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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파티, 아내에게 오곡밥을!
2014-02-18 00:29:44최종 업데이트 : 2014-02-18 00:29:44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세상이 아프다. 주변이나 세상이나 온통 시끄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품게 하고 희망차게 살라는 우주의 질서는 준엄한 명령인가 싶다. 2월 중순을 맞으며 완연하게 따뜻한 느낌이 든다. 졸업을 맞은 어린 학생들은 생기발랄이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세상의 시름은 더없이 희망차게 변하고 있다. 봄날이 인간에게 그런 축복으로 다가오고 있다.

시민기자는 지난 대보름날 아내에게 대보름에 대해 강사자격도 없이 강의를 했다. 물론 현장실습을 위주로 한 것이다. 가르치려면 배워야한다. 그래서 그동안 살아오면서 제대로 배워본 적 없는 대보름날에 대해 검색도 하고 오곡밥을 짓는 법도 배웠다. 사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받아들여 온 명절이나 각종 절기들은 그저 대대로 이어져온 것이다. 그러다보니 아는 것도 같고 모르는 것도 같이 보내온 것이다.

특별한 파티, 아내에게 오곡밥을!_1
지동시장을 걸었다. 대보름날에 시장은 생기로 넘쳤다.

외국인 아내를 통해 나는 진정한 한민족이 되어가는 것 같다. 아내를 가르치기 위해 명절에 대해 배우고 절기에 대해 공부하고 일상생활에 대해서 새로 배우기도 한다. 아내에게 실수 없이 한국에서 살도록 하기 위해서 시민기자인 내가 배우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너무나 모자라다. 사실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 애쓰다보니 너무나 모르는 게 많았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날들이다. 

지난겨울 동짓날에 동지죽을 먹으며 동지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그 덕분에 네팔에도 연중 가장 밤이 긴 날에는 음식을 해먹는 풍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같은 문화적 연관성을 갖는 이야기가 있으면 서로 대화가 풍성해지는 장점이 생기기도 한다. 하나를 알려주려고 정성을 더하는 순간 또 다른 것을 덤으로 배우는 즐거움이 늘어나는 것이다. 

아내와 나는 지난 대보름날에는 팔달문 주변의 시장을 걷다가 단골 산책길인 지동시장을 향했다. 과거 접하던 시장과 최근의 시장은 많이 다르다. 지동시장에도 현대인들의 생활 편의에 맞는 맞춤형 오곡을 팔기도 했다. 시민기자는 그런 모든 모습들을 아내에게 설명했다. 찹쌀과 콩 종류, 수수, 조 등을 사서 들고 나물들을 골라 샀다. 도라지나물, 취나물, 고사리 등을 사들고 곧 집으로 왔다.

특별한 파티, 아내에게 오곡밥을!_2
아내와 함께 장을 보며 대보름을 가르쳤다. 그리고 인생을 배웠다. 아내와 오곡밥을 먹으며 와인을 한 잔 함께했다.

마음 같아서는 쥐불놀이라도 하는 곳을 찾고 싶기도 했고 지신밟기 하는 곳이라도 있으면 보여주고 싶었다. 아쉽지만 인터넷을 찾아 보여주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그리고 집에 오자마자 아내에게 전문가라도 되는 냥 오늘의 특별한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먼저 전기밥통에 밥을 앉히고 곧 고사리나물, 취나물, 도라지나물을 참기름으로 볶아서 만들어냈다.

그 순간 재미있는 일이 생겼다. 먼저 취나물을 만들어 상에 얹어놓고 고사리나물을 볶아내고 있었다. 아내는 슬그머니 방에서 나와 맛을 보더니 혼자 야금야금 취나물을 먹고 있다. 다음은 고사리나물, 다음은 도라지나물이다. 난생 처음 만드는 나물요리들인데 아내가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신기하기도 하고 즐겁기도 했다. 

그리고 둘만의 파티를 시작했다. 와인을 따르고 건배를 했다. 그렇게 즐거운 우리부부의 대보름 밤이 깊어갔다. 새로운 명절을 체험하는 아내도 기뻐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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