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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좋은 수원 ‘팔색길’
‘一색 모수길’에서 만난 ‘도산 十二 곡’
2014-03-02 02:54:49최종 업데이트 : 2014-03-02 02:54:4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연수

수원 팔색길중 '一색 모수길' 걷기 두 번째 이야기로 들어간다. 지난 시간에는 수원천 상류를 걸었다. 수원천은 다양한 이야기들이 저마다 사연을 담고 있었다. 모수길 두 번째 탐방에는 어떠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또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있는지 설레는 가슴을 안고 길을 이어간다. 

3월1일 토요일 오후1시, 광교공원에서 '방죽(흐르는 물을 담아 저수지를 만들기 위해 쌓은 둑)'을 따라 올라간다. 방죽을 오르는 길에는 '데크(인조 나무)' 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계단 중간에 구름다리가 놓여있다. 구름다리를 지게를 진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 지게에 얹어 있는 것은 시멘트와 모래가 혼합된 포대였다. 광교 수변로 안전시설 파손 부분을 복구하기 위해 시멘트를 져(짊어져) 나르고 있다. 

걷기 좋은 수원 '팔색길'_2
저수지 둑 데크 계단

모수길 표지는 구름다리를 바라보면 손짓을 하고 있다. 구름다리는 광교저수지 '수문(만수위가 되면 방류하는 곳)'을 건너 수변 산책로로 연결되어있다. 수변 산책로에 들어서자 시원하게 펼쳐진 광교저수지와 저수량을 살피는 관망대가 길을 걷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걷기 좋은 수원 '팔색길'_3
모수길에서 바라본 광교저수지

혼합 시멘트를 져 나르던 사람들이 이마에 흐르는 땀을 식히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등산하는 사람들은 두꺼운 옷을 입고 걷고 있는데 간단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은 땀을 흐리고 있으니 노동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수고 하십니다. 지게와 시멘트, 공사 현장을 촬영을 해도 괜찮겠습니까?" 하고 인사를 했더니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필자는 신분을 밝히고 수고한다는 말들 다시 꺼냈다. 
그러자 "우리가 하루 빨리 공사를 마무리해야 등산객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지요" 한다. 공사를 하고 있던 사람들과 이야기를 끝내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걷기 좋은 수원 '팔색길'_4
모수길 수변 쉼터

수변산책로는 숲길이다. 추위에 잠시 움츠렸다 다시 기지개를 펼 준비로 물오름을 열심하고 있는 작은 가지(나뭇가지)들의 흔들림이 느껴진다. 가지들 사이로 펼쳐진 호수는 잔잔한 물결에 몸을 맡기고 있다. 산책로는 다양한 색깔의 낙엽이 깔려 화려한 궁전의 융단 위를 걷고 있는 것 같은 나를 발견한 착각에 빠진다. 

걷기 좋은 수원 '팔색길'_1
모수길 퇴계 이황 (도산 십이 곡)

반딧불이 화장실 1.9km, 광교쉼터 직진 0.5km, 한마음 광장 왼쪽 85m, 이정표가 있다. 모수길은 왼쪽 한마음 광장으로 안내 되고 있다. 화살표를 따라 50m 언덕을 오르자 한천 약수터 방향 오른쪽 표지가 나온다. 능선을 따라 걷고 있을 때 저만치에 비석이 보인다. '도산 十二 곡'이다. '퇴계 이황'이 지은 연시조이다. 시비 앞을 지나가는 등산객들은 시비를 발견하고 잠시 걸음을 멈춘다. 
("청산은 엇제하여 만고에 푸르르며, 유수는 엇제하여 주에 긋지 아닛는고, 우리도 그치지 마라 만고상처호리라.")
퇴계 이황의 시비가 왜 이곳에 세워져 있으며, 누가 만들어 놓았는지는 설명이 없다. 필자도 시조비(時調 碑)앞에서 한참을 떠나지 못하고 솔잎 사이로 보이는 구름에 마음을 담는다. 송진 냄새가 바람에 실려 몸속으로 흘러든다.

직진 하면 절벽으로 끝이니 왼쪽 한천 약수터로 가시오 한다. 모수길 표지판을 따라 한참 내려가니 삼거리 갈림길이 나왔다. 모수길 이정표는 직진으로 손질한다. 다시 삼거리길이 나왔는데 안내가 없다. 바른길을 갔더니 절벽 나왔다. 절벽아래는 자동차도로다. 도로 건너편에는 아파트 단지가 있다. 모수길이 어디로 연결되는지 한참을 생각하다 모수길 전체 약도를 참고하여 한천약수터를 찾아가기로 했다. 오던 길로 발길을 돌렸다. 

직진으로 안내하던 모수길 표지가 있던 삼거리에 다시 도착하자 한천 약수터는 왼쪽으로 내려가시오 한다. 안내를 따라 내려가자 한천 약수터가 나오고 두 개의 모수길 이정표가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허탈한 마음을 떨쳐버릴 수 없다.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심정이 어떤 것인가를 느끼는 순간 갈증이 난다. 한천 약수터에서 시원한 약수 한 바가지로 목을 축인다. 한천 약수터는 '1960년대에 현재의 영동 고속도로 하단부인 현 지점에서 주안마을 주민들이 계곡에서 나오는 샘물을 식수로 사용하던 곳임, 특징으로는 아무리 춥거나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고 수량(水量)이 일정하면 물맛이 좋아 한천약수(旱泉藥水)라 칭하고 사용하여 오다가 1990년대 중반 큰 장마로 인해 주변이 흙으로 매몰되어 사용치 못하다가 2010년 마을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전통을 이어기고자 다시 [오감만족둘레길 쉼터]로 복원함으로써 지역 주민들과 광교산을 사랑하는 등산객들에게 쉼토로 제공됨'이라고 적혀있다. 

한천약수터 아래는 텃밭이 조성되어있다. 주말을 이용해 도시농부들은 가족과 함께 봄에 씨를 뿌릴 준비를 하기 위해 땅을 일구고 있다. 
텃밭 길을 지나자 영동 고속도로가 나온다. 고속도로 아래 터널을 통과해 오르막을 오기 시작한다. 갈림길 마다 이정표가 반겨주고 있다. 거북바위 정상과 구기자 약수터 정상은 오르막으로 약간의 에너지를 요구한다. 
쌀쌀한 날씨인데도 이마에는 땀방울이 작은 알갱이가 되어 맺힌다. 청련암 5.3km 지점 갈림길에서 좌쪽으로 내려가니 영동고속도로가 나온다. 고속도로는 광교산 자락을 허물어 만들어져 있다. 자동차들은 제 세상을 만난 듯 산을 가로질러 잘도 달린다. 고속도로 위에는 등산객들의 길인 구름다리가 있다. 

구름다리를 건너자 오른쪽 지방행정연수원으로 안내한다. 이정표를 따라가자 지방행정연수원 철조망이 있다. 철조망에는 등산객이 다니는 통로가 있다. 철조망을 통과한다는 것은 왜지 금지구역을 들어간다는 기분이다. 철조망은 경기도 인재개발원의 경계표시이다. 

경기도 인재개발원 정문을 나서자 시계바늘은 오후 5시를 넘어 저녁6시를 바라보며 달리고 있다. 광교공원에서 출발한지 4시간 이상이 걸렸다. 처음 걷는 길을 이정표에 의지하여 걷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길을 잃어 헤매기도 했지만 퇴계 이황의 연시조 비가 모수길에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 오늘의 모수길 탐방 성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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