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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서약했던 첫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아라
조카의 결혼식을 다녀오다
2014-03-24 23:13:17최종 업데이트 : 2014-03-24 23:13:17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좋은 날, 축복이라도 하듯 너무나 화창한 날에 조카아이의 결혼식이 대구에서 있었다.
일요일 일찌감치 내려가는 길목에는 환하게 꽃망울을 터뜨리고 뽐내고 있는 봄의 대명사인 개나리꽃이 노란 물결로 온통 이곳저곳을 물들이고 있었다.

이 봄 신랑, 신부로 한 쌍의 부부의 연을 맺는 조카아이의 결혼식이 참 남다르다.
바쁜 부모 때문에 할머니 손에서 자라나야했던 그리고 작은 엄마인 나를 참 잘 따르던 우리집안의 장손이기도 하다. 여린 성격 탓에 혹시나 사회생활에서 상처 받지는 않을까 염려하고 걱정했었다. 그것이 다 기우였다. 
학교 졸업하고 직장도 건실하게 잘 다녀주고 이제는 고운 얼굴만큼 예쁜 마음씨를 가진 아가씨를 만나 가정을 이루려는 조카아이가 정말 대견스럽고 내 일처럼 기쁘고 좋다.

"작은 엄마! 꼭 한복 입은 예쁜 모습 보여 주세요" 라는 부탁 아닌 부탁을 들은 터라 한복에 머리까지 올리고 부산을 떨면서 결혼식장으로 향했다. 

결혼식장에 도착하고 보니 새 봄에 결혼식을 치루는 신랑신부들의 모습이 여기저기 꽃단장에 눈이 부시다. '나도 저런 때가 있었는가?' 잠시 기억을 회상 하려는 사이 아이가 손을 잡아끈다. 빨리 오늘의 주인공이 보고 싶다고 말이다.

혼인서약했던 첫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아라_1
신랑,신부가 함께 입장하는 모습

혼인서약했던 첫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아라_2
축가를 불러주는 신랑 친구의 모습

역시 조카아이는 멋졌다. 훌쩍 큰 키에 좀 마르다 싶었지만 화면 속에서 보이던 멋진 모델 만큼 오늘은 유난히 멋진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피어난다. 한걸음에 달려가 형님 아주버님께 축하 인사를 드리고, 신랑의 손을 꽉 붙잡았다.

작은엄마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마주잡은 손길이 따뜻해진다. 웃음 담뿍 담은 얼굴로 서로 축하인사를 건네어 본다. 최고라는 표시로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니 수줍던 모양새가 예전 어릴 적의 모습이 다시금 떠올라진다.
비오는 날 징검다리를 건너서 학교에 가야하는데 초등 저학년 시절 징검다리가 무서워 울고 있던 아이였는데 그 아이가 이제는 이렇게 장성해서 장가를 간다니 말이다.

신부 대기실에 들어서니 날개옷을 입고 내려온 천사의 모습처럼 너무나 어여쁜 신부가 부케를 들고 수줍고 환한 미소를 보이며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한다. 속으로는 얼마나 떨릴까 싶어 가까이 다가가서 손을 한 번 잡아 주었다.

예전과는 다르게 요즘은 신랑 신부가 함께 입장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하는데 조카아이도 신부 손을 잡고 둘이서 함께 식장에 입장을 했다.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을 담아 열심히 박수를 치며 행복한 앞날을 축복했다.
주례사 선생님의 주례사도 예전과는 다르게 간략하고 요점만 간단히 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부부의 도리에 대해서 신의, 공경, 근면을 강조했다. 가장 가까운 사이이고 허물없는 사이 일수록 예의가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근면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했다. 부모님을 나오시게 해서 신랑이 양 부모를 안아 드리게 하는 순서에서는 형님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것을 보는 순간 마음이 찡해졌다. 

하객들에게 인사를 시키는 순간 신랑인 조카아이는 큰 절로 감사의 인사를 하는 모습에 박수갈채를 받았다.
신랑의 친구가 반주에 맞추어 신랑 신부의 앞날을 축복하며 달콤한 축가를 불러 주었다. 어쩌면 이리도 노래를 잘하는지 잠시 동안 노래에 홀딱 빠져 버렸다. 친구 중에 노래 잘하는 친구 한 명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보았다.

친구들이 어찌나 많이 와주었던지 사진을 찍는 식장 안이 꽉 차 보인다. 참 보기 좋다. 사람과의 관계를 잘 맺는다는 것은 성격과 사회성이 좋다는 것과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혼인서약했던 첫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아라_3
축하해줄 친구들이 많음도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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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 신부에게 밤,대추를 던지며 행복해하는 형님 내외분

결혼식이 끝나고 폐백을 드리는 순서가 되었다. 신랑 부모님부터 차례대로 새 신부 신랑으로부터 폐백을 받기 시작했다. 덕담도 줄줄이 이어졌다.
신부가 따라주는 술을 받아서 폐백 음식을 나누어 먹던 시누이가 한 마디 한다.
"이렇게 우리처럼만 살아라." 그 말에 웃음보가 터진다.
"어떤 일이 생길 때 입장을 바꾸어 한번쯤 생각해보라는 말도 나오고, 온전한 내 편이 생겼으니 평생 어디서나 서로를 위하는 확실한 편이 되어주라는 말도 있었고, 표현을 많이 하고 살라는 덕담도 나왔다.

이제 첫 시작이다. 시작이 좋아야 끝도 좋다. 라는 말이 있듯이 많은 하객들 앞에서 혼인 서약을 하면서 서로에게 가졌던 그 마음이 늘 기억되기를 바란다.
본인들의 힘으로 시작하고 싶다는 말을 한 기특함도 있다. 물론 집안 형편을 고려한 점도 있겠지만 본인들이 부모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시작하려는 그 마음가짐에 박수를 보낸다.

부디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은 만큼 믿고 서로 존중하며 열심히 자기의 역할을 잘 감당하는 부부가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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