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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여론 조사 결과에 머리 맞대야
교육을 살리는 대책을 세워야
2014-02-10 14:50:18최종 업데이트 : 2014-02-10 14:50:18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만 19세 이상∼75세 미만의 성인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여론조사 2013' 결과가 2월 9일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초·중·고등학교를 전반적으로 평가한다면 어떤 성적을 주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5점 만점(5점은 '매우 잘함', 4점 '어느 정도 잘함', 3점 '보통', 2점 '별로 못함', 1점은 '전혀 못함'을 뜻한다.)에 평균 2.49점을 줬다. 
학교 교육에 대한 평가는 첫 조사인 2006년 2.94점을 기록한 뒤 2008년 3.05점, 2010년 3.09점으로 올랐다가 2011년 2.82점, 2012년 2.90점으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이를 통해 볼 때, 국민이 생각하는 학교 교육에 대한 평가는 최근 들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학교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에서 찾을 수 있다. 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민은 '수업내용과 방법의 질 개선'(46.1%), '학생을 위한 친절한 상담 활동'(23.8%) 등으로 꼽았다. 수업 내용과 방법의 질 개선은 학교 교육의 핵심이다. 이러한 기대는 직접 관찰로만 가능하다.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직접 관찰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런 관점이 제시된 것은 여전히 학교 교육에서 교사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이야기다. 

학교 교육의 핵심은 수업이다. 특히 최근에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현상을 학교에서 담아야 한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교실에서 아이와 교사가 박제된 교과서에 머물러 있지는 않았나 반성해야 한다. 
이제 교육은 아이와 교사, 교재를 넘어 사회 환경으로 발을 넓혀야 한다. 그리고 학생을 위한 친절한 상담도 마찬가지다. 교사가 아이들과 소통할 때 교육의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여기서 말하는 소통은 단순한 대화가 아니다. 아이들의 생각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아이들의 생각은 곧 교육의 주체성을 회복하는 길이다. 

인성 교육에 대한 우려도 크게 늘었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교육문제로 '학생의 인성·도덕성 약화'(48.0%)를 가장 많이 지적했다. 초·중·고 학생들의 인성·도덕성의 수준에 대해 응답자의 72.4%가 '매우 낮다'(24.8%) 또는 '낮다'(47.6%)고 평가했다. 학생들의 인성·도덕성에 대한 이 같은 부정적인 평가는 전년 조사 때의 55.1%에서 17.3%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 현재보다 중시해야 할 교육내용으로 '인성교육'을 1순위로 꼽은 비율이 초등학교(65.1%), 중학교(58.4%), 고등학교(41.6%) 모두에서 가장 많았다. 인성교육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0년대부터 학교폭력이 사회적 관심사로 등장해, 학교폭력에 대한 세부적인 대책들이 세워졌다. 

그 중에 2012년 2월에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마련하게 되었는데, 이때 교육부(당시에는 교육과학기술부)는 인성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안을 발표했다. 이 안은 누리과정부터 고등학교까지 구체적인 인성교육 계획이 담겨 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실천을 하고 있다. 

교육 여론 조사 결과에 머리 맞대야_1
교육 여론 조사 결과에 머리 맞대야_1

그런데도 여전히 인성교육의 결핍을 이야기하는 원인은 뿌리 깊은 학력 중심 때문이다. 현재 고등학교는 대학 진학을 위해 학력을 중시하고 서열 위주의 평가를 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는 인성교육이 미흡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 되면서 대졸 취업의 문이 좁아지면서 학력을 중시하는 심리적 요인이 더욱 증가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학교는 인성교육을 게을리 하고 학력에 매달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밖에 스마트폰, 컴퓨터 게임 등 정보 통신의 발달이 가져오는 폐해로 아이들의 인성이 멍들고 있는 측면도 있다. 기타 대중매체의 폭력성 등으로 청소년의 인성교육이 적극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보니 학교에서 인성교육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 

사실 우리 교육의 위력은 대한민국의 역사에서도 입증됐다. 한국전쟁 이후 최빈국에서 반세기 만에 선진국 반열로 올라서게 한 것이 교육이다. 최근에는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 교육을 예찬했다. 201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 등에서도 상위권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는 교육 강국이다. 

그런데도 이번 조사처럼 여전히 우리 교육이 낮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학교 밖에도 이유가 있다. 최근 교육정책에도 그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닐까. 교원능력개발평가와 개인·학교성과급제 등처럼 교육 현장과의 교감이 없는 평가 제도가 학교의 모습을 흔들고 있다. 교사는 전문가이다. 그 전문성은 안정적인 직무 환경과 자기효능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하지만 교육 환경은 거칠게 변화면서 교사들의 자존심은 땅에 떨어졌다. 게다가 교육이 정치권에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교육 정책이 수시로 변하고 있다. 교육의 주체인 교사는 수동적인 객체로 만들고, 대상화하고 있다. 교사가 교육의 주체에서 멀어졌는데, 자발적인 혁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러한 모습들이 학교의 모습을 부정적으로 보게 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영향을 준 것에는 부정을 못한다. 

여론 조사는 조사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현상을 직시하고 대책을 세우는 일에 있다. 이번 학교 평가를 통해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부정적인 요인을 없애는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 과거보다 우리 교육이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진 느낌이다. 이 기회에 이런 것까지 회복하는 대책이 수립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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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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