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사람의 가치를 높이는 행궁동 ‘대안공간 눈’
시민 속으로 다가서는 작가 이윤숙 대표를 만나다
2014-03-06 15:23:02최종 업데이트 : 2014-03-06 15:23:0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연수

벽화가 그려진 좁은 골목을 들어서자 낮은 담장의 주택이 눈에 들어온다. 일반 주택과는 달리 대문이 활짝 열려 있고, 좁은 마당에는 바람에 몸을 맡긴 물고기들이 서로에게 흥을 돋우며 춤을 춘다. 빛을 받아 들여야 할 창문은 온통 그림으로 도배 되어있다. 고개를 돌려 옆을 보니 '대안공간 눈'이라는 작은 간판이 눈에 뛴다. 

기자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마당 한 쪽 공간에 젊은 여인이 벽에 칠을 하고 있다. 전시 작품에 맞게 칠을 하고 있는 중이다. 또 다른 공간에는 인두화가 전시되고 있다. 아래채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구수한 차 냄새가 집안 가득이다. 벽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걸려 있다. 작업장에서 일을 하고 있던 사람은 "어서 오세요. 천천히 둘러보세요." 하며 열심히 손을 움직인다.

전시된 작품을 둘러보았다. 이해가 되는 작품들도 있다. 그렇지만 이해되지 않는 작품들이 눈에 뛴다. 창작예술이다. 
e수원뉴스 기자라고 밝히자 "자리에 앉으세요," 하면서 하던 일을 멈추고 일어선다. 자신을 대안공간 눈 대표 이윤숙이라고 소개하고 "이렇게 오셨는데 차 한 잔 하셔야죠." 하면서 향이 그윽한 차를 내 왔다. 
차를 마시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해를 구하고 '대안공간 눈'과 '벽화거리'에 대한 과정을 취재하기 시작했다. 

사람의 가치를 높이는 행궁동 '대안공간 눈' _1
마을 발전을 이야기 하는 이윤숙 대표

-'대안공간 눈'에 대해 설명해 달라

=수원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화성복원과 문화보호정책으로 화성 안은 개발제한을 받게 되었다. 그로 인하여 60~70년대 모습 그대로 낙후된 상태에서 생활하고 있다. 개발이 제한적이다 보니 주민들은 보상을 받아 떠날 생각만 하고 동네는 답답하기만 했다. 

나는 조각을 하는 예술가다. 수원에는 작업공간이 없어 서울로 작업을 다녔고, 전시공간도 마땅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이집을 작업과 전시공간으로 사용하면 어떻겠냐고 남편과 상의를 했다. 작업의 어려움을 익히 알고 있는 남편은 흔쾌히 동의를 했다. 내 집이 작업이 되고 전시관이 되다보니 시간과 경제적인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때부터 '대안공간 눈'이라는 이름이 태어났다. 

사람의 가치를 높이는 행궁동 '대안공간 눈' _2
물고기들의 낙원
,
사람의 가치를 높이는 행궁동 '대안공간 눈' _3
인두화 전시회

-'대안공간 눈'이 작가들에게는 어떠한 곳인가

=2000년 중반이후 수원시 인구는 100만이 넘었는데도 지역에 개인 화랑이 전무한 상태였다. 아름다운 화성을 찾는 관광객은 늘어 갔지만 화성 성안 마을에는 빈집, 빈 점포만 늘어가고 있었다. 2003년부터 작업장을 화성 성안으로 옮길 구상을 하다 2005년도에 우리 집을 비워 전시관으로 만들었다. 그 당시는 문화공간도 없었고, 누구도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 때 이 집을 비영리 전시 공간인 '대안공간 눈'을 만든 것이다. 

간판을 '대안공간 눈'이라고 짓게 된 것도 당시에는 마을이 발전할 수 있는 대안이 없었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를 생각하다 대안을 제시하는 장소로 이용하기로 하고 '대안공간 눈'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홍보하기가 무척 힘들었다. 

처음에는 내가 알고 지내던 작가들에게 전시장 오픈을 알렸다. 전시장을 대관료 없이 운영하다보니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에게 입소문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는 방명록에 서명을 받아 문자와 e-mail로 전시관 예약과 전시작품을 소개한다. 

실험예술을 하는 작가들은 경제적 수입을 낼 수 없기 때문에 대관료를 지불해 가면서 작품을 전시하기가 어렵다. 무료로 자신의 작품을 평가받을 수 있는 공간이 생기다 보니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이 많은 전시를 하였다. 2014년 사용될 전시 공간 예약이 지난해 10월에 마감되었다. 

-벽화골목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나?
=우중충한 집을 손질을 하여 그림을 전시하고 조각 작품이 탄생되는 과정을 공개했다. 낙후되어가는 마을을 안타깝게 지켜보고만 있어야 했던 주민들은 조그만 변화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마을의 변화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벽화골목은 2010년 "이웃과 공감하는 예술프로젝트 행궁동 사람들"의 의해 시작되었다. 벽화는 2011년 국제레지던시프로그램 "골목길GMD-행궁길을 걷다"에 참여한 작가들이 주민과 자원봉사자와 함께 그동안 문화재보호정책으로 낙후된 골목에 생기를 불어넣을 벽화를 그렸다. 

수원화성 성안에 보존된 근, 현대 삶의 모습과 사람의 가치를 끌어내기 위한 그림이 주를 이루었다. 또한 2011년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에 북수동 화홍문 사람들이 "무지개 꽃길 따라 벽화 골목으로"를 진행하여 벽화와 꽃길을 추가로 조성하였고, 수원시에서도 '황토길과 돌길'을 조성했다.

사람의 가치를 높이는 행궁동 '대안공간 눈' _4
작업실 전경

-대안공간 눈과 행궁동 벽화마을의 발전 방향은?
='대안공간 눈'과 '마을기업 행궁솜씨'는 "행궁동 예술마을만들기"로 2011년 대한민국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많은 문화공간들이 생겼으면 한다. 
어렵게 활동하고 있는 실험예술작가들이 안정적으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 

예술 활동이 상업적으로 흐르지 않고 주민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행궁동 사람들이 떠나지 않고 예쁘게 마을을 가꾸면서 재미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대안공간 눈은 어떠한 역할을 이어갈 것인가?
=대안공간 눈은 비영리 법인으로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 그렇지만 운영을 중단할 수 없다. 대표로써 해야 할 일은 대안공간 눈이 비영리공간으로 이어질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최대 과제이다. 
영리를 목적으로 대관이 운영되면 실험예술가들의 공간이 사라진다. 

올해 전시할 공간 예약이 지난해 10월에 마감된 것을 보더라도 전시공간이 더 필요하다. 앞으로 전시공간이 늘어나도록 노력할 것이다. 
마을이 발전하려면 수원시와 시민단체, 주민이 함께 소통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대안공간 눈은 주민과 함께 마을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대담을 마쳤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