분의 도시는 주말을 이용해 도시를 탈출하게 하는 구조다. 그러나 내가 느끼는 수원의 최대장점은 주말에도 휴식이 되는 도시라는 점이다. 도심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게 하는 이유가 바로 화성 때문이니 수원에 사는 사람으로서 화성을 더 깊이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고 자랑으로 여길만한 이유다. 그렇기에 시민기자는 가능한 인연들을 수시로 길라잡이가 되어 안내하는 재미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푸름 이전이라서 시야가 훨씬 더 넓다. 그리고 뭐가 그리 급한지 나뭇잎도 돋기 전인데 꽃망울이 맺혀 도란거리거나 소곤거리는 자세로 서로 먼저 꽃을 피어내리라 다짐하는 듯 보였다. 우리 부부와 일행도 대화를 나누기 좋은 시간을 보내는 즐거움을 함께 했다. 화려한 봄날 이전에 겨울의 깊은 사색이 남은 자리를 걷는 것이다. 봄날이 지나고 열정의 여름날에는 이런 호젓한 분위기를 함께 하면 좋으리라. 

봄날에도 화성은 사색을 준다 _3
성곽을 오르고 서장대에 아름다운 소나무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찍었다. 정조대왕 품에 안긴 부부가 가는 길에 의미있는 여행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나는 그들 부부에게 화성 성곽 밖에 무수한 아파트들을 보라고 한 후 화성 성곽 안의 안락한 모습을 보라고 했다. 물론 화홍문 아래로 흐르는 수원천에 대해서도 팔달시장, 지동시장, 영동시장, 못골시장 등 활기가 넘치는 재래시장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서장대에 올라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수원 시내를 바라보고 곧 계단을 내려와 정조대왕상을 찾았다. 대왕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순서로 나의 안내는 항상 마감되고는 한다. 

여행자들이 내가 그런 의미를 두고 길라잡이를 하는 것을 알아줄지 모르겠다. 다문화가정이라고 불리는 '제3의 국민' 같은 처지에 사람들이 좀 더 깊은 이해를 갖고 삶을 영위해가기를 기대해본다. 
그렇게 대구에서 온 손님들은 바쁜 걸음으로 어둠이 내리는 수원을 떠났다. 다음에 찾아오는 날이면 시장 구경을 함께 하면서 술잔을 기울여보고 싶다. 

대구에서 온 손님, 네팔, 다문화가정, 화성 여행, 김형효, 서장대, 서북공심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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